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경제

전여옥은 진실을 밝혀라!

녹색세상 2007. 7. 13. 06:43
 전여옥 의원, 끝까지(?) 진실을 밝혀라!

<일본은 없다> 표절 의혹에 대해서.....


  한나라당의 대변인을 지낸 바 있는 전여옥 의원의 표절 논란이 3년 만에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법원은 전여옥 의원의 주장에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 오히려 ‘무단도용 했다’는 피고측의 주장을 일부 받아들인 것이다. 실추된 명예를 회복하고 5억원도 챙기려는 전의원에게는 오히려 마이너스의 효과를 보인 셈이다. 전여옥 의원의 표절 의혹이 일부분 사실로 판명된 법원의 판결에 대한 기사는 최근 한나라당의 대선 후보자들 사이의 검증 공방으로 모든 언론매체가 올인하면서 식상해지는 가운데, 신선한 기사로 네티즌들에게 어필하기 시작했다.


  일부 포털 사이트의 검색 순위에서 ‘일본은 없다’와 ‘전여옥’, ‘표절’에 대한 순위는 엄청나게 상승세를 타고 있으며, 신정아 교수의 가짜 학위 의혹과 함께 우리나라가 얼마나 거짓과 속임수에 놀아나고 있는가에 대해서 경종을 울리고 있다. 흔히 서점가에서 판매부수에 의해서 소위 ‘베스트셀러’로 알려진 책들 중에는 내용적인 부분 보다는 광고와 홍보효과에 의해서 글의 수준과는 상관없이 베스트셀러가 되는 경우가 많이 있다. 전여옥 의원의 <일본은 없다>는 일본에 대한 좋지 않은 감정을 가진 우리나라 사람들의 심리적인 측면을 적절하게 공략한 경우라고 할 수 있다.


  전여옥 의원은 한나라당의 대변인 시절, 노무현 정부에 대해서 비판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단비와도 같은 언행으로 일약 한나라당의 기대주로 떠올랐다. 거침없는 말과 가끔 독설적인 내용은 전여옥 의원이 정치권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무기가 되었다. 비판의 차원을 넘어선 지나친 비난이 도마 위에 오르면서 네티즌들에게 욕도 많이 먹는 정치인이 되었다. 정치인으로서 전여옥은 분명 성공한 사람이다. 그런데 다른 사람의 결점에 대해서 날카로운 비판의 말을 하기 전에 자신에 대해서 돌아보는 겸손함은 상실된 자의 주장이 얼마나 국민들에게 호소력을 발휘할 수 있을까?


  다시 <일본은 없다> 표절 문제로 들어가 보면, 전여옥 의원은 2004년에 ‘10년 전에 낸 책에 대해서 침묵하다가 표절 의혹을 제기한 언론사의 행동에 대해서 본떼를 보여주기 위해서’ 소송을 제기하였다. 100% 승소할 수 있다는 변호인들의 격려가 힘이 되었다고 하는데, 필자의 심정으로 그녀에게 격려한 변호인들의 명단을 알고 싶다. 소송을 걸려는 사람들이 사태파악을 제대로 못하는 변호인들을 알고 있어야 만약의 사태 변호인을 선택하려고 하는 상황이 생겼을 때 어리석은 선택을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만약 <일본은 없다>라는 책의 내용이 전여옥 의원의 순수 창작품이라고 한다면, 법정으로 끌고 갈 것이 아니라 표절 의혹에 대해서 조목조목 반박하면 될 것이다. 그 작품이 진정 자신이 발로 뛰고 스스로 생각한 내용이라고 한다면 오히려 이것이 시간 절약도 되고 국민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전여옥 의원은 이 문제를 법정으로 끌고 갔다. ‘승산이 있다’와 ‘결백하다’는 전혀 별개의 문제인 것이다. 전여옥 의원은 결백을 주장하기보다는 승리하기 위해서 법정 다툼을 선택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그러한 승산의 배경에는 현재 유력한 정당의 지도그룹에 속해 있다는 유리한 배경도 작용했을 것이다.


  법원 판결의 내용 중에, 언론사에 압력을 넣어 해당 기자를 압박할 수 있다는 거의 협박에 가까운 행동을 한 것을 보면 물리적인 힘으로 억누르려는 의도가 충분히 있었다고 볼 수 있다. 한나라당을 뒤에 배경으로 놓고 승승장구하며 거침없이 활동하던 그녀가 이번 소송 사건에서도 자신에게 유리할 수 있다는 생각을 했을 수 있다. 전여옥 의원은 한나라당이라는 든든한 배경이 있었기에 정치적으로 성공할 수 있었다. 이번 법정 공방도 전여옥 의원은 정치적인 의도가 담긴 상황으로 몰고 가려고 했다. 이것은 한나라당의 대변인을 지낸 자신을 의도적으로 죽이려는 행동이라고 판단했고, 공직에 있는 자신의 명예를 실추시켰다고 주장하면서 손해배상을 청구한 것이다.


  그러나 이 소송은 정치적인 문제라기보다는 개인적인 문학작품에 대한 표절 의혹이었고, 결국 법은 정치적 음모라기보다는 표절 의혹이라는 차원에서 판결을 내렸다. 전여옥 의원은 끝까지 투쟁하여 진실을 밝히겠다고 강한 의지를 보였지만, 안타깝게도 많은 네티즌들은 그러한 그녀에 대해서 고운 시선을 갖고 있지 못하다. 다른 사람이 법을 위반하거나 법에 의해서 판결을 받았을 때 날카롭고 비판적으로 ‘법을 지켜라!’ 주장했던 그녀는 심지어 국가의 최고 통수권자인 대통령을 향해서도 ‘선거법을 지켜라’고 당당하게 말했다. 다른 사람에게는 엄격한 기준을 적용했던 그녀가 자신의 경우에는, ‘음모론’, ‘진실과는 거리가 먼 판결이다’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그녀를 도와주어야 할 배경인 한나라당은 자기네들끼리 치고받고 싸우느라 그녀를 돌볼 정신이 없다는 것이 그녀로서는 안타까운 심정일 것이다.


  사실 표절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2년 7개월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경험한 내용을 묶은 책이 일본을 완벽하게 이해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일본은 없다>라는 책에 대해서 수박겉핥기식의 접근과 반일감정에 편승한 작품 수준이라는 비판도 있다. 법원의 판결이 힘의 논리에 의해서 좌우되는 경우가 있다고 하지만, 어쨌든 이번의 경우에서는 전여옥 의원이 한나라당의 혜택을 보지 못했다. 한나라당이라는 배경이 그녀를 앞으로도 영원히 지켜줄 것이라는 생각은 단순한 착각에 불과하다.


  진실을 밝히려면 양심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법정 승부도 물론 중요하다. 이후의 법정공방에서 전여옥 의원이 승리할 수 있는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그렇게 승리했다고 하더라도 지금 표절에 대해서 의혹을 품고 있는 국민들에게도 진실이 규명되었다고 주장할 수 있을까? 규명되지 않은 의혹은 앞으로 계속해서 그녀의 뒤를 따라다닐 것이 분명하다. 전여옥이 진정으로 결백하다면, 그리고 표절하지 않았다면 최후까지 싸워서 법정에서 승리하기를 바란다. 그리고 거기에 그치지 않고 표절 의혹에 대해서 조목조목 답변과 반박을 온 국민이 이해하기 쉽도록 설명해 주기 바란다. 그러지 못하면 전여옥은  젖×옥으로 불려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블로그/행복을 찾아서에서 퍼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