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공격에 당한 책임을 왜 묻지 않는가?
천안함 침몰 민군 합동조사단은 20일 오전 10시 천안함 침몰 원인과 관련해 “북한에서 제조한 고성능폭약 250kg 어뢰로 확인되었다”며 “해저로부터 인양한 선체의 변형형태와 사고해역에서 수거한 증거물을 조사 및 분석한 결과, 천안함은 가스터빈실 좌현 하단부에서 감응어뢰의 강력한 수중폭발에 의해 선체가 절단되어 침몰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발표했다. 그렇지만 지금 확보했다는 증거물을 국제사회가 납득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합조단이 침몰해역에서 어뢰의 추진동력부인 프로펠러를 포함한 추진모터와 조종 장치 등을 수거해 분석한 결과 북한이 해외수출을 목적으로 배포한 어뢰소개 자료의 설계도에 명시된 크기와 형태가 일치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북한 연어급 잠수함이 외곽을 우회해 근접공격을 가했고 이를 위한 백령도 근해 조류가 어뢰 공격에 제한이 없을 것이라는 군의 분석이다. 군 관계자는 “이런 모든 증거는 이번 사태가 북한의 소행이 분명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한편 민주당 측의 조사위원으로 참여한 신상철 위원은 ‘어뢰 공격이 아니라 좌초로 인한 사고’라고 한다. 선박 인양 전문 기술자인 알파잠수기술공사의 이종인 대표 역시 ‘좌초로 인한 것’이라고 민주당 최문순 의원실이 주관한 관련토론회에서 밝혔다. 그런데 해군이 신상철 위원을 ‘명예훼손’으로 고소를 하는 어이없는 일이 발생했다. 이들은 수 많은 배를 인양한 경험이 풍부한 기술자들이며 해군에 근무할 때 백령도 인근을 수없이 누빈 사람들이고, 선박을 만드는데 감독을 한 전문기술자들이다.
한미연합 작전 중에 발생한 사고 책임은 누가?
사고 발생 때부터 수 없이 말이 오락가락한 군의 발표는 국민의 신뢰를 잃고도 남는다. 침몰 사고가 발생할 당시 한미연합 ‘독수리훈련’이 진행 중이었다. 북한을 타격 대상으로 상정한 군사작전을 수행하고 있었는데 북한의 공격에 당했다면 해당 지휘관들을 옷 벗기는 정도가 아니라 당장 군법회의에 회부해야 되는 것 아닌가? 천암함이 사고 해역으로 가도록 명령을 내린 자와, 소속부대인 2함대사령관을 즉각 구속시켜야 군의 기강이 바로 선다는 것은 상식이다.
▲ 천안함 조사 결과 발표를 하루 앞두고 국방부는 19일 오후 3시 10분경 경기도 평택 2함대 사령부에서 내외신기자들을 대상으로 인양된 천안함을 30분 동안 공개했다. 그러나 국방부는 포토라인을 치고 절단면 내부모습을 가림막으로 가린 채 안쪽으로 취재진의 접근을 막았다.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해군작전사령관과 해군참모총장 역시 마찬가지다. 책임을 물어야 할 장성들을 그냥 두는 걸 누가 납득할 수 있는가? 합동조사단의 발표대로 북한의 소행이라면 첨단 장비로 무장한 한미연합훈련이 엉성하기 그지없다는 말이다. 작전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 하고 경계망이 뚫렸으면 당장 계급장을 떼고 감옥에 쳐 넣어야 한다. 통신망이 두절된 합참의장 역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 최고 지휘관이란 자들이 허점투성인데 누가 상관의 명령을 제대로 듣는단 말인가?
한편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19일 “천안함은 어뢰 폭발로 침몰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유 장관은 이날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열린 주한EU(유럽연합)상공회의소 오찬 강연에서 “민관합동조사단의 조사 결과 원인이 확실히 밝혀졌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명색이 한 나라의 외교업무를 총괄하는 사람이 공개적인 자리에서 가능하면 피해야 할 말을 해도 되는지 뇌 구조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이명박 정권의 외교가 어떤 것인지를 보여준 것이다.
민간 인양전문가들은 ‘좌초’…누구 말이 맞나?
