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경제

주성영 의원,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해 또 망언

녹색세상 2010. 8. 20. 09:46

주성영, 김대중 자서전이나 제대로 읽고 말하지


막말의 대가이자 대한민국 최고의 주사파(酒邪派)인 주성영 의원이 기어코 한 마디 하셨다. 조현의 경찰청장 내정자에 이어 전임 대통령에 대한 2탄 망발이라 ‘망자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도 모른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주성영 한나라당 의원이 <김대중 자서전>에 대해 “노태우 비자금 20억 원'을 받은 일에 대한 언급이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지만, 책 내용을 자세히 보지 못한 상태에서 저지른 착각으로 드러났다. 이 양반이 술이 덜 깨 마구 뱉어낸 말이나 다름없다.

 


고인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를 모르는 인간 말종들이 왜 이리 많은지 모르겠다. 주 의원은 지난달 30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김대중 자서전을 읽고’라는 글에서 “노태우 대통령으로부터 받은 20억 원에 대한 자기반성이 전혀 없다”고 비판했다. 이 글에서 1995년 10월 박계동 당시 민주당 의원의 폭로로 시작된 ‘노태우 비자금’ 사건의 전말을 소상히 되짚은 주 의원은 “그야말로 한국정치사에 있어서 가장 수치스럽고 더러운 돈거래였다”며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런데도 당시는 물론이고 사망하기 직전까지 DJ는 이와 관련해 단 한 번도 제대로 사과하지 않았고, 자서전에도 그 내용에 대한 언급은 없다. 안타깝다”고 썼다. 그러나 주 의원의 안타까움과는 달리 김 전 대통령이 '노태우 비자금'에 대해 쓴 부분은 ‘김대중 자서전’에 실려 있다. 김 전 대통령은 이 책 1권 657~658쪽에서 당시 기자회견을 통해 비자금을 받은 사실을 고백한 상황과 그 일로 인한 수치심을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


“…(전략) 사실 나는 14대 대선 즈음에 노태우 대통령으로부터 격려금을 받은 일이 있었다. 김중권 정무수석이 그 돈을 내놓았을 때 나는 많이 놀랐다. 그런데 김 수석의 자세가 정중했고, 다른 모든 후보들에게 대통령이 인사를 하는 거라고 하기에 믿었다. 사실 현직 대통령의 격려금을 뿌리치기는 참으로 어려웠다.


그리고 당시는 ‘정치자금법’이 없었기 때문에 법에 저촉되지도 않았다. 그러나 이것이 논란이 된 이상 나는 모든 것을 털어 버리고 선거에 임하겠다는 결심을 하고 국민들에게 이를 공개했다. 하지만 그 돈은 받아서는 안 될 돈이었다. 국민들에게 고백은 했지만, 내 정치 인생에서도 돈과 관련된 추문이었으니 부끄러운 일이었다.”


사건 당시엔 ‘20억+알파 수수설’을 제기하는 여당 정치인들도 있었다. 김 전 대통령은 이에 대해서도 자서전 1권 663~664쪽에서 아래와 같이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더 이상 한 푼도 받은 적이 없다고 밝혔지만 그들은 내 도덕성에 오물을 뿌렸다. …(중략)… 나와는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을 거명하며 그들의 계좌에 수백억 원이 은닉되어 있다니 어이가 없었다. …(중략)… 마침 국회 국정감사 기간이라서 비자금 의혹에 대해 국정감사를 실시하자고 했다. 계좌 모두를 뒤져 보자고 했다. 그렇게 국정감사 결의안을 냈다. 그런데도 정작 여당은 국정감사를 회피한 채 수사만을 촉구하며 검찰에 연일 압력을 가했다.”

 


“쉽게 찾을 수 있는 걸 영전에까지 이런 망발을”


김 전 대통령이 ‘노태우 비자금’을 받은 일의 전말과 이 사실을 공개한 이유, 또 이로 인한 수치심을 기록했지만 주 의원은 김 전 대통령이 자서전에 자신의 치부는 다루지 않았다고 오도한 것이다. 이에 대해 이 책을 출판한 삼인출판사의 홍승권 부사장은 “김대중 자서전은 김 전 대통령의 출생 연도인 1924년부터 서거에 이른 2009년까지 일이 시간 순서대로 적혀 있기 때문에 그 시절 가운데 특별히 궁금한 대목이 있다면 비교적 손쉽게 찾아 읽을 수가 있다”고 밝혔다.


“주 의원이 자서전을 다 읽지 않고 해당 대목을 찾아보기만 해도 쉽게 찾아낼 수 있었을 것”이라고 따끔하게 지적했다. 홍 부사장은 이어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치 인생은 늘 중상과 모략으로 얼룩진 고통의 나날이었고, 정적들은 김 전 대통령의 업적은 깎아내리고 잘못은 침소봉대하거나 조작하여 언론에 배포하곤 했다”며 “마지막까지 역사와 국민을 믿는다”라는 말을 남겼는데 “영전에까지 이렇게 거짓으로 점철된 흑색선전을 난무하게 할 순 없다”고 유감을 표했다.


주 의원은 문제의 글을 쓸 당시 자신이 해당 대목을 읽지 못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자신이 쓴 글의 취지는 잘못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아직도 술이 덜 깬 상태에 처해 있는 모양이다. ‘대구의 광란의 밤’ 주범으로 유명한 주성영 다운 행동이다. 주 의원은 18일 오후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 통화에서 “책이 7월 29일에 처음 발간돼 하루 만에 다 읽었는데 자세하게 못 본 것을 인정한다”고 만 말했어도 괜찮았을 텐데 전혀 그럴 기미가 없었다. 


주 의원은 이어 “해외출장에서 돌아온 뒤 보좌관들에게 책 속에 비자금 관련 언급이 있다는 보고를 받고 다시 책을 꺼내 보니 책 귀퉁이에 작게 언급이 돼 있는데, 아예 안 쓰느니만 못하다”며 “그냥 사실관계를 썼는데, 그게 반성했다고 볼 수 있겠느냐”며 “처음에 책을 자세히 못 봤던 건 인정하는데, 광주사태의 책임자의 피 묻은 돈을 받았던 사실에 대해 반성이 없다는 걸 지적하는 내 글의 취지는 여전히 옳다고 생각한다”고 끝까지 우겨 ‘광란의 밤 주역’다운 면모를 보여주었다. (오마이뉴스 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