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백성이 모두 지옥에 있는데 당신들은 천당에서 내려다보면서 앉아 있을 수가 있느냐?”는 말은 3.1운동 당시 이른반 신중론을 내세우며 몸을 사리던 목사들을 향해 남강 이승훈 선생이 내뱉은 소리다. 당시 장로교의 지도급이었던 길선주와 손정도는 이른바 1907년 ‘평양 대부흥 운동’을 이끈 인물들로 역사의식이라곤 전혀 없이 남이야 죽든 말든 ‘오직 천구’을 떠드는 기독교인들이 떠받드는 자들이다. 남강 이승훈이 자신의 전 재산을 털어 민족 지도자를 양성하고자 교육에 뛰어 들긴 했지만 무장 투쟁을 외친 인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욕먹었으니 그들의 역사 인식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이해하고도 남음이 충분할 것이다.
한미FTA 문제로 온 나라가 떠들썩하다. 얼마나 다급한지 ‘FTA만이 살 길’이라던 노무현도 ‘얻을 게 없으면 안 할 수도 있다’고 하고, 여태껏 한 마디 없던 범여권의 대선 주자들도 ‘차기 정권으로 넘기라’고 한 마디씩 거들고 있다. 여권의 균열인지 인지도 상승과 표정관리를 위한 속임수인지 모르지만 분명한 것은 한미FTA 문제를 그냥 두고는 위험하다는 판단이 선 게 분명한 것 같다. 오죽하면 김근태가 “지금 한미FTA를 체결 하려면 나를 밟고 가라”고 하겠는가?
그런데 아직도 기독교는 이 땅 민중들의 생존이 걸린 한미FTA협상의 문제점에 대해 소수의 목회자와 신자들만 목소리를 내고 있다. 보수가 아닌 극우반동인 기독교가 ‘좌파정권’이라고 떠드는 현 정권이 미국에게 모든 것을 내 주지 못해 안달이 나 있음에도 불구하고 하나님 보다 ‘오직 미국’만 외치고 있는 모습이 볼 성 사납기 그지없다. 그렇게 살기 좋다던 오스트레일리아도 미국과 ‘FTA협상’을 체결한 후 대학의 정부 지원금이 없어져 대학을 졸업하면 아파트 한 채 값의 빚쟁이로 청년들이 사회에 나오고, 한국 사람들이 못 가서 안달이 난 캐나다도 NAFTA 체결 후 갈수록 복지제도가 축소되어 노숙인이 해마다 늘어가고, 캐나다 우체국의 택배 업무마저 정부의 지원을 받는다고 미국 택배업체로 부터 제소를 당해 곤경에 처한 사실을 알고는 있는지 모르겠다.
97년 외환위기 후 불어 닥친 구조조정이란 이름의 자본의 이윤 극대화로 인해 멀쩡하게 일하던 가장들이 쫓겨났으며, 얼마나 많은 가정이 파탄 났는지 잊었단 말인가? “나라 없는 놈이 어떻게 천당에 가느냐” 던 남강 이승훈 장로의 말씀이 그들의 귀에는 들리지 않는가? 하나님의 특별 은총을 팔면서 남들은 굶더라도 ‘난 축복 받는다’며 얼마나 더 아편을 찌르려는지 갑갑하다. 나라가 망하고 민중이 망하면 교회도 망하건만 왜 그게 안 보이는지, 안 보려고 눈을 가리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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