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 정책

반값 등록금은 우리가…각 당 정책 대결 불꽃

녹색세상 2007. 3. 29. 17:48

 

 

 
  

  대학 등록금 폭등을 해결하기 위한 각 정당의 해법이 한 자리에 모였다. 학생과 학부모의 등록금 부담을 줄이고 교육재정을 확대해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었으나, 구체적인 방법론에서는 큰 편차를 보였다. 특히 민주노동당 측 대표로 참석한 심상정 의원이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의 등록금 관련 정책을 조목조목 비판해 눈길을 끌었다.


  학부모 시민사회단체가 중심이 된 등록금문제해결 범사회대책위는 28일 국회 도서관 강당에서 ‘등록금 문제 해결 방안 정당 초청 토론회’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으로 등록금 관련 법안을 발의한 한나라당 이주호, 열린우리당 정봉주 의원은 물론 해외 출장 중인 민주노동당 최순영 의원을 대신해 당 대선주자인 심상정 의원이 참석했으며 민주당에서는 심연미 교육전문위원이 참석, 핵심 쟁점을 한 눈에 비교할 수 있는 알찬 토론을 진행했다.


  먼저 등록금 폭등에 대한 규제와 관련, 크게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대학에 대한 규제에 부정적인 반면 열린우리당과 민주노동당은 강도의 차이는 있지만 필요하다는 입장을 취했다. ‘ 값 아파트’ 이어 ‘ 값 등록금’흥행몰이에 나선 한나라당의 이주호 의원은 “ 학 재원이 취약한 상황에서 규제만 한다고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등록금 이외 재원을 충분히 확보해줘야 한다” 강조했다. 한나라당은 10만원 기부금 세액 공제와 장학금 확대를 통해 ‘반값 등록금’이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민주당은 대학 스스로 투명화 하는 노력에 기대를 표명했다. 심연미 전문위원은 “외부의 강제적 규제 장치보다 내부적 장치를 마련하는 게 낫다는 의견”이라며 “대학 구성원들의 협의체를 공식기구화해 등록금 책정 과정이 투명하고 민주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열린우리당 정봉주 의원은 등록금과 관련 “대학은 대단히 부도덕하다”며 규제 필요성을 역설했다. 정 의원은 “대학은 돈이 없다고 하지만 여의도 70~80배에 달하는 토지가 현재 대학의 수익용 재산”이라며 “돈이 없는 게 아니라 학생들에 쓸 돈이 없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하지만 그는 “현재 등록금을 반으로 낮추자는 것은 현실적으로 접근 방법이 어렵다”며 ‘지금부터 올라가는 것을 막자’고 주장했다. 그는 대학 등록금에 대한 사회적 검증 합의 기구를 구성, 물가인상률보다 지나치게 높은 등록금 인상률의 경우 그 타당성을 검토하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한 바 있다.


  민주노동당은 대학구성원들이 참여하는 대학 평의원회 법제화는 물론 등록금 상한제 같은 보다 강력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심상정 의원은 한나라당의 ‘반값 등록금’ 주장을 겨냥해 “민주노동당이 입법 발의한 등록금 상한제가 ‘진짜 반값 등록금’ 정책” 라고 강조했다. 국회 교육위 소속 민주노동당 최순영 의원은 등록금이 가구소득 1개월 치를 넘지 못하도록 하는 등록금 상한제와 경제 사정에 따른 차등 부과제, 기초생활수급권자와 차상위계층에 등록금 면제를 핵심으로 하는 법안을 발의한 바 있다. 또한 내달에는 최근 OECD가 한국 고등교육 보고서에서 권고한 등록금 후불제를 도입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교육재원 마련 방안에 대해서도 입장이 갈렸다. 한나라당은 자신들의 ‘반값 등록금’ 정책에 소요되는 약 4조원의 예산과 관련, 우선 대학기부금과 대학의 평생학습프로그램 등 대학 자체 재원 마련에 주목했다. 또한 노동부의 고용보험 재원을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더불어 한나라당의 ‘작은 정부론’에 따라 낭비성 예산을 삭감해 이를 우선적으로 교육재정으로 돌리겠다는 주장이다. 이주호 의원은 “사람에 대한 투자에 먼저 예산을 쓴다는 원칙만 세우면 된다”고 강조했다.


  열린우리당 정봉주 의원 역시 고용보험의 활용을 주장했다. 이와 함께 추가로 세수 확보되는 부분을 고등교육예산으로 우선 돌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지방재정교부금 법 통과에 따른 지방교육재정 7천억, 부동산 보유세 증가분, 담배값 인상에 따른 세수 확대 등을 주목했다. 그는 OECD의 국가 정책적 고등교육에 대한 개인수익률과 사회수익률 분석 결과에서 개인수익률(12.2%)보다 국가경쟁력이 높아지는 사회수익률이(14.2%) 더 높다는 점을 지적하며 “이 비율대로라면 고등교육비의 55%는 국가가 내야 한다는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국가 부담 확대를 강조했다. 민주당도 장기적으로 교육재정의 전체 규모를 GDP 6%까지 확대해야 한다는데 공감을 표했다. 단기적인 재정 확충 방안으로는 미과세 징수 세금의 추가 징수, 외환위기 이후 정부 출자 금융회사 지분 매각, 신성장 산업과 세원 확대 등을 제시됐다.


  심상정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이 공약한 교육재정 6%를 확보하면 2008년 이후 10조 정도 추가 예산 확보가 가능하다”며 “등록금 상한제는 물론 초중등 무상교육도 실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노동당이 주장하는 등록금 상한제와 저소득층 등록금 면제에 최대 7조2345억원의 재원이 필요하지만 사립학교 적립금 상한제를 통해 2조 1,000억원 가량의 재원이 확보되고 정부가 이미 사립대학에 지원을 하고 있는 만큼 사실상 국고 지원분은 4조 안팎이라는 것이다.


  심 의원은 교육재정 확보와 관련 민주노동당이 주장하는 무상의료, 복지 실현 재정과 더불어 총체적으로 추산돼 부유세를 포함한 직접세 증세와 사회복지세 신설 등을 통해 충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심 의원은 이어서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의 등록금 정책의 허구성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열린우리당은 높은 등록금에 대한 대책 없이 광범위한 학자금 융자만 도입하려 하고 있으며, 한나라당이 주장하는 기부금 확대를 통한 대학의 수익구조 증가가 등록금 인하로 연결될지 미지수라고 주장했다.


  기부금 수입이 가장 많은 홍익대의 등록금이 오히려 대학 평균 등록금보다 9.5%나 높고 고려대, 연세대, 한양대 등 주요 사립대들 역시 마찬가지인 만큼 기부금과 적립금 활용 및 운용에 대한 명확한 규제가 전제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민주노동당 대선후보 경선에 출사표를 던진 심상정 의원은 이날 우리 교육의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강조하며 자신의 교육 분야 대선공약을 살짝 내비치기도 했다. 그는 민주노동당의 국공립통합, 졸업자격시험제도 정책과 더불어 조만간 ‘개방형입시제도’, ‘국립대통합전형의 계층쿼터제’ 등을 대선공약으로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레디앙/김선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