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국본, 해단식 대신 향후 투쟁 계획 발표
▲ 허영구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31일 오전 한미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 기자회견에서 "협상 시한이 이미 종료됐기 때문에 한미FTA는 결렬된 것이고 이후 모든 협상 과정은 무효"라고 주장했다.
한미FTA(자유무역협정) 협상이 미국측의 ‘시한 연장’ 요구로 이틀 연장된 가운데 체결에 반대하는 시민들은 중단을 촉구하는 목소리에 더욱 힘을 실었다. 한미FTA저지범국민운동본부(공동대표 오종렬 등, 이하 범국본)는 31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정부는 굴욕 협상을 당장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전날 자정까지 청와대 진입을 시도하며 거리 투쟁에 힘을 기울인 이들은 협상 결렬에 기대를 걸면서도, 일부 민감 품목을 제외한 거의 대부분의 분야에서 체결 가능성이 보이자 국회 비준 저지 투쟁을 시작할 뜻을 내비쳤다. 범국본은 애초 한미FTA 체결을 예상하고 이날 ‘해단식’을 열 예정이었지만 방향을 급선회했다.
“국회 비준 동의 과정 지켜보겠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과연 이번 한미FTA 협상을 국가 간 협상이라 부를 수 있는 것이냐”며 “한국 정부는 미국의 ‘시한 연장’ 요구에 협상 중단을 선언했어야 했는데, 한국 협상단은 비참한 모욕에도 미국이 끄는 대로 ‘묻지마 타결’에 매달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시한이 연장되자 한국 협상단은 중심을 잃고 허둥지둥하고 있다”며 “한국 협상단은 명분도, 체면도 없다, 속옷까지 다 벗은 셈”이라고 꼬집었다. 오종렬 공동대표는 “(협상이 결렬되는) 일말의 희망을 위해 발버둥 쳤지만, 역시 노무현 대통령과 한국 협상단은 쇼를 했다”며 “저들은 미국 국민보다 미국의 국익을 더 위하면서, 한국 국민을 설득하려했다”고 실망감을 나타냈다. 그는 이어 “협상 타결 전까지 총력을 기울여서 협상을 저지하고, 타결되는 순간 무효를 선언할 것”이라고 향후 투쟁 방향을 밝혔다. 또한 “국회의원 중 단 한 사람이라도 매국적 한미FTA에 찬성하면, 정치 생명을 완벽하게 끊어버릴 것”이라며 “올해 대선 정국에서도 (한미FTA에 대해) 대권 도전자들을 낱낱이 검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진 민주노동당 최고위원은 “어젯밤 노무현 대통령도 잠을 못 잤겠지만, 온 국민도 잠을 못 잤다”며 “단식 농성 참가자들도 농성장에서 마음을 졸이며 협상 진행 상황을 알기 위해 라디오에 귀를 기울였다”고 밝혔다. 김 최고위원은 “그러나 혹시나 하는 기대는 짓밟혔다”며 “범국민적 저항으로 막 나가는 노무현 정권을 막아야 한다, 마지막 순간까지 끝까지 싸우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협상시한 연장, 저지투쟁도 계속
▲ 한미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는 31일 오전 세종로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협상 시한이 이미 종료됐기 때문에 한미FTA는 결렬된 것이고 이후 모든 협상 과정은 무효"라고 주장했다.
정재돈 전국농민연대 상임대표는 협상 연장의 단초가 된 쇠고기 부문에 대해 “소뼈 수입은 농민의 생존권뿐만 아니라 국민의 건강과 생명이 달린 문제”라며 “미국은 소뼈를 버리든지 사료를 만드는 데 쓰는 데 그치지만, 한국의 경우 사골, 갈비 등 뼈를 다 즐겨 먹는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한국 시장에 집요하게 매달리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라며 뼈있는 쇠고기 수입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정부는 협상 내용을 낱낱이 공개해 국민의 뜻을 묻는 국민 투표를 실시한 뒤 협상 체결을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협상이 연장되면서 분야별로 한미FTA 체결을 반대하던 단체들이 범국본을 중심으로 뭉치고 있다. 전규찬 시청각 미디어공대위 집행위원장(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교수)은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해 “범국본과 함께 한미FTA 비준 저지를 위해 투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협상 시한이 연장됐지만 범국본의 저지 투쟁에는 가속이 붙을 전망이다. 이들은 체결 전날(1일) 저녁까지 저녁 7시마다 촛불집회를 열고, 협상이 진행 중인 한남동 하얏트호텔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다. 협상이 체결되는 2일에는 한미FTA 무효화를 주장하며 전국 동시 결의대회를 개최한다. (오마이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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