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와 국제

살인의 질주를 멈춰라!

녹색세상 2007. 4. 15. 02:53

  

굳이 한미FTA 체결이 아니라도 향후 5년 예산이 빠듯하기 그지없다고 한다. 장기간의 불경기로 세수는 줄어들었지만 세출은 늘어가는 기형적인 구조를 당분간 멈출 수 없을 것 같다. 보나마나 간접세율을 높여 때울 공산이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권력은 장밋빛 환상만 늘어놓고 있다. 땀 흘려 일하는 민중들의 주머니에 돈이 있어야 외식도 하고 옷도 사 입고 할 텐데 ‘구조조정’이란 미명으로 퇴로도 열어 주지 않고 쥐어짜기만 해대니 모두들 죽을 지경이다.

사회안전망이라고는 전혀 ‘꽝’인 사회, 외환위기 이후 투기 자본에게 알짜배기 기업을 그들이 요구하는 것 보다 더 내어 주고 나니 그 놈들은 상품 가치 적당히 높여 팔아 치우고 도망갈 궁리 밖에 하지 않고. (투기꾼들을 불러 들여 놓고는 외자 유치라 하니 더 웃긴다. 그런 놈들이 한미FTA협상의 전위대 역할도 하고 있고.) 근무하던 회사가 부도나서 작년 시월부터 일 못하고, 일이 없어 남편이 6개월 넘게 논다는 사람들의 얘기가 결코 남의 말이 아니다.

 

 

  

돈 빌려주고 정책 하나하나까지 간섭 다한 IMF조차 ‘한국의 비정규직 비율이 매우 높다’고 함에도 불구하고 얼마나 더 짜내려는지 모르겠다. 자본이 이 사회에서 살기 위해서라도 노동에게 적당한 선의 양보가 있어야만 되는데 ‘일할 사람 많으니 꼬우면 나가라’고 그냥 밀어 붙인다. 골치 아픈 분야는 모두 외주로 돌려 정규직의 비율을 최대한 낮춰 노동조합을 무력화 시키려는 행태가 점점 노골화 되고 있다.

아직도 기록 갱신이 되지 않고 있는 부동의 사십대 남성 사망률 세계 1위, (안 그래도 높은) 교통사고 사망자 보다 더 많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안타까운 사람들. OECD가입 국가 중 자살률 1위면 무슨 특단의 대책이라도 세워야 하는 거 아닌가? 이렇게 살인의 질주를 해대니 무슨 수로 버티란 말인가? 겨우 나온 의료법 개정인이란 게 병원의 수익사업 영역만 무한정 열어줄 뿐 ‘자살 방지를 위한 특단의 대책을 수립하겠다’는 말은 한 마디도 안 나온다.

 

만일 연말 대통령 선거와 내년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한미FTA 문제를 폭로해 쟁점화 시키지 못한다면 이 땅의 앞날은 그야말로 캄캄할 뿐이다. NAFTA 체결 14년이 지난 멕시코의 현재가 훗날 남한 땅의 모습이 될 텐데 그러면 뭐 먹고 살아가야 한단 말인가? 탄핵사건 보다 더 큰 폭탄임에도 불구하고, 외환위기 이후 지금까지 그렇게 고생했음에도 움직이지 않는 민중들, 남미처럼 바닥까지 쳐 박혀야만 ‘못 살겠다’고 나온단 말인가?

 

언론에서 제대로 보도하지 않으니 이 불경기에 먹고 살기에 정신없는데 뭘 알아야 싸우든지 말든지 하지. 그나마 방송에서 보도를 해야 하는데 ‘노비어천가’만 불러대고, 한미FTA 문제를 심층 기획 취재한 기자와 프로듀서에 대한 보복성 인사도 이어지고 있는 걸 보니 군사독재 정권 시절로 되돌아 간 게 아닌지 모르겠다.

 

광란이 아닌, 이 살인의 질주를 막지 못하면 우리가 살 길은 없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