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과 민중

이랜드 투쟁 승리 못하면 민주노총, 민주노동당 깃발 내릴 것

녹색세상 2007. 7. 27. 13:55

 

                       세계 인권 규약

    “노동조합의 파업을 공권력으로 파괴해서는 안 된다”


 

 

폭우 뚫고 청계광장 가득 채운 연대의 함성

 

  마지막 용틀임을 하듯 장맛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는 가운데 이랜드 투쟁 승리를 위한 문화제가 천여 명의 참가자들이 참가한 가운데 힘차게 열렸다. 24일 오후 6시 40분부터 모여들기 시작한 집회 참가자들은 장대비가 내리는 가운데에도 점점 인원이 늘어나 집회를 마무리할 즈음인 9시 50분경에는 천명이 함께 했다.

 

 △ 쏟아지는 빗속에서 진행된 문화제.

 △ 매장앞에서 집회를 마치고 곧바로 문화제 현장에 도착한 뉴코아 조합원들이 비를 맞으며 늦은 저녁 도시락을 먹고 있다. ⓒ 진보정치 이치열 기자

 

  지난 20일 경찰폭력에 의해 농성장이 짓밟힌 후 21일 매출 제로 투쟁과 22일 23일 연일 매장 투쟁을 벌인 대오는 비장했다. 연사로 나온 민주노총 허영구 부위원장은 “비정규보호법이라고 정권과 보수정치권이 만든 법은 자본가 보호법이고 ‘노동자 착취ㆍ억압법’이라는 것이 명백히 드러났다”며 “이번 싸움은 이랜드 그룹 간판이 내려가든지 민주노총 깃발을 내리든지 양단간에 결판을 내야 한다”고 강력한 투쟁사를 했다.


  이상수 노동부 장관의 무식하고 과격한 발언에 대한 비판도 울려 퍼졌다. 김형근 서비스연맹 위원장은 “생산직 노동자의 파업은 생산을 멈추게 하는 것이다. 판매직 노동자의 파업은 당연히 판매를 멈추는 것 아니냐?”며 “합법적이고 정당한 판매직 노동자의 매장 판매 중단 행위를 불법파업이라고 몰아붙인 이상수 노동부장관은 무식하기 그지없는 사람이다”고 한 것.

 △ 김형근 서비스연맹 위원장 ⓒ 진보정치 이치열 기자

 △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에 맞서 다시 기소하겠다는 검찰을 강력히 규탄하는

이해삼 최고위원.


   25일은 홈에버와 뉴코아 조합원들의 월급날. 정당한 쟁의행위를 했음에도 한국 사용자들이 주장하는 ‘무노동 무임금’ 지침으로 인해 조합원들은 빈 봉투를 받아야 한다. 이해삼 민주노동당 최고위원은 “내일 월급날 임금을 한 푼도 못 받게 됐습니다. 참으로 고통스럽습니다. 그렇지만 위대한 어머니의 힘으로, 연대 동지와 함께하는 조합원들을 믿고 이 싸움 끝까지 할 수 있지요?”라고 물었고 조합원들은 아주 아주 큰 소리로 ‘예’라고 대답했다.


  이 최고위원은 검찰에 대해서 강하게 비판했다. “그나마 최소한의 양심이 있는 영장담당 판사가 구속영장을 한 명만 발부하자 검찰이 이랜드와 경총의 사주를 받고서 영장 재발급을 요청했다”며 “착하디착한 여성노동자를 기어이 구금하고자 하는 검찰을 강력히 규탄한다. 이번 투쟁을 승리하지 못한다면 민주노동당도 진보정치도 없다. 모든 것을 걸고 반드시 승리하자”고 했다.



법적으로도 홈에버 해고된 계약직 노동자는 상당수 부당해고

  노동부(?) 장관이 이랜드 노동자를 불법 파업이라고 몰아붙여 경찰폭력의 손에 연행되도록 할 동안 UNI(국제사무서비스노조)는 이랜드 조합원을 위한 참으로 귀중한 사업을 진행했다. 바로 홈에버 조합원들이 까르푸와 맺은 단체협약의 내용을 사측이 위조했다는 사실을 밝힌 것.

 

 △ UNI(국제사무서비스노조)의 얀 국장은 이랜드 그룹이 까르푸를 인수할 때 작성했던 영어원문 계약서에 위반되는 행위를 한 홈에버측의 행태를 조목조목 집어 냈다

 △ 얀 국장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노동자들. ⓒ 진보정치 이치열 기자

 

  UNI(국제사무서비스노조)의 얀 국장은 “프랑스에 있는 까르푸 본사로 직접 가서 최고책임자에게 확인했다. 까르푸가 이랜드로 인수될 때 노조와 맺은 단체협상 내용이 한글본과 영문본이 있다. 한글본에는 ‘18개월 이상 근무한 조합원에게 고용을 보장한다’고 되어 있고 영문본에는 ‘18개월 이상 근무한 모든 직원에게 고용을 보장한다’고 되어있다. 까르푸 본사에서는 분명히 ‘영문본이 실제로 노조와 체결한 단협이다’라고 확인해줬다.”고 했다.


  결과적으로 까르푸를 인수하면서 고용과 노동조합 및 단체협약을 함께 인수한 이랜드 회사가 단체협약을 위반한 것. 얀 국장은 “까르푸 본사의 최고 책임자에게 심각하게 물었다. ‘과연 누가 단체협약을 위조했냐?’고 하니 까르푸에서는 ‘당시 법률 자문을 맡았던 김앤장 법무법인에 질의를 했고 아직 회신이 없다’고 답변했다”고 했다. 즉 까르푸 본사가 영문판 단체협약이 실제로 노조와 체결한 단체협약이라고 공식적으로 확인함으로써 지금까지 회사 측에 의해 해고된 계약직 노동자의 상당수가 단체협약을 위반했다는 것이 밝혀진 것이다.


  한편 이랜드일반노조 조합원, 뉴코아노조 조합원, 민주노총 서울본부 조합원, 민주노동당 서울시당 당원, 학생들이 주축이 된 참가자들은 폭우 속에서도 장대비를 맞으며 문화제가 마칠 때까지 열성적으로 참가했다.(진보정치)


 

 △ 가수 박성환 씨가 노래를 시작할 무렵, 더욱 거세지는 비.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뜨거운 무대를 선보여 노동자들을 감동시켰다. ⓒ 진보정치 이치열 기자

 

 △ 이랜드 투쟁에 보내는 연대의 메시지를 담은 놀이패 '걸판'의 공연을 보며 즐거워하는 노동자들. ⓒ 진보정치 이치열 기자

 

 

 △ 놀이패 '걸판'의 연극에서 베네수엘라 우고 차베스 대통령을 패러디한 유!고 차베스씨가 이랜드와 한국정부를 신랄하게 비판한다. ⓒ 진보정치 이치열 기자

 △ 마지막 순서로 손을 맞잡고 노래를 부르며 더욱 힘찬 투쟁을 다져보는 노동자들. ⓒ 진보정치 이치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