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 광주는 20세기 마지막까지 남한사회 민주민중운동의 큰 화두였다. 그만큼 광주학살의 상처는 우리에게 너무나 큰 상처였다.(민중항쟁으로표현하지 않은 것을 이해 바라면서) 20 여년 전으로 기억하는데 "얼마 안 가 광주는 우리 역사의 질곡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말을 당시 민중운동의 튼튼한 보호막이요 둥지였던 민중교회의 어느 자리에서 들었다. 군사정권의 막이 언제 내려질지 모르는 상황이었던 암울한 시절이라 그 지적을 잊고 지냈는데 김영삼이 3당 야합을 하고 정권을 잡은지 얼마되지 않아 '80년 5월광주'는 폭도들의 난리에서 '광주민주화운동'으로 권력이 정정을 했다.
그러자 '80년 광주'를 팔아 먹기 시작하는 무리들이 곳곳에서 난립을 하고, 김대중이 집권하자 5.18광중 묘역은 국립묘지로 바뀌고 마침네 제도권으로 편입되었다. 제도권으로 들어가는 것을 부정할 수만은 없지만 온갖 어중이떠중이들이 광주의 정신을 팔아 먹었다. 그러더니 민주노동당 창당 후 광주전남 지역은 이른바 '자민통'의 텃밭이 되어 '민족ㆍ통일'이란 말만 나오면 난리가 하는 이상한 곳으로 변하고 말았다. 군사독재 정권에 대항해 가장 치열하게 투쟁했던 지역이 드디어 질곡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이번 민주노동당 대통령후보 경선에서는 자민통 계열 동창회의 골목대장들이 모여 몇 마디 쑥덕거리다 '권영길 지지'를 결정하고 지침을 내리자 광주전남 지역에서는 상상을 초월한 몰표가 쏟아졌다. 진보정당이라는 민주노동당에서 조차 합리적인 판단과 이성은 온데간데 없어지고 말았다.
울산도 별반 차이없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 같다. 노동자들을 배신한 이상범이가 노동운동 지도자로 남아 있다가 구청장을 하더니 마침내 '민주노동당을 찍는 것은 한나라당을 도와 주는 것'이라는 개소리를 늘어 놓으면서 정치철새인 손학규 지지를 선언하는 추태가 벌어지고 말았다. 그런 징조가 있다는 말은 들었지만 이렇게 노골적으로 나올줄은 몰랐다. 문제는 그런 배신자가 다리 걸치고 있는 정파에서 아무 말 한 마디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솔직하게 정파를 드러내자"는 제안에 "우린 실체가 없다"며 눈 가리고 아웅을 하니 정말 웃기는 노릇이 아니고 무엇인가. 당내 최대 정파가 자신들의 실체가 없다고 하니 그야말로 소가 웃을 일이다.
노동 운동의 성지, 노동자들의 도시인 울산이 진보정당운동의 질곡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는데 그냥 두면 엄청난 타격을 받을텐데 여간 걱정이 아니다. 문제는 그런 악행을 정리할 구조가 안 되어 있고, 문제를 제기해도 무시해 버리는 현실이다. 치열했던 광주가 역사의 질곡으로 작용하더니 20년 전 가장 치열하게 투쟁했던 노동운동의 지역인 울산이 질곡으로 나타나니 가슴이 메어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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