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과 민중

이랜드 그룹 노동자들 2차 점거농성에 돌입

녹색세상 2007. 7. 29. 17:52
 

 △농성장을 방문한 노회찬 의원 ⓒ 미디어위원회 정택용 기자

 

“노동조합의 파업을 공권력으로 파괴해서는 안 된다”


 

이랜드 조합원 400명 강남 킴스클럽 농성 돌입


  29일새벽 2시 이랜드 일반노조와 뉴코아 노조 조합원을 비롯한 총 500명 가량이 강남 뉴코아 백화점 옆 킴스클럽 지하 매장에 기습적으로 들어가서농성을 다시 시작했다.


  뉴코아-이랜드일반노조 공동투쟁본부는 농성에 들어가며 "노조와 합의없는 강제전환 배치 반대, 외주 용역화 반대, 구속 간부 석방, 비정규직 대량해고 반대"를 요구했고, 농성에 다시 돌입한 이유에 대해 "이랜드 사측은 교섭에 대해 진정성이 없고 언론 플레이만 하고 있으며 비정규직 노동자의 고용보장과 차별해소 요구가 전혀 해결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서 이들은 "더 이상의 희생을 막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이랜드 그룹이 지금 당장 노동조합의 정당한 요구를 받아들이는 길뿐이며, 정부는 공권력을 투입해 농성장을 침탈하는 만행을 절대로 반복해서는 안 된다"고 강력하게 호소했다.

 

 

우리를 먼저 밟고 노동자들을 연행하라!


  이랜드 일반노조와 뉴코아 노조 조합원들의 2차 매장 점거 농성을 지원하기 위해 500여 명의 연대대오가 뉴코아 강남점과 킴스클럽 사이의 공간에 결집했다. 민주노총 조합원, 민주노동당원, 농성에 결합하지 않은 이랜드와 뉴코아 노조 조합원, 시민사회단체 회원 등이 모여서 장대비를 맞으면서도 점거농성중인 조합원들을 지키기 위해 투쟁에 집중했다.


  오전 10시 무렵에 시작된 연대집회에서는 '우리를 먼저 짓밟고 농성중인 조합원들을 연행하라'는 연대대오의 강력한 함성이 울려퍼졌다. 김어진 민주노동당 서초구위원장은 "지난 20일 경찰들은 강제연행이 없을 거라고 연대대오가 안심하고 빠져나간 틈을 노려서 농성장을 폭력으로 침탈했다"며 "겨우 100여명의 연대대오가 규탄집회를 할 수 밖에 없었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오늘은 경찰들이 농성장을 폭력으로 유린하려면 먼저 여기 지키고 있는 우리들을 모두 연행해야 할 것"이라며 "끝까지 단호하게 농성대오를 사수하자"고 호소해 집회참가자들의 우레와 같은 박수를 이끌어 냈다.


  이해삼 민주노동당 최고위원은 "지난 20일 농성장을 지키기 위해 당 대표와 의원단이 혼신의 힘을 다해 함께 싸웠다"면서 "당은 이랜드 그룹 조합원들의 투쟁 승리를 위해 운명을 같이 할 각오를 이미 밝혔고 약속했다. 당력을 집중해 농성 조합원을 지키고 이랜드 투쟁을 승리로 이끌어내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 지난 20일 경찰폭력에 의해 농성이 해산당한 후 9일 만에 다시 점거 농성에 돌입한 이랜드 그룹 노동자들.

이번에 진압 당하면 3차ㆍ4차 점거에 나설 것


  킴스클럽 지하 농성장 안에는 350여명의 조합원과 150여명의 당원, 학생, 사회단체 회원들이 함께하고 있다. 강남 뉴코아와 지하통로를 통해 연결된 킴스클럽은 경찰에 의해 완전히 포위된 상황이다. 경찰은 뉴코아와 킴스클럽으로 통하는 모든 매장 입구를 전경차와 병력을 동원해 가로막고 있다. 건물 바깥이 경찰에 의해 봉쇄되어 있다면 건물 안쪽은 농성 조합원들에 의해 차단돼 있다. 농성 조합원들은 킴스클럽 1층 매장 입구에 쇼핑카트로 바리케이트를 설치하고 사수대를 구성해 경찰과 용역깡패의 난입에 대비하고 있다. 농성 조합원들이 주로 모여있는 지하 1층 식품매장으로 통하는 모든 통로에는 바리케이트가 설치되어 있고 1층과 통하는 에스컬레이터도 한 쪽에는 쇼핑카트를 이용한 바리케이트가 설치돼 있고 조합원들이 지키고 있다.

 

 


  이랜드 일반노조 조합원들의 조직 지도를 책임지고 있는 유상헌 조직국장은 "만약 이번에 진압당한다면 3차, 4차 점거농서에 돌입할 것"이라며 "할 수 있는 수단이 이 것 말고는 우리에게는 거의 없다"고 했다. 유 국장은 "비정규노동자에 대한 해고를 철회하고 고용을 보장하기 전까지는 지속적으로 투쟁할 것"이라며 "한달에 80만원 받는 노동자들이 고용안정을 요구하고 차별을 철폐하라는 것이 이 투쟁의 핵심이다. 우리는 사측이 이것을 보장하기 전까지는 투쟁하고 투쟁하겠다"고 했다.

 

 △ 농성장에서 격려사를 하는 이해삼 최고위원. 이 최고위원은 1차 농성 21일 중 19일을 농성장에서 함께 했다.

 

노회찬 대선후보 농성장 방문


  노회찬 민주노동당 대선 예비후보와 이해찬 민주노동당 최고위원, 김성희 한국비정규노동센타 소장이 농성장으로 들어와서 조합원들에게 큰 힘을 주었다. 노 후보는 지난 20일 상암동 홈에버의 농성장을 경찰 폭력이 난입할 때도 권영길, 심상정 대선 예비후보, 문성현 당대표, 이해삼 최고위원 등과 함께 조합원들을 끝까지 지킨바 있다. 노의원의 격려발언이 있은 후 구사대와 입점주들이 경찰을 밀어내고 농성장을 침탈하고자 시도했다. 농성 조합원들은 격렬하게 반발했고 결국 여론 비난을 의식한 경찰이 구사대를 바리케이트로부터 밀어내 물리적 대치는 일단 중단됐다.

 

 △순순히 연행당하지 않겠다. 결연한 각오로 바리케이트를 치고 사수대를 배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