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와 국제

프랑스는 연금개혁 총 파업에 청소년들도 투쟁한다.

녹색세상 2010. 10. 22. 17:51

‘350만명 총 파업으로 대응’…학생들 가세


정부의 연금개혁 법안에 반대하는 프랑스 노동계의 총파업과 시위에 15세 학생들까지 가세하면서 시위가 격렬하게 바뀌고 있다. 19일 프랑스 곳곳에서는 마스크를 쓴 젊은이들이 차에 불을 지르고 상점 간판을 부수면서 경찰과 충돌했다. 파리 근교 낭테르에서는 고등학교 학생 수백 명이 최루탄을 쏘며 저지하는 경찰에 돌을 던지며 맞섰고, 리옹에서는 젊은이들이 쓰레기통과 차에 불을 지르고 상점을 부수는 등 시위가 커지면서 확산되고 있다.

 


이명박 정권과 경찰은 걸핏하면 사전에도 없는 ‘국가의 품격을 높이겠다’며 ‘선진국의 시위문화’를 닮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자신의 이해관계가 걸린 문제에 10대 청소년들까지 거리로 나와 이른바 ‘과격시위’를 하는 게 유럽이다. 일부에서는 ‘우리가 너무 평화적인 시위만 한다’며 ‘투쟁의 수위를 국제화 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경찰 물리력에 밀리기만 하는 투쟁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노동자들을 비롯한 민중들 생존권을 지키려면 보다 치열하게 싸우지 않으면 안 된다.


내무부는 이날 전국적으로 110만 명이 260여 건의 시위에 가담했다고 밝혔지만, 프랑스 최대 노조인 민주노동동맹(CFDT)은 시위 인파가 350만 명에 달했다고 주장했다. 노동계 총파업으로 이날 프랑스 최대 공항인 샤를드골 공항을 포함, 프랑스 전국 공항의 항공편 운항이 30% 가량 취소됐다. 또 정유소 노동자들의 파업 가세로 프랑스 정유소가 모두 문을 닫으면서 전국 주유소의 3분의 1 가량이 휘발유 재고가 바닥났다.


청소년들이 시위에 나서는 것은 미래의 문제이기 때문


민주노동동맹(CFDT) 등 주요 노조는 20일에도 파업을 계속한다는 방침이다. 연금개혁 법안에 반대해 지난달 초부터 프랑스 전역에서 시작된 시위는 대체로 평화적이었지만, 청년층의 가세로 일부 지역에서 충돌이 빚어지면서 학생들이 노동계 시위에 가담했던 1968년과 2006년의 상황을 연상시키고 있다. 당시 학생 단체의 시위 가세는 정부가 노동 법안을 포기하도록 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처럼 강력한 시위가 노동법안 개악을 막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사르코지 정부는 재정적자 감축을 위해 은퇴연령을 현행 60살에서 62살로, 국민연금 전면수급 연령은 65살에서 67살로 2년씩 늦추는 개정안을 밀어붙이고 있다. 이에 대해 노동계는 연금개혁안이 일자리를 줄이고 정책 실패의 부담을 노동자한테 떠넘기는 것이라며 반발해왔다. 이미 하원을 통과한 연금개혁안에 대해 상원은 20~21일께 최종 인준투표를 할 예정이다. 이를 앞두고 반정부 시위와 파업도 더욱 규모가 커지고 격렬해지고 있다.


파리 등 주요 도시의 중고등학교 학생들과 교사들이 시위에 가세하면서 261개 학교가 교문을 닫았다. 청소년들이 격렬하게 시위하는 것은 ‘자신의 미래’라고 명확히 인식하기 때문이다. ‘자신들의 노후가 불안한 것을 참을 수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 노동자들의 총파업과 대학생들과 청소년들이 시위에 나서니 시위 규모가 더 크지는 것은 당연하다. ‘넌 공부나 해라’는 우리와는 양상이 확연히 다르다. 노년의 문제까지 인식할 정도로 교육을 받았다는 증거다.


파리 오를리 공항과 샤를 드골 공항에선 항공편 30~50퍼센트가 취소됐다. 고속열차 테제베(TGV)의 운행도 절반가량 취소됐고, 파리ㆍ릴ㆍ리옹 등 대도시 진출입 도로는 대형 화물차의 ‘서행운전’ 시위로 마비됐다. 프랑스 최대 노조인 민주노동동맹(CFDT)의 현금수송 부문 대표는 현지 일간 <레제코> 인터뷰에서 “정부가 대화를 거부하면 은행 지점들의 현금 공급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런 프랑스의 국격이 떨어졌다고 말하는 정신 나간 자가 있는가? (사진: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