5월18일 국회 의원회관128호에서 민주당 최문순 의원 주최로 ‘천안함 사건의 원인과 문제점’을 중심으로 긴급 토론회가 열렸다. 토론회에서 이종인 알파잠수 기술공사 대표는 “과실일 수 있는데, 왜 패배라고 주장하는가?”라며 “천안함 함미를 건진 지점에서 없어진 터빈 엔진실 부분을 민간 인양업체에서 인양하는 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인양에는 1주일 정도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40~50톤 가량 되는 엔진을 인양해 깨진 부분을 보면 좌초인 것이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 민군합동조사단 조사위원으로 참석했던 신상철 조사위원이 천안함 사진을 보여주며, 천안함 인양할 당시의 배가 긁힌 자국이 ‘좌초되어 갈라진 증거’라며 주장하고 있다.(사진: 최문순 의원실)
이종인 대표는 “군이 좌초와 폭발 구분 못하는 바보인 줄 몰랐다”며 “폭발일 경우 소리가 엄청나다. 천안함보다 120배 큰 15만톤 선박이 자체 물 잘못 빼 배가 꺾여 인천 팔미도까지 오는 것도 보았다”며 “없어진 부분 찾으면 자체 부러지면서 떨어져나갔을 것”이라며 “암초에 부딪혀 좌초된 것이 틀림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어뢰 폭발이면 강한 소리와 폭발로 사람 튀어나간다. 30미터 튀는 것 직접 보았다. 폭발로 목이 날아간 상태도 보았다”고 말했다.
“깡통 갑판으로 만든 전함이 돌기 부딪혀 부서진 것이 무슨 대수인가? 자기들 편한 대로 해석하는 게 문제”라며 “참고로 나는 한나라당”이라고 밝혔다. 민군합동조사단 조사위원이었던 신상철 서프라이즈 대표는 “해군 출신이고 항해학을 전공했다”며 “4월29일 중간발표회의에 처음 참석했다. 발표하는 미국팀에게 배 양쪽의 스크래치 부분을 질문했다. 배 밑 3미터에서 폭발했으면 시신이 왜 깨끗한가?”라고 “질문 하려 했으나 못하게 했다.”고 밝혔다.
미국이 말을 바꾼 것은 무기장사 때문 아닌가?
“폭발에 관해서만 조사하는 것이라고 전제했다”며 “천안함이 어디에 있었으며, 어디로 가고 있었는지?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기초정보 조차 기밀이라고 이야기 해 주지 않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는 미리 예단을 하고 조사를 한다는 명확한 증거다. 경험이 풍부한 민간전문기술자들의 말과 합동조사단의 발표가 서로 다르다. 이는 의혹이 많다는 증거다. 미국 정부도 처음에는 ‘천안함 선체의 문제’라고 밝혔다가 지금은 말을 바꾸고 있다.
미국의 3번째 무기시장인 한국을 가만히 둘 수 없기에 이를 계기로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켜 장사를 하려는 속셈을 배제할 수 없다. 우리가 미국의 영원한 무기시장으로 매여 있으면 한반도의 평화와 국민복지는 허공의 메아리다. 외교통상부 장관이 외국 상공인들이 모인 공개석인 자리에서 ‘북한의 소행’이라고 말할 정도면 이미 결론이 나 있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천안함에 한미연합훈련이라는 작전 중에 최첨단 장비로 무장한 한미연합해군의 경계망이 뚫렸다는 것이다.
작전지휘는 당연히 미군이 했다. 천안함에 관한 모든 정보도 미군이 갖고 있다. 그런데 북한의 공격에 당했다면 미군 지휘관 역시 책임을 져야 한다. 그렇게 엉성하게 작전지휘를 한 자를 문책하지 않을 정도로 미군의 체계가 엉성하지 않다. 우리 해군 역시 마찬가지다. 싸우다 침몰한 게 아니라 작전 중 감시망이 뚫렸으니 해당 지휘관들에게 엄중한 책임을 묻는 것은 당연한 조치 아닌가? 해군참모총장과 합참의장을 당장 구속시켜라. 그래야 군대의 기강이 바로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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