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이야기

내 몸무게, 20년만에 제 자리로....

녹색세상 2007. 11. 30. 13:53
 

20년 넘게 75킬로그램을 넘었던 내 몸무게


  먼저 ‘건강하게 살려면 거지처럼 먹어라’는 말을 꺼내면서 이 글을 시작한다. 요즘 못 먹어서 탈이 아니라 ‘너무 잘 먹어서 병이 난다’며 비만의 위험을 경고하는 말을 들어보지 않은 사람은 없다. 우리가 끼니 걱정 별로 안하고 산 것은 얼마 되지 않는다. 인류 역사는 그야말로 ‘기아와의 전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탓에 인체는 굶주림에 잘 적응하도록 진화해 왔다. 배가 나오고 살이 쪄야 보기 좋다는 말은 하던 시절은 불과 얼마 전이다. 그런데 과체중과 비만이 성인병의 원인임이 밝혀지고, 소아성인병 환자가 급증해 소아과의학교과서를 새로 써야 할 정도로 바뀌었다. 20년 넘게 70킬로그램 대를 유지해 온 내 몸무게가 드디어 7에서 ‘6’로 바뀌었다. 배가 들어가고 주먹이 들어갈 정도로 바지가 헐렁해 졌으니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다.

 

 ▲등산을 수시로 하고 차 없이 자전거로 생활했음에도 얼굴에 살이 붙어있음을 알 수 있다.


  작년 겨울 왼쪽 무릎 수술을 했다. 사십대 이상이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퇴행성관절염’이었다. 무리한 사용으로 무릎이 아파 주치의사를 찾아갔더니 ‘바깥으로 조금 기우는 구조적인 문제가 있는데 보존치료를 하라’는 주의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그냥 사용하다 수술이라는 마지막 방법을 맞이하고 말았다. 그 때 바로 잡는 치료를 했더라면 수술대에 오르지 ‘않았을 텐데’라는 때 늦은 후회를 했지만 이미 늦었다. 3년 전 우측 무릎이 아플 때도 ‘무릎이 바깥으로 기우는데 바로잡는 치료를 하라’고 권했지만 그냥 흘려버렸다.


  오른쪽 무릎 탈이 나 수술 후 재활 치료에 들어가면서 전신엑스레이를 찍어보니 척추가 휘어있고, 골반이 뒤틀려 있음을 알았다. 그런 상태에서 무리하게 몸을 사용했으니 탈이 안 나는 게 이상하지. 재활 치료를 받으면서 ‘아무리 재활 치료를 잘 해도 몸무게가 많이 나가면 무릎에 과부하가 걸려 소용없다’며 ‘몸무게 줄이라’는 주의를 주치의사로부터 여러 차례 들었다. 오래도록 75킬로그램 이상을 유지해온 몸무게를 줄일 자신이 없어 그냥 흘려듣고 말았다.


  그런데 우연히 이비인후과 주치의사인 후배를 찾아갔다 비만치료 전문가인 유태우 박사의 ‘내 몸 개혁 6개월 프로젝트’란 책이 눈에 들어와 유심히 읽었다. 비만이 ‘후천성면역결핍증 보다 더 무섭다’는 말을 들어왔음에도 실천에 옮기지 않고 75킬로그램을 유지하면 괜찮다는 생각에 젖어 있는 내 생각이 큰 착각이었음을 깨닫게 해 주는 천사의 말과 같이 들려 책을 사서 다시 읽었다. 새벽에 일어나야 하고 이래저래 ‘배가 든든해야 하는 직업’의 특성상 하기 쉽기 않았는데 실행에 옮길 기회가 내게도 왔다. 배가 든든해야 한다는 오래 식생활 습관을 극복하기란  힘든 게 아니었다. 식사량이 줄어드니 늘 배 고프고 속이 허전해 머리도 어질하고 집중력도 떨어지는 등 금단증상이 나타나 힘이 들었으나 ‘지금 아니면 못 한다’는 결심 하나로 계속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내 몸 만들기

 

 ▲흐리긴 하지만 얼굴에 살이 빠져 있는 게 눈에 보인다. 지금은 더 빠져 있다. ^^

 

  책에 있는 대로 ‘주말단식’도 하면서 술을 먹은 다음 날은 음식을 거의 먹지 않는 등 ‘고난의 행군’을 거듭했다. 어느 날 내 몸무게가 72킬로그램임을 확인하고 잠시 방심하자 다시 늘어나고 말았다. ‘지금 아니면 못한다’는 절박한 생각에 다시 몸만들기에 들어갔다. 지금은 “69.5킬로그램으로 20년 전”으로 돌아갔다. ‘내게도 이런 기적이 생겼다’는 자신감과 기쁨은 이루말로 다할 수 없다. 무엇보다 몸이 가벼워 일상생활이 편하고 발걸음이 가뿐해 좋다. 유태우 박사 이론처럼 내 키에 맞는 몸무게를 만들기 위해 좀 더 줄이는 수고를 게을리 하지 않으려 한다. 아무 나도 양 무릎이 탈나지 않았다면 지금과 같은 노력을 하지 않았을지 모른다.


  시련은 연단을 낳는다는 성서의 한 구절을 최근 자주 떠 올리곤 한다. 평생 지병을 갖고 살았음에도 불구하고 하늘이 명한 ‘인간해방’의 기쁜 소식을 전하기 위해 ‘달려갈 뿐’이라고 고백한 바울의 고백이 지난 10년간 내 머리 속에서 떠난 적이 별로 없다. ‘슬픔과 기쁨은 같이 온다’는 말과 같이 시련을 그냥 넘기느냐 자신을 돌아보는 기회로 삼느냐는 자신의 몫인 것 같다. ‘사물의 양면성’을 철학공부를 통해서 익히 알고 있음에도 실천하지 않은 어리석기 그지없었던 나의 둔함을 뒤늦게나마 반성하면서 세상 보는 눈을 뜨고 귀를 열고 살아가려 한다. 내 몸이 건강하지 않으면 일도 제대로 안 되고 사는 재미도 없다는 것은 두말 하면 잔소리 아닌가?


  과체중으로 마음 고생하는 사람들에게 비만치료 전문가 유태우 박사가 쓴 ‘내 몸 개혁 6개월 프로젝트’란 책을 일독을 권한다. 비만은 모든 성인병의 원인이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책을 읽으면 전문가가 연구한 의학적 근거를 상세히 알 수 있기에 더 조심하고, ‘내 몸 만들기’에 들어가도 실패할 가능성이 매우 낮을 뿐 아니라 성공할 수 있다. “그 동안 고생 많이 한 내 몸아, 특히 양쪽 무릎 수술하고도 정신 못 차린 주인 때문에 고생 너무 많았다.”는 사족을 달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