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와 국제

사우디 방문한 노 대통령 ‘FTA 협상하자’

녹색세상 2007. 3. 26. 14:14

FTA협상에 ‘올인’하는 노무현 대통령


  한미 FTA 협상 타결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지배적인 가운데, 동시 다발적 FTA를 추진 중인 노무현 대통령이 GCC(걸프협력회의)와도 FTA 협정 추진을 선언했다.
 
  “올 해 안으로 FTA 협상 출범토록 할 것”
 
  사우디아라비아를 순방 중인 노 대통령은 25일 오전(현지 시간) 사우디 국왕자문회의(슈라 카운슬)를 방문해 150명의 의원들 앞에서 ‘21세기 한중동 미래 협력 구상’을 밝히며 “경제협력 확대의 틀로서 한국과 GCC 간 자유무역협정을 추진하고자 한다”고 선언했다. 노 대통령은 “한-GCC 간에 FTA가 체결될 경우, 양측 모두에게 큰 혜택을 가져다 줄 것으로 생각하며, 올해 GCC 측과 협상 개시를 위한 절차에 착수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GCC는 지난 1981년 사우디,쿠웨이트,카타르,UAE,바레인,오만 등 걸프지역 6개국이 구성한 지역협력체다. GCC는 2010년까지 단일통화, 2021년까지 단일시장 실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편 우리 정부는 “높은 구매력을 보유한 GCC와 FTA 체결 경쟁에서 뒤처질 경우, GCC시장에서 우리 기업들의 경쟁력이 약화될 가능성이 크므로,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 FTA 추진이 필요하다”며 “금년 안으로 FTA협상 출범이 가능하도록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임기 일년도 남겨 놓지 않은 대통령이 해야 할 일은 정권 말기 권력 누수를 막고 차기 대통령 선거를 공정하게 치를 수 있도록 하는 것임은 중학생 정도면 아는 사실이다. 그런데 ‘예수 천당, 불신 지옥’을 말하는 광신도처럼 FTA 체결의 맹신자가 되어 있으니 이 노릇을 어찌하면 좋단 말인가? 지금 정치권의 범여권 대선 주자들도 주저하는 ‘한미FTA 협상’ 때문에 시끄러워 한 치 앞날을 예측할 수 없는 국면임에도 불구하고 복잡한 국내를 잠시 벗어나 미국의 똘마니 노릇을 수시로 해대는 바람에 우리와 사이가 좋지 않은 중동권을 향해 ‘FTA체결’을 뱉어내니 도대체 어쩌란 말인지.....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 그것도 대통령관저가 코 앞에 바라보이는 경복궁 앞에 침략전쟁연습이 분명한 전시증원훈련(RSOI)을 한답시고 작전용 미군 차량이 버젓이 서 있는 이 현실은 어떻게 하고 아랍 진영을 방문해 그런 헛소리를 해대는지 갑갑하기 그지없다. 굳이 필요한 훈련이라면 시민들의 눈을 피해 야간에 해도 되건만 백주 대낮에 그렇게 해야 하는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김영삼 집권 후 청와대 경비를 위해 경복궁에 주둔하고 있던 수방사 예하 30경비단 마저 철수 시켜 버렸는데 왜 남의 나라 작전 군용 차량이 있어야 하는지 그 이유를 말해야 한다.

 

  수 억의 인구를 가진 ‘아랍권과 멀어지지 않고 위해 이라크 파병을 해서는 안 된다’고 하는 소리를 전혀 듣지 않더니 이제 와서 중동진영과 ‘미래 협력구상’을 하자고 한다. “대한민국의 이익을 위해서 회교 문화권을 자극하는 아프가니스탄에 파병된 병력을 철수하라”고 말한 사람들은 진보운동권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이익을 걱정하는 경제학자요 대학교수들이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자, 수 억의 인구가 있는 아직 미개척지요 석유 개발로 돈이 넘쳐 나는 회교권은 우리 기업이 엄청난 이익을 남길 수 있는 시장이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

 

  ‘인샬라’를 외치며 순교자의 정신으로 미제국주의에 하나 뿐인 자신의 몸을 던지며 싸우는 아랍의 전사들로 부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관계 개선을 해야 할 것 아닌가? 미국의 뒤만 따라 다니다 손해 보는 짓을 왜 하는지 원점에서 검토해 봐야 한다. 분쟁지역 전문 취재 기자인 정문태는 ‘국제정세를 바라보는 시각’에 대한 한겨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전 세계 모든 분쟁의 배후에는 미국이 있다는 것만 이해하면 답이 보인다”고 했다. 현실적인 미국과의 역학관계를 인정하더라도 이제 벗어나야 하지 않겠는가? 임기 끝나고 청문회 불려나가지 말고 재발 조용히 있어주는 게 여러 사람 도와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