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인권 규약
“노동조합의 파업을 공권력으로 파괴해서는 안 된다”
경찰 “국회의원들이 쪽팔리게” 의원들 비아냥
‘총 10점 남았다’
지난 밤 농성으로 20일 늦은 아침을 먹고 있는 이랜드 상암점 조합원들에게 갑자기 들이닥친 경찰이 60여명의 조합원을 끌어내는 과정에서 10명의 조합원만이 남게 되자, 그들이 한 말이다. 경찰이나 경찰의 투입을 지시한 정부의 '윗분'들에게 이랜드 노조 조합원은 ‘사람’도 아니었다. 이어 경찰은 남은 조합원들을 향해서도 “이제 여러분의 액션은 다 끝났습니다. 이미 국민들에게 여러분의 표정을 충분히 다 보여 드렸습니다”라고 말해, 사활을 걸고 '생존권 투쟁'을 벌이는 조합원들을 갑자기 ‘쇼’하는 사람으로 만들어 버리는 천박함을 유감없이 발휘해 버렸다.
화가 난 조합원들이 “우리가 지금 여기서 영화를 찍는 줄 아느냐?”며 격렬하게 저항했지만, 경찰들에게는 그저 ‘쇠귀에 경 읽기’였다. 이어 남은 조합원들과 부둥켜안고 땀에 온 몸이 흠뻑 젖은 채 안간 힘을 쓰고 있는 민주노동당 문성현 대표ㆍ천영세 원내대표ㆍ권영길ㆍ노회찬ㆍ심상정 대통령 예비 후보들을 향해서도 “국회의원들이 쪽 팔린다. 쪽 팔려”라며 혀를 차는 경찰의 모습이 곳곳에서 기자들에게 목격되었다.
▲경찰들이 조합원들을 연행해 호송차량으로 끌고 가고 있다. (사진=민주노동당)
특히, 이 과정에서 경찰이 조합원과 함께 스크럼을 짜고 있는 의원들을 제지하려고 하자 보좌진들이 항의를 제기해 곳곳에서 경찰과 격렬한 마찰을 빚기도 했다. 이날 경찰과 대치한 건 비단 조합원뿐 만이 아니었다. 현장 사진을 찍으려는 사진 기자들과 안전 및 업무 방해에 관한 이유로 이를 막는 경찰이 곳곳에서 충돌하는 소동을 빚었다.
민주노동당 천영세 의원은 이런 광경을 보고 기자들에게 “힘들겠지만 끝까지 버텨 이 현장을 떠나지 말아 달라”고 여러 번 호소했으며, 한 조합원도 “기자 여러분, 지금 이 순간을 똑똑히 전해 달라”고 간청했다. 이렇듯 국회의원이나 기자의 눈을 전혀 의식하지 않는 경찰의 거침없는 행보는 60여명의 조합원을 끌어내면서 절정에 달했다. 난생 처음 당하는 공권력 투입에 격하게 울며 당황스러워하는 아주머니들의 심리를 읽기라도 한 듯 경찰은 50여 분만에 속전속결로 60여명의 조합원을 전부 끌어냈다.
▲ 개개인이 헌법기관이자 장관급 예우를 하게 되어 있는 국회의원들 마저 경찰의 물리력으로 밀려나고 말았다.
마지막으로 나와 바로 연행된 이랜드 김경욱 위원장은 “오늘 노무현 대통령은 실수를 했다. 이곳을 침탈하면 자신들이 만든 비정규직법이 얼마나 추악한 것인지를 스스로 인정하는 게 되는 것”이라며 “우리 투쟁은 끝이 아니다. 또 다시 투쟁을 할 것이고 우리 생존권이 보장될 때까지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지가 뒤틀리든 말든, 머리가 땅에 끌리든 말든, 옷이 벗겨지든 말든 ‘눈물과 땀’으로 무장된(?) 조합원들은 속수무책으로 끌려갔다. 사방을 에워싼 경찰을 향해 “죽는 일이 있어도 물러서지 않겠다”며 울고, 온 몸으로 저항하는 조합원들이 여럿이 한 조가 돼 달려드는 경찰을 이길 방법은 없었다.
남아있는 조합원들이 울며 투쟁가를 부를 동안 전경들의 뒤쪽에서는 조합원들의 비명과 고함 소리가 반복적으로 들려왔다. 민주노동당 이해삼 최고위원은 손이 눈가를 떠나지 못했고 이를 지켜본 몇몇 기자들도 재빨리 눈물을 닦기도 했다. 이런 아비규환의 현장 가운데, 손수건에 얼굴을 묻은 채 “내가 뭘 잘못했는지 만이라도 알고 싶다”는 한 아주머니의 낮은 절규는 조용히 묻혀버렸다. (레디앙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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