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이야기

우리의 변화와 소통을 위한 제안-3

녹색세상 2007. 7. 26. 19:13
 

어휘 선택에 대한 신중....


  운동권밥 얼마 안 먹으면 말투가 확 달라진다. 예전에 한 번도 사용하지 않던 단어와 숙어가 튀어 나오고, 우리말본에 없는 표현이 마구 쏟아진다. ‘왜 그럴까’라며 고민해 본 사람들이 있는지 정말 묻고 싶다. 국어국문학을 전공했다는 사람들 마저 그럴 때는 더 갑갑하다. ‘그런 사소한 문제에 너무 민감하다’고 치부하면서 ‘별 일 아닌 것’으로 간주해 버리지는 않는지 되돌아보자. (덕분에 ‘까칠하다’는 소리를 간혹 듣는다.) 이런 말투를 가리켜 ‘운동권 사투리’라고 표현하기도 하고, 우리말을 다듬고 아꼈던 이오덕 선생님 같은 분은 ‘먹물들이 우리말을 다 버려 놓았다’고 한탄하셨다. 얼이 담기고 마음의 표현인 말이 결코 사소한 것인지 다시 한 번 심각히 고민해 봤으면 한다.


  어슬픈 우리말 실력을 굳이 빌린다면 ‘추상명사’에는 복수표현을 해서는 안 된다. 구체적인 형상과 실체가 없는 것에 로마자 계통의 무분별한 복수 표현은 잘못된 것이다. 그런데 운동권 밥 좀 먹었다는 사람들 치고 추상명사에 복수표현을 남발하지 않는 사람 있는가? 실체가 있거나 생물체가 아닐 경우 복수표현을 잘 하지 않는 게 우리어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획들을, 실천들을’이라는 말을 중구난방으로 사용하고 있다. 외국어의 직역투인 피동형 표현 또한 곳곳에서 춤을 추고 있다. 그 속에는 ‘우린 너희들과 다르다’는 교만이 꽈리를 틀고 있지는 않은지 곱씹어 보자. 몇 년 전 대학생당원들과 술자리를 같이 한 어느 당원의 ‘선민의식’이 배어 있는 것 같다는 말을 우리 민주노동당 활동가들에게 적용한다면 무리일까?

 

 

  예수는 적절한 비유를 들어 말을 아주 쉽게 했다. 원래 성서가 히브리 민중의 언어로 기록한 쉬운 내용임을 감안한다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정말 집권할 의지가 있고, 지방 선거에 출마해 당선되고 싶다면 지금 당장 말 쉽게 하는 연습부터 하라. 박근혜가 사용하는 단어가 50-70여개란 사실을 염두에 두자. 어려운 말은 자기만족이요 지적인 교만일 뿐 대중과의 소통은 커녕 장벽을 차곡차곡 쌓는 멸망의 지름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