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세화 대표님의 이번 인사 문제와 관련해 두 번 째 쓰는 글입니다. 이번 인사가 매우 파격적이란 말씀을 먼저 드립니다. 정책위원회 의장으로 임명된 이장규 동지는 적임자라 시비를 걸 사람이 거의 없을 겁니다. 사무총장에 아무도 생각지 못한 서울 은평위원장 이수현 동지를 임명한 것은 ‘경험이 없다’는 일부 선수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참신한 인물을 당무를 총괄하는 자리에 배치한 것으로 아주 잘 하셨습니다. 첫 실수를 만회하고도 남는다고 저는 평가하고 싶습니다.
▲ 12월 6일 희망버스 문제와 관련해 부산시 의회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홍세화 대표. 부산구치소의 영어의 몸으로 있는 정진우비정규노동실장을 면회 위로하였다. 왼쪽은 정진우 동지의 부인인 김선아 부대표.
▲ 구속되어 부산구치소로 가기 전 경찰서 유치장에 갇혀 있는 정진우 실장을 면회하는 진보신당 비상대책위원회 김혜경 대표. 정진우의 밝은 얼굴이 매우 인상적이다.
이수현 동지 같은 분에게 시비 거는 자들이 상투적으로 해대는 ‘경험이 없다’는 소리는 반대를 위한 반대 일 뿐이니 크게 신경 쓸 일이 아니라고 봅니다. 왕후장상의 씨가 어디 따로 있습니까? 노무현 전 대통령이 남해군수를 지낸 김두관을 행정자치부 장관에 임명할 때 여당에서 조차 얼마나 반대가 심했습니까? 명색이 진보정당에서 보다 많은 당원들이 경험을 하도록 기회를 주어야지 유경험자만 찾는다면 폐쇄적인 직업군인들의 놀이터에서 결코 벗어날 수 없음을 우린 잘 압니다.
힘든 시절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쳐 뛴 전업활동가들의 노고를 모르지 않으나 이젠 세상이 변했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는 것은 정말 멍청한 짓이죠. 그런데 갓 입당한 문부식 씨가 비서실장에 대변인까지 겸임한다니 놀라는 당원들이 한 둘이 아닐 것입니다. 비서실장은 대표가 편한 사람을 임명하는 건 인지상정이라 백번 양보하더라도 우리 진보신당의 입인 대변인까지 당내 사정을 전혀 모르는 문부식 씨에게 맡기는 것을 당원들이 어떻게 이해하겠습니까?
대표의 고유 권한인 인사 문제를 거론하려니 매우 조심스럽고 여간 어려운 게 아닙니다. 저도 나이 쉰 줄로 표현 하나하나를 책임져야 하는 나이라 무척 신경이 쓰이지만 무차별 통합 논의를 극복하고 정체성을 지킨 당의 문제니 거론하는 것을 양해해 주시리라 믿습니다. 이런 걸 ‘파격적인 인사의 반대’라 표현하면 무례하다고 할 지 모르나 저는 도무지 다른 말이 생각나지 않습니다. 겸임을 하면 당장 둘 다 제대로 수행하기 어렵지 않을까요?
곧 국회의원 총 선거인데 어떻게 하시려는지 걱정입니다. 문부식 씨가 대변인으로 논평과 정치평론을 하려면 무엇보다 당의 사정을 잘 알아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는 것은 대표님이 더 잘 아시지 않습니까? 활동가들과 얼굴도 익히고 교류하려면 적어도 1년은 보내야 하는데 그 공백을 어떻게 메우려 하시는지 의아할 따름입니다. 인사가 대표의 고유 권한이란 것은 그에 따른 책임도 져야 한다는 것임을 모르지 않으실 겁니다. 이번 문부식 씨 겸임 발령은 새로운 시험대에 올랐음에 분명합니다.
덧 글: 이것으로 문부식 씨 인사 문제와 관련한 글은 마칩니다. ‘첫 인사인데 너무 하다’며 비판하는 당원들도 계실 줄 압니다만 뒷담화나 해대는 것 보다 공론화 하는 게 건강하고 생산적이라 온갖 눈치를 무릅쓰고 올립니다. 홍세화 대표나 문부식 당원에게 개인적인 감정은 추호도 없음을 밝히며 대구 오시면 막걸리 대접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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