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과 민중

이랜드일반노조 김경욱 위원장 석방

녹색세상 2007. 10. 22. 22:46
 

징역 10개월, 집행유예 1년.....23일 국감 증인으로 나올 듯

 

△김경욱 위원장이 영등포구치소 앞에서 석방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월드컵 홈에버 점거 등 영업방해 혐의로 구속된 김경욱 이랜드 일반노조 위원장이 징역 10개월, 집행유예 1년으로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 하루 전인 22일 전격 석방됐다. 이는 노동운동 지도자에 대한 판결 상 이례적인 판결로서 이랜드 투쟁이 더욱 활기를 띌 전망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 7월 20일 월드컵 홈에버 점거 현장에서 구속된 바 있다. 서울 서부지방법원 형사 3단독 정재훈 판사는 22일 열린 최종공판에서 “김경욱 위원장의 불법 행위는 법치주의에서 용납되지 않으나 비정규직법 적용으로 인한 고용불안과 생계 위험에 노출된 저소득층들의 파업 행위이기에 보통 일반 정규직 파업과 같이 적용할 수 없다”고 이와 같이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 직전 이번 판결을 하기까지의 고충에 대해서도 토로했다. 재판부는 "매장 점거 등의 피고행위는 법위반이 분명하다"고 말한 뒤 “하지만 이 사건이 가지는 상징성을 생각해 볼 때 어느 정도의 양형을 정해야 할지 많은 고민을 했다”고 밝혔다. 이번 판결에서 김경욱 위원장의 개인적인 부분과 이 사건이 가지는 사회적인 부분에 대해서 고려, 판결했다고 설명했다. 사회적 부분에 대해서 “점거에 관련한 근로자가 4~50대의 어려운 가정환경에 있는 저소득층, 비정규직들이었다”며 “이들은 새로운 법이 시행됨에 따라 고용불안을 맞이했고 이들을 보호하는 사회안전망 구비는 없었다”고 말했다.


  정재훈 판사는 이에 “피고 대표 근로자도 처음엔 합법적으로 파업을 시작했으나 교섭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또한 회사 영업이 정상적으로 운영되자 점거 농성을 진행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처음엔 1박2일간만 점거를 하려 했으나 교섭은 이뤄지지 않고 대립만 높아져 피고인 결단만으로 점거를 중단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고 말했다. “비록 회사 피해가 130억이 넘고 노사 대립으로 인해 입점 상인의 고통이 심각했지만 피고인은 기물파손을 하지 않았고 회사는 까르푸 인수 당시 단체협약을 지키지 않았기에 노사간 불신을 키워 온 것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날 이랜드 조합원들은 김경욱 위원장에게 두부를 건냈다. ⓒ민중의 소리


  개인적인 부분 관련해서는 “김경욱 위원장은 육군 장교로 군복무를 하는 동안 여러 차례 표창을 받았고 전역 이후 까르푸 과정시절에는 성실 근무를 했던 것으로 파악된다”며 “이후 노조활동으로 2006년 9월 4일 최초 입건됐으나 이는 가입한지 3년 뒤에 일어난 일로서 노동조합활동을 하면서 법을 준수하려고 노력했음이 드러난다”고 밝혔다. 또한 “4살과 2살이 아이들과 노령인 어머니의 건강 악화도 고려했다”고 말했다.

  

  이날 청중으로 참석한 조합원들은 김경욱 위원장의 석방 소식에 “처음에 징역 10개월이란 소식을 접하고 놀랐다”며 “하지만 이후 집행유예 1년이란 소식을 듣고 안심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경욱 위원장이 구속되어 있어 못내 안타깝고 힘이 빠졌는데 나오게 되어서 정말 다행”이라며 “정말 기분 좋다”고 밝혔다. 김경욱 위원장은 이날 판결 이후 오후 4시 30분경 94일간 구속돼 있었던 영등포 구치소에서 석방됐다. 이날 자리에는 이랜드 조합원들과 가족들이 그를 반겼다. 그는 조합원들이 준비한 두부를 먹고 연신 인사와 악수를 건냈다.

  

   김경욱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아직 15명의 조합원들이 구치소에 남아있다”며 “감옥에 가야할 회사 측 사람들이 밖에 있고 밖에서 있어야 할 이들이 안에 있는 모순된 상황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이 어서 빨리 이들이 밖으로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김경욱 위원장은 석방되자마자 민주노총을 방문, 조합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곧바로 회의에 참석했다. 김 위원장은 23일로 예정돼 있는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나갈 것으로 알려졌다. (민중의 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