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이야기

난데없이 날아온 1만원 모금 문자.....

녹색세상 2007. 8. 8. 20:11
 

세상물정 모르는 민주노동당 집행부들

 

 


  난데없이 ‘이랜드투쟁기금 1만원 모금’이라며 통장번호가 찍힌 문자가 날아와 참 황당했다. 조금 있다 정정해서 날아오고. 당홈페이지를 먼저 봤기에 망정이지 아니었다면 바로 전화해 진상파악을 하고 난리가 났을 것이다. 당원들에게 물어보니 ‘이거 사기 아니냐’고 대부분 의아해 했다. 이랜드유통노동자들의 파업이 길어지면서 생활고와 투쟁기금이 바닥났을 것이란 사실을 모르는 민주노동당활동가는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난데없이 아무런 설명 한 마디 하지 않고 덜렁 ‘모금문자’를 날린다는 것은 정말 세상물정 모르는 짓임에 분명하다. 최소한 당대표의 말이라도 한 마디 하고 조금 있다가 보내는 게 당연한 순서 아닌가? 군사독재정권 시절 어느 조직의 보급 투쟁하는 것도 아니고 뭐가 그리도 급해 단 몇 시간을 못 참고 이런 실수를 하는지 정말 갑갑하다. 세상 돌아가는 이치도 모르면서  ‘집권’운운한다면 ‘소가 웃을 일’이 아니고 무엇인가? 일의 기본 순서도 모르는 짓 그만하고 제발 정신 좀 차리자.


  얼마 전 민주노동당이 대선을 앞두고 실탄 부족으로 애를 먹고 있다는 말이 들리더니 급기야 살림살이를 책임지고 있는 사무총장이 ‘전 간부 당원들에게 보내는 호소문’이란 글이 홈페이지에 올라왔다. 간부의 기준이 무엇인지 이해할 수 없는 나로서는 이런 어휘 선책이 매우 불만스럽다. 시도당이나 지역위원회 ‘집행부’나 ‘기간활동가’로 표현하면 이름 없이 묵묵히 당비 내는 당원들과의 불필요한 거리감도 줄어들고 좋을 텐데 굳이 ‘당 간부’라는 서열을 매기는 듯한 표현을 스스럼없이 해대는지 모르겠다.


사전을 옆에 두고 글쓰는 정성을 기울이자.


  민주노동당의 정신이 무엇인가? 차이는 인정하되 상하는 인정하지 않는 게 민주노동당의 문화다. 기존 보수 정당의 철저히 서열화된 분위기를 익숙한 시민들이 평등한 우리들의 문화를 보고 신선한 충격이라고 놀라는 경우를 많이 봤다. 단어 선택 하나하나에 신중을 기하지 않으면 안 될 자리에 있는 사람이 아무 생각 없이 뱉어낸 말이 아닌가 싶어 여간 걱정이 아니다. 이런 글을 올릴 때는 최소한 국어사전과 우리말 사전을 옆에 두고 쓰는 정성이 필요하건만.....


  그런데 문제는 ‘대의원 이상은 평생당원을 권한다’고 한다. 돈이란 있으면 쓰게 마련인데 평생당비를 이번 대선과정에서 다 지출하면 나중에는 어떻게 할 것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지역위원회와  배분율은 정했느냐고 물었더니 그런 말 없었다고 한다. 이 정도라면 그야말로 정신 나간 짓이 아니고 무엇인가? 살림살이의 기본을 알고나 하는 소리인지 의문이다. 급하니 당장 긁어모아 자기 임기 동안 잘 쓰면 된다는 지극히 편의적이 발상은 아닌지 모르겠다. 차라리 일정 소득이상이 되어 환급받는 정규직이나 자영업을 하는 당원들에게 소득에 비례한 실질적인 당비 납부가 되도록 제도 보완을 하는 게 더 현실적인 것 같은데......


  재무제표가 뭔지 복식부기와 대차대조표가 무엇인지 조차 모르는 세상 물정과는 거리가 먼 사람들이 생활인들의 정서를 알리 만무하겠지만. 지금부터 ‘당 간부’라는 수직적인 표현은 그만 두고 ‘기간활동가’란 수평적인 어휘로 바꿔라. 그러지 않으면 권력이 주는 달콤한 미끼에 빠져 서열화에 익숙해지기 쉽다. 말은 마음의 표현’ 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이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 제발 세상물정 부터 알도록 하자. 그렇지 않으면 집권해도 망하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