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경제

솔직한 심상정 씨를 보고 싶다.

녹색세상 2011. 1. 28. 23:42

심상정은 좀 더 솔직하면 안 되는가?


레디앙에 나온 심상정 씨의 미국 방문 기사가 종일 불편하게 했다. 누적된 ‘스트레스 때문에 이젠 장기 쪽이 막혀 있으니 주의하라’는 주치한의사의 말이 귀에 어른 거려 먹는 것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다. 갑갑한 마음에 젊은이들이 가득 찬 계명대 부근 먹자골목을 헤맸다. 겨우 찾은 가게의 화학조미료를 퍼부은 안주가 유난히 불편하다. 채식이 몸에 배인 탓인지 모르겠다. ‘형님이나 저나 입이 ××라 없어서 못 먹죠’라는 주치의사인 후배의 말도 오늘만은 적용되지 않는 모양이다.

 

 

미국을 방문 중인 심상정 진보신당 고문이 25일(현지시간) LA Grand Hotel에서 열린 교민단체 초청 강연회 자리에서 “진보정당은 2012년 대선 연립정부 구성이라는 집권 전망의 전제 위에 후보단일화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진보대통합은 물론 나아가 민주당 등 개혁세력과의 선거연대와 권력공유를 강조한 것이다. 그는 또 오는 2012년은 ‘시대교체기’이며 시대정신은 ‘평화와 복지’라고 강조했다. 심상정 씨의 말은 지금 문성근 같은 인사들이 하는 말과 다르지 않다.

 

심상정 씨는 “우리 국민은 새로운 대한민국을 원하고 있으며 과거로 가는 선택은 하지 않을 것이나 문제는 야권”이라며 “국민들은 민주당에 대해서는 낡은, 혁신 대상이라 생각하고 진보정당은 힘이 있느냐는 의구심과 저항세력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했는데 우리 사회의 저항세력을 억지만 부리는 집단으로 치부해 버린 것 같다. 그가 말한 내용 전체가 아닌 언론에 나온 일부만 갖고 정리하는 것은 무리가 있으나 작년 지방선거 후 보인 행보와 비교해 보면 충분히 짐작 가능하다.


상처는 시간이 지나면 나을 줄 아는 사람들이 많다. ‘세월이 약’이 아니라 그 상처위로 새살이 돋아나야 낫는다는 걸 모르는 탓이다. 진보통합과 관련해 ‘과거의 나쁜 기억은 잊자’고 하는데 심상정 씨가 그런 건 아닌지 모르겠다. 아직 상처가 치료되지 않았는데 그냥 덮고 가자는 것과 다름없는 말 아닌가? 당장은 아플지 몰라도 상처를 과감히 도려내지 않으면 덧나 결국은 절단을 해 회복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심상정 씨가 모른다면 큰일이다. 알고도 넘어가자면 심상정은 정말 나쁘다.

 


진보정치가 힘들면 당신이 가고 싶은 길 가라.


심상정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경기도 지사 후보를 사퇴한 것에 대해 “이상에 치우친 운동권정치에 대한 성찰과 현실에 뿌리박고 대안세력으로 성장해가겠다는 결의의 표현”이라며 “대한민국이 미래로 희망으로 나가려면 무엇보다 정치가 바뀌어야 한다는 절박한 인식 때문이며 나로부터 시작하겠다는 결심”이라고 분명히 말했다. 진보정치를 길바닥에 패대기치고 신자유주의자의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늘어진 처지에 무슨 할 말이 그리도 많은지 모르겠다.

 

 

이는 조직의 결정으로 경기지사에 출마한 것 보다 치밀한 계산 끝에 사퇴한 것이 더 소중하다는 말이 아니고 무엇인가? 한편 교민단체인 민주개혁서부연대가 주최한 이날 강연은 민주개혁서부연대 박상준 대표, 6.15실천위원회 서부위원회 김용현 대표, 김윤경 민주노동당 초대 후원회장, 김세정 UCLA 한국학연구소 부소장 등 교포사회 관계자들 50여명이 참석한 자리니 그리 큰 의미를 부여하기에는 무리가 있으나 심상정 자신의 속내는 그대로 드러낸 셈이다.


심상정은 지난 1월 5일부터 UCLA 한국학 연구소의 초청으로 미국을 방문 중이다. 국회의원 1명 있는 정당에게 미국의 대학연구소가 손을 내미는 것은 분명 의도가 있다. ‘점심 한 끼도 공짜가 없다’는 것은 세상 살아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안다. 난 심상정이 좀 더 솔직해졌으면 좋겠다. “지금 이대로 가면 국회 진출이 어렵다”고 한다면 욕할 사람 없다. 그런데 시대의 정신에 연립정부 구성까지 들먹이며 포장하는 모습은 진보정치인이 보여줄 게 아니다.

 

이제 자신이 가고 싶은 길로 가면 된다. 변하지도 않을 민주당과 친노 세력에게 매달려 자신의 몫을 챙기던 말든 진보정치의 자산만은 까먹지 않도록 해야 한다. 오늘의 심상정을 만든 사람들이 누구인지 모르지 않는다면 더 이상 괴롭히지 말고 놓아 주는 게 진보정치의 가시밭길을 가려는 동지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다. ‘진보정치의 대의’라는 포장은 제발 그만 하시라. 서로에게 상처 주지 말고 갈 길 가는 게 좋은데 버티고 있으니 고집 하나는 유시민 못지않다. (레디앙 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