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이야기

난 특혜를 누리는 민주노동당원?

녹색세상 2007. 8. 6. 21:40
 

 

  

 

  차별을 싫어하는 정도가 아니라 저항을 하지만 특혜 또한 별로 달갑지 않습니다. 밥 한 그릇도 공짜가 없듯이 뭔가 저의가 있어  특별대우를 하지 그저 하는 경우는 극히 드문 게 세상살이인 것 같습니다. 정형외과 주치의사인 후배 병원에 진료 받으러 가면 원장 선배라고(정작 원장은 안 그렇지만) 직원들이 대하는 게 달라 불편할 때가 더러 있습니다. 재작년 겨울 타고 가던 자전거 핸들의 용접 부위가 부러져 도로에 나뒹굴어 목과 허리를 다쳐 입원을 할 때였습니다.


  이미 연락을 해 병실 준비는 해 놓은 상태라 병원에 들어서는데 수간호사를 비롯한 직원들이 대하는 게 (제 눈에 보기에) 너무 달라 “이 선생, 나를 배려해주는 것은 고맙지만 다른 환자분들과 똑 같이 대해줬으면 좋겠소. 원장 선배라고 특별대우 받는다면 다른 분들이 보기에도 별로 좋지 않은 것 아니오” 했더니 눈이 확 달라져 보이더군요. 노련한 수간호사는 더 따뜻하게 대해주었고 사무장을 비롯한 직원들로 부터 진심이 담긴 대접을 받았습니다.


  병원을 잘 옮기지 않는데 우연히 집 근처 한의원을 가게 되었습니다. 한방의 교정치료인 추나요법과 봉독치료를 한다기에 계속 다닐만한지 탐색을 간 것이죠. 접수하고 대기실을 둘러보는데 ‘건치’ 회원이나 ‘인의협’ 회원들도 장사에 도움이 안 된다고 병원에도 잘 안두는 시사주간지 ‘한겨레21’과 월간 ‘말’이 눈에 보여 ‘이 정도면 말이 통하겠다’ 싶은 생각이 번쩍 들었습니다. 첫 치료에 의사의 정성이 담겨 있음을 직감했습니다. 두 번째 치료를 받으러 가 “한방의 치료 목적 첩약 건강보험급여 적용이 아직 멀었느냐”고 물었더니 “한의학에 관심이 많은 것 같다”기에 한의사협회에 상근이사로 근무한 친구 얘기와 함께 이런저런 대화가 오갔습니다. 민주노동당의 ‘왕팬’이었음은 당연하고요.


  민주노동당 내 대선후보 경선 문제도 묻고, 의료 정책이 소비자인 환자의 선택의 폭을 너무 제한한다는 것부터 시작해 전반에 걸친 얘기를 나누었습니다. 주로 주문사항을 듣는 편이었습니다. 그런데 진료비에 대한 특혜를 누리고 말았습니다. 생각보다 진료비가 너무 적게 나와 의아해 했더니 ‘원장님이 이것만 받으시라’고 한다는 간호사의 말에 난 어찌할 바를 몰라 헤맬 수밖에 없었습니다. 오래도록 잘 아는 처지도 아닌데 특혜를 받으려니 난감해 있는데 “손해 보는 것은 아니니 걱정마라”고 하기에 정성으로 생각하고 받았습니다.


  한방의 ‘치료 목적 첩약의 보험급여’ 적용을 방해하는 게 양의들인 줄 알았는데 약사들의 조직적인 반란이 노골적이라고 합니다. 보건복지부 곳곳에 약사들이 자리를 잡고 앉아 보건의료 정책의 뼈대를 좌지우지 하고 있다는 말을 예전부터 듣긴 했으나 이 정도로 심할 줄 몰랐습니다. 한약은 보건의료법상 ‘약품’이 아닌 ‘식품’으로 분류되어 있는데 치료 목적인 약품으로 바꾸는 걸 약사들이 거품 물고 반대해 여간 난리가 아니랍니다. 첩약의 보험급여 적용만 되면 한방진료 확대는 ‘강 건너 불 보듯’한 사실이죠. 국민 대다수가 소비자인데 자신들의 밥그릇 때문에 건강을 위한 접근권을 방해하고 선택조차 못하게 하는 것은 명백한 죄악이요 범죄임에 분명합니다.


  한방진료 확산을 위한 관련 자료와 양의와 약사들의 횡포와 관련한 자료도 보내주기로 했습니다. 대통령선거 보건의료 공약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리라 믿습니다. 특혜도 누리고 대통령선거 때 몇 표 얻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