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정치

홍세화 대표님, 문부식 씨는 당원이 아닙니다.

녹색세상 2011. 12. 3. 19:12

 

홍세화 대표님, 독한 감기몸살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은 12월입니다. 대표단 유세 도중 건강이 안 좋아 입원까지 하셨는데 괜찮으신지 모르겠습니다. 대표님을 괴롭혔던 그 불청객이 저를 찾아와 2주 동안 애를 먹이고 있습니다. 푹 쉬고 안정을 취하면 회복이 빠르련만 그 놈의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몸을 움직이다 보니 오래 가는군요. 이럴 때 마다 ‘아프면 푹 쉬고 마음 놓고 치료받는 세상’이 하루 빨리 왔으면 하는 게 비단 저만의 바람은 아닐 것입니다.

 


인사는 분명 대표의 고유 권한인데 언급하려니 여간 조심스러운 게 아닙니다. 그렇지만 대표님은 고언도 경청하는 분인 줄 알기에 머뭇거리지 않고 쓰겠습니다. 에둘러 말하지 않겠습니다. 사무총장 인선과 관련해 당내에 신망이 높은 선배 활동가로부터 전해 듣고 놀랐습니다. 지금이 화합의 지도력을 발휘해야 할 때지만 통합논의를 무리하게 밀어 붙이고, 통합연대 집행위원장까지 했던 사람을 당무를 총괄하는 자리에 임명하는 것은 엄청난 반반을 불러일으킬 수 밖에 없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당론을 위반한 정치적 행위로 당기위원회에 제소될 사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무총장에 검토했다는 것은 첫 단추를 잘못 끼운 것 같습니다. 많은 당원들이 더 놀란 것은 당원도 아닌 문부식 씨가 비서실장으로 거론된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홍세화 대표 체제의 설계도에 심각한 하자가 발생한 것으로 보는 당원들이 많습니다. 갓 취임한 대표에게 싫은 말 하려니 너무 불편해 침묵을 지키는 당원들이 많다는 것을 잘 아실 겁니다.


아무리 인사권을 존중한다 해도 ‘이건 아니라’는 생각을 윤희용만 가지고 있을까요? 홍세화 대표의 단점은 당의 활동가들과 교류가 거의 없을 뿐 아니라 당내 사정에 어둡다는 것임을 잘 아실 줄 믿습니다. 이를 보완하려면 사정에 밝은 사람을 등용해야 한다는 것은 상식입니다. 더욱이 비서실장은 단순한 대표의 심부름꾼이 아니라 대표단의 업무를 조율하는 자리로 핵심참모입니다. 저는 문부식 씨를 잘 모릅니다. 그렇지만 진보신당의 당원이 아니란 사실은 분명히 알고 있습니다. 그러기에 우려하는 당원들이 많습니다.


‘입당 후 임명하면 되지 않느냐’는 것은 노회찬 씨가 대표시절 당원이 아닌 사람들을 ‘전략공천’이라란 걸 한 결과가 어떻게 되었는가를 안다면 억지에 불과할 뿐이라고 봅니다. 통화한 선배에게 ‘이 문제를 공개적으로 거론하는 게 어떻겠느냐’고 물었더니 ‘그럴 생각이 없다’고 단호하게 말할 정도로 강력하게 문제 제기를 하시더군요. 홍세화 대표님, 왜 당원도 아닌 문부식 씨를 비서실장으로 임명하셔야 하는지 도무지 납득할 수 없습니다.


당원이 아닌 사람이 당내 사정에 밝지 않은 대표를 보좌하는 걸 당원들이 어떻게 납득하겠습니까? 비서실장을 단순한 ‘나의 사람’으로 보지 않는 분이라는 걸 믿기에 다시 검토하시라는 말씀을 드립니다. 월요일 마다 대표단 회의가 있는데 토요일 긴급히 소집된 것은 비서실장을 비롯한 인사 문제와 무관하지 않으리라 봅니다. 진보신당의 당원들은 결정했다고 밀어 붙이기보다 다소 체면이 손상되더라도 당원들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대표를 더 존경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속담처럼 조금 늦는다고 탈은 없지만 서두르면 위험합니다. 대표단이 새로 출범했으니 당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첫 조치로 사무총장 임명과, 대표단의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비서실장을 발령 내는 건 당연한 인사조치니 거론할 필요가 없음에 분명합니다. 그렇지만 대표님이 ‘정치적인 영향력보다 정체성을 지키는 게 더 소중하다’고 하신 말처럼 진보신당의 가치를 지키려면 문부식 씨 비서실장 임명을 재고하시라는 말씀을 다시 드립니다.


덧 글: 이 글과 관련해 몇 분의 동지들에게 전화로 폐를 끼친 걸 사과합니다. 저와 비슷한 당원들에게 전화 받고 마음 고생하실 부대표들께 위로의 말씀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