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와 국제

핵발전 수출 대가로 군대까지 보내는 이명박 정권

녹색세상 2010. 11. 3. 23:08

돈벌이만 되면 군대를 보내도 되는 가?


국방부는 3일 한국형 원자력발전소를 도입하는 아랍에미리트(UAE)의 요청에 따라 특수전부대 130여명을 국회 동의를 받아 연말에 파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 마디로 미친 짓이다. 돈 벌이가 된다고 군대를 보낸다는 정신 나간 짓이다. 돈 몇 푼 번다고 우리 젊은이들을 그 나라에 보내야 하는지, 아랍 진영과 갈등을 빚을 소지가 엄청나게 많음에도 파병을 해야 하는지 도무지 납득할 수 없다. 친미 일변도의 정책으로 아랍 쪽과 갈등을 빚고 있는 현실을 하는지 모르겠다.

 


장광일 국방부 정책실장은 이날 “아랍에미리트는 5000명가량인 자국의 특수전부대를 1만명으로 배가하고 부대 수준을 끌어올리기 위해 한국군 최정예 부대인 특수전부대의 파견과 긴밀한 훈련 협력을 요청해 왔다”며 “파견 특수전부대의 임무는 아랍에미리트 특수전부대에 대한 교육훈련 지원, 연합훈련 및 연습, 유사시 우리 국민 보호 등”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무장한 군대가 가는 것은 전쟁을 동반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은 중학생도 아는 상식이다.


국회 동의를 통과하면 파병 기간은 올해 12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2년이며, 병력은 특전사 1개 지역대 130여명이 4~6개월 주기로 교대할 예정이다. 하지만 원전 건설 완료(2020년) 때까지 파병이 연장될 가능성이 높다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주둔지는 아랍에미리트군 특수전학교 영내 숙소와 훈련장을 무상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장광일 실장은 “내년 1월부터 공사를 시작하는 원자력발전소 경계는 우리 특전부대가 관여하지 않고 아랍에미리트가 맡는다”며 말장난을 했다.


“파견될 특전부대 주둔지와 원전 공사장이 300킬로미터 넘게 떨어져 있다”고 말했다. 군대가 가 있는데 거리는 꼼수에 불과하다. 필요하면 비행기로 바로 공수 가능한 게 군대 아닌가? 국방부는 이번 특전부대 파견은 안전한 비 분쟁 지역에서 군사협력을 강화하고 국익을 창출하는 데 기여하는 새로운 개념의 부대 파견이라고 설명했다. 바꾸어 말하면 ‘돈 벌이가 되면 얼마든지 무장한 정예 부대인 특수전 부대 병력을 보내겠다’는 것이다.


돈 때문에 군대를 보내는 것은 무덤을 파는 짓


하지만 불안한 중동지역 정세와 원전 수주 같은 민간 경제활동을 뒷받침하려고 파병한 선례가 없다는 점에서 이번 파병이 군 본연의 임무 수행과는 거리가 멀다는 비판도 나온다. 아랍에미리트와 껄끄러운 관계인 이란은 걸프만을 두고 마주한 아랍에미리트에 원전을 짓는 데 대해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랍에미리트는 원자력발전에 냉각수가 많이 필요해 해안에 자리 잡아야 한다. 이 경우 바다 건너편에 있는 이란의 군사적 위협에 노출되기 때문에 특수전부대 파견을 요구했다.


미국의 이란 제재에 대한 협력으로 이란과 불편한 관계인 한국으로서는 아랍에미리트 파병으로 이란과의 추가 관계 악화 가능성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국방위 소속 한나라당 의원은 “아랍에미리트 특수전병력 교육이란 파병 명분이 모호하고 우리가 원전을 수주하며 뭘 약속했는지 알려진 게 없다”며 “원전 수주의 대가로 아랍에미리트 정부에 유사시 동맹의 수준에 준하는 군사협력을 약속했다는 설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 정도면 분쟁을 자초한 것이다. 


하지만 밀실 파병 논의란 지적에 대해 국방부 관계자는 “아랍에미리트 쪽의 요청으로 군사협력의 구체적 내용은 비공개로 하기로 했다”며 그 이상의 설명을 거부했다. 군대를 외국에 보내면서 내용을 밝히지 않겠다는 것은 상식 이하의 짓이다. 우리 국민이 낸 혈세로 먹여 살리는 군대가 가는데 그 내용을 밝히지 않는다면 누가 동의한단 말인가? 김태영 국방부 장관이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를 만나 파병 계획을 설명하며 협조를 요청했으니 무덤을 스스로 파겠다는 짓이다. (한겨레신문 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