권영길 후보가 달성공원 앞 새벽장 유세 일정이 있었다. 현장에 조금 일찍 도착해 보니 경찰 병력으로 좍 깔려 있다. 민주노동당 후보가 두들겨 팰 일도 없건만 오히려 위화감만 조성되고 불편하기 그지없다. 안면 있는 중부서 경찰관에게 ‘위화감 조성되지 않도록 원거리에 병력 배치해 달라’는 부탁을 했다. 도무지 우리네 정서에 맞지 않아 어색하기 그지없다. 아무리 대통령선거 후보에 대한 경호 규정이 있다 하지만 당사자들에게 불편을 끼친다면 안 한만 못 하건만 익숙해 있는 보수 정당에 맞추다 보니 그저 평범하게 말하는 민주노동당이 오히려 이상하게 보이는 모양이다.
▲시민들에게는 아직도 어색한 경찰 버스가 후보 가까이 있으니 위화감이 느껴진다.
중구와 서부 경계 지역이다 보니 양쪽 경찰서에서 나와 있는데다 경찰청에서 파견한 후보 경호원까지 합치니 우리 당원들 보다 더 많다. 달성공원 앞 새벽장을 돌고 기자 간담회가 있는 시당으로 갔더니 이건 더 난리다. 닭장차에다 구급차와 소방차까지 와 있다. 인도까지 경호 인력을 배치해 아마 민주노동당 창당 이후 이렇게 많은 경찰이 배치된 것은 처음 있는 일인 것 같다. 근접 경호를 전담하는 실무자들이 있음에도 이래 난리를 쳐야 하는지 모를 일이다. 표 얻으러 왔다가 오히려 깎이지 않을지 걱정이 든다. 수행경호원들의 말에 의하면 ‘경호시 구급차와 소방차를 배치하고, 사고시 가장 가까운 곳으로 갈 수 있는 병원을 알아야 한다’고 경호 규정에 되어 있다고 하니 규정대로 하는 그들을 나무랄 일이 아니지만 영 어색하기만 하다. 몇 달째 고생하는 경호원들이 안스러워 일부러 몇 장면 찍어 기념이라도 하라고 이메일로 보냈다.
영국 수상관저가 있는 다우닝가 10번지에 밤손님이 들어와 도둑 맞은 일이 오래 전에 있었다. 그래도 그들은 태연하기만 하다. 서독의 경우 통일 전 콜 총리가 정책을 무리하게 추진하다 시민으로부터 계란을 얻어 맞는 일도 있었다. 노태우 정권 시절 정원식이가 꼴 난 밀가루 뒤집어썼다고 ‘패륜아’ 취급을 하며 매도한 사건과는 너무 대조적이다. 지금도 별 차이가 없는 것 같다. 칠성시장 방문이 있어 가보니 아예 사복 경찰로 도배를 해 놓았다. 요즘은 세련되게 여경까지 배치해 놓았다. 차량 통제만 해 주면 될 데 너무 요란을 떠는 것 같아 시장에 온 시민들이나 상인들에게 폐를 끼치는 것 같아 오히려 민망할 지경이다. 대선후보에게도 자연스레 인사하는 평등문화가 뿌리 내린 민주노동당에게는 정말 어색한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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