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이야기

이오덕은 정말 깐깐한가?

녹색세상 2012. 8. 3. 20:08

 

이오덕 선생님은 우리말을 갈고 다듬는데 일생을 바친 분으로 많은 사람들이 기억합니다. 교사이자 아동문학가평론가우리말 연구가로 실력도 굉장한 분이죠. 1944년부터 초등학교 교사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43년간 교직에 있으면서 농촌지역에서만 근무하면서 시골 노인들에게 우리말의 쉬운 표현을 많이 배웠다고 하니 교회 할머니들에게 우리말을 배웠다는 시인인 늦봄 문익환 목사님과 공통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한길사에서 출판한 우리글 바로쓰기는 동화작가인 이오덕 선생이 쓴 책으로 읽을 때 어색하지 않게 글을 써야한다고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쓸데없이 어려운 말, 비문, 일본어투, 서양 말투를 쓰는 것을 강력하게 비판하지만 억지로 순우리말을 만들거나, 지금 세대 사람들은 전혀 모르는 옛말을 써야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비판하니 우리말을 찾는데 혼신을 기울이는 백기완 선생님과는 조금 다른 것 같습니다.

 

순우리말을 쓰기보다 자연스러운 말을 쓰자는 주장을 하고 있으며, 모든 말을 겨레말로 바꾸어 쓰자는 의견과는 약간 다르니 이오덕이 지나칠 정도로 깐깐하고 꼬장하다는 말은 편견임이 바로 알 수 있습니다. ‘먹물들이 우리말을 망쳤다며 잘못된 번역투가 퍼진 걸 안타까워 하셨던 게 기억납니다. 그 먹물들 중 상당수는 운동권이었음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국내에 철학이나 사회과학 책이 없던 군사독재 정권 시절 일본서적을 몰래 번역하면서 잘못된 일본어투가 마구 스며드는 걸 가슴 아파하셨습니다.

 

언어는 생성소멸 한다며 잘못된 표현을 현실이라며 그냥 수용하자는 사람들이 많으나 환경오염이나 파괴가 정상이 아니듯 우리말 오염을 그냥 내버려두어서는 안 됩니다. 진보정당에서 나오는 각종 자료는 난수표를 방불케 할 정도로 어렵고, 도대체 어느 나라 말인지 분간할 수 없을 때가 한 두 번이 아닌데 이오덕 선생님이 보시면 뭐라 하실지 갑갑합니다. 이오덕 선생님이 초등학교 교사가 아니라 대학교수였더라도 지나치게 깐깐하다고 몰아붙일지 모르겠습니다. (사진: 오마이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