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경제

민주노동당, 삼성비자금 특별대책본부 설치

녹색세상 2007. 11. 1. 21:52
 

본부장에 노회찬 선거대책위원장…사제단 5일 추가 폭로

 

  삼성재벌의 불법적인 비자금 운용이 폭로된 이후 이 문제에 대해 주요 언론과 보수정당들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는 가운데, 민주노동당이 1일 노회찬 선대위원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삼성 비자금사태 특별대책본부’를 출범시켜 향후 활동에 관심이 많이 간다. 민주노동당은 이날 선대본 집행회의를 열고 이같이 결정하는 한편 이용길 선대본부장을 시작으로 이날부터 삼성 본관 앞에서 선대본부장들의 일인 시위를 진행하기로 했다. 민주노동당은 삼성 이건희 회장을 우리사회 ‘공공의 적 1호’로 규정하고, 이건희 회장에 대한 처벌과 삼성공화국 해체를 위해 사회의 모든 양심 세력에게 함께 나설 것을 호소할 방침이다.


  민주노동당은 이번 사건의 핵심을 삼성에 의한 권력 농단, 삼성에 의한 시민민주주의 유린, 비자금 조성을 위한 분식회계 등에 의해 우리사회 근간을 흔드는 중대범죄 행위로 보고, 장기적으로는 재벌 개혁을 위한 근본 대안도 함께 제시한다는 방침이다.

 

▲ 민주노동당 삼성비자금사태 특별대책본부장인 노회찬 선거대책위원장


  민주노동당은 원내 활동을 통해 특검 도입과, 침묵하고 있는 각 대선 후보군들에게 대통령 후보로서 입장 표명을 촉구하고 동시에 원외에서는 각 시민사회 단체와 연계해 기자회견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대국민적 관심을 끌어낼 계획이다. 권영길 후보는 이날 포항에서 에너지정책 발표 기자회견에 앞서 “삼성 비자금 사건으로 온 나라가 소용돌이에 빠져있음에도 불구하고 범여권의 정동영 후보와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침묵하고 있는데, 대한민국의 대통령 후보인지 삼성공화국 후보인지 궁금하다”면서 “민주노동당은 이 문제가 반드시 특검으로 처리되도록 노력하겠다”며 두 후보를 겨냥했다. 


  이어 노회찬 위원장도 이날 ‘KBS 라디오 정보센터 박에스더 입니다’에 출연해 “지금 검찰에 큰 기대를 하기는 사실상 어렵다고 보고  다른 당과 더불어서 특별검사제 도입을 위한 추진을 할 생각”이라며 “사제단에서는 (추가)공개 시점과 방식에 대해서 계속 검토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노 위원장은 또 “이번 사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비자금 조성 의혹이기 때문에 초점이 처음부터 분산되는 걸 막기 위해서 순차적으로 공개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의 금산분리 완화 움직임과 관련된 내부 문건을 폭로하는 등 재벌 개혁을 주장해 왔던 심상정 선대위원장도 에버랜드 분식회계를 비롯한 삼성의 각종 불법 행태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며 전방위적인 공세를 펼칠 예정이다.  민주노동당의 이 같은 삼성 공격은 '삼성 비자금' 문제에 침묵하는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와 신당 정동영 후보와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주면서 현 대선 정국을 돌파하기 위한 주요 공격 포인트로 삼겠다는 의지로 이해간다. 선거대책본부 이지안 부대변인은 “이번 사건을 통해 그간 민주노동당이 주장해왔던 재벌 개혁에 대한 가치를 전 국민적으로 이슈화시키고, 그간 대선 정국 이슈 선점에 소외됐던 권영길 후보에게 긍정적인 소재로 작용하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합민주신당은 이날 논평을 통해 “삼성의 비자금 조성 등 의혹이 제기된 이상 검찰은 좌고우면하지 말고 수사를 조속히 시작하는 것이 옳다”고 밝혔으나, 민주노동당이 주장하고 있는 ‘특검 도입’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으며,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입장을 발표하지 않았다. 한편, 삼성 비자금 의혹을 제기한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은 지난 31일 저녘 회의를 열고 오는 5일 삼성의 비자금 조성 경위와 정관계 로비에 대한 삼성 내부 지침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이른바 ‘떡값 검사’의 구체적인 명단 공개는 추후 논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레디앙/김은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