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정부의 대북정책은 미국이 어떻게 생각하든 말든 지나치게 자주적으로 나간 면이 있다.”
“내가 대통령이 된다면 대북관계에 관한 한 한미 공조체제가 훨씬 강화될 것”
“현 정부의 방식은 한미관계에서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었다.”
“대북정책은 미국의 도움 없이 남북 관계만으로는 전혀 해결할 수 없다. 미국을 잘 알고 많은 국제관계를 해본 나 같은 사람이 대통령이 돼야 한다.”
KBS에서 주최한 대선후보 초청토론회 ‘질문있습니다’ 프로그램에 출연한 문국현 대선후보는 참여정부와 자신의 대북정책 차이를 묻는 질문에 위와 같이 답변했다. 이회창이나 이명박이 한 말인 줄 알았는데 문국현의 말이라기에 내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제 슬슬 문국현의 본질과 한계가 드러나기 시작한다. “(내가 당선된다면) 내년 중에 북-미수교를 완성시켜 환동해경제벨트를 통한 국가경제 성장 엔진을 만들고, 한반도의 영구적 평화체제를 구축하는 데 노력할 것”이라고 떠들어 놓고는 노무현 정권이 지나치게 자주적이라니 정말 소가 웃을 일이다.
‘문국현은 성공한 경영자일 뿐’이라는 말을 인용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노무현 정부의 대북 정책을 ‘지나치게 자주적으로 나갔다’고 하니 다른 대외 정책에 대해 물어볼 필요가 없게 되었다. 이라크 파병 연장을 정동영과 ‘도로열린우리당’이 된 통합신당 마저 반대하는데 문국현의 말대로라면 ‘미국의 생각대로 연장’해야 되는 것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 유한킴벌리에서 ‘4조 2교대’의 노무관리 방식은 유한킴벌리의 직원들에게만 적용되었지 청소나 경비, 물류운송 노동자들에게는 먼 남의 나라 이야기에 불과했다. 화물연대 조합원이란 이유 하나만으로 계약 해지를 통보할 정도로 철저하게 외주를 관리했다. 선한 자본가(?)라는 그의 얼굴 이면에는 이런 피눈물 나는 노동자들의 희생이 있었음을 알아야 한다.
신자유주의는 반대하면서 ‘한미 FTA’는 반대하지 않는 것은 말장난에 불과한 입 발린소리에 불과하지 무슨 대단한 정치철학인양 떠든다. 한미FTA찬성하면 미국산 광우병 소고기 수입을 하자는 것이 분명하다. 온 국민을 광우병의 위험 속으로 몰아넣는 위험천만한 짓을 하겠다는 문국현, 그를 대통령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사람들의 머리 속이 너무 궁금하다. 아직도 ‘선한 자본가’에게 지나키게 큰 기대를 하는 덜 떨어진 사람들이 있다는 게 속상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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