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와 국제

천안함이 북한에게 공격당한 게 자랑인가?

녹색세상 2010. 5. 18. 09:04

북한의 공격에 침몰당한 게 창피한 줄 모르는가?


천안함 침몰이 ‘북한의 공격’이라는 민군합동조사단의 발표가 나왔다. 북한의 소행이라는 결정적인 증거는 확보하지 못했지만 북한이 공격했다고 하니 이를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할지 모르겠다. 당시 백령도 인근에서는 북한을 타격하는 한미연합 독수리훈련이 벌어지고 있었다. 천안함도 훈련에 참여하고 있었다. 작전 중이라면 최고의 경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말이다. 어떤 배가 움직이는지 물샐 틈 없이 지켜보고 있는데 북한의 공격에 당했다면 해당 지휘관들을 군법회의에 넘겨야 한다.

 

 

그런데 그게 무슨 자랑이라고 동네방네 떠든단 말인가? 적의 공격에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작전지휘를 하는 합참의장은 무려 45분이나 연락이 두절되었다. 경계망이 뚫린 것에 대해 해군참모총장을 비롯한 해군작전사령관, 해당 부대인 2함대사령부대장에게 엄중 문책해야 하는 것은 상식이다. 초기 작전 지휘를 제대로 하지 않은 합참의장과 국방장관도 같이 책임을 물어야 한다. 전쟁 중에 질 수는 있지만 첨단장비로 무장한 한미연합 경계망이 무너졌으니 책임이 더욱 크다.


북한을 목표로 하는 한미연합 작전이라면 미군이 작전 지휘권을 행사한다는 것은 상식이다. 천안함 사고에 관한 모든 정보를 미국도 갖고 있다. 미군 관계자에게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 한미연합 해군은 북한의 신출귀몰한 공격에 허무하게 당했으니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그런데 천안함 사고 후 월터 샤프 미군 사령관이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원대 복귀를 했다. 그리고 독도함에 주한 미 대사와 같이 나타나 한미 장병들을 격려했다.

 

 

공격당한 현장에 나타난 주한 미 대사와 미군사령관은?

 

적의 공격에 의해 침몰한 전쟁 중인 현장에 외교관이자 미국 대통령의 대리인인 대사가 나타날 정도로 통이 크단 말인가? 거기에다 이명박 대통령도 독도함에 갔다. 북한과 충돌이 벌어진 그렇게 위험한 현장이라면 언제 2차 공격이 발발할지 모르는데 대통령이 간다는 것은 보여주기 아니면 정말 간 큰 인물이거나 둘 중의 하나다. 그 위험한 곳에 경호실장이 ‘절대 안 된다’고 말리지 않았는지 의문이다. 국가 원수를 생명이 위태로운 곳에 가도록 했다면 옷 벗고 집으로 가야 한다.

 

 

▲ 이명박 대통령이 30일 오후 천안함이 침몰한 백령도 남쪽 해상에서 구조작업을 총괄 지휘하고 있는 독도함을 방문해 김성찬 해군참모총장(왼쪽)한테서 구조작업에 대한 보고를 받고 있다. (위 사진) 무슨 이유인지 모르나 외교관 신분의 주한 미 대사가 헬기를 타고 독도함에 날아와 한미장병들을 격려했다. (아래 사진)

 

북한의 소행이라는 민군합동조사단의 발표를 중국대사에게 알렸으나 ‘명확한 증거를 내 놓아라’고 한다. 국제적인 기준에 합당하는 증거가 없으면 유엔에 가서 북한에 대한 제재 안건을 상정조차 하지 못한다. 어느 국가가 합리적인 증거도 없는 데 동조한단 말인가? 북한의 공격에 당할 정도로 허술한 함정은 전부 고철덩어리니 갖다 버려야 한다. 대함 초계 임무를 수행하는 함정이 잠수함 공격에 당했다면 창피해 쥐구멍에라도 숨어야 한다.


대한민국 해군과 국방부는 국제적인 망신을 당할 각오를 단단히 한 모양이다. 최고의 경계 태세를 갖춘 한미연합 작전 중에 경계망이 뚫린 것을 공공연하게 떠벌리는 것을 보면. 지방선거를 앞두고 북풍이 그리운 어둠의 세력이 푸닥거리를 할 모양이다. 배만 보면 바로 사고 원인을 알 수 있는 민간전문가들이 군대보다 더 많다. 침몰한 배 수십 척을 인양한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들을 속이려는 짓은 없어야 한다. 그나저나 경계망이 뚫렸으니 국제적인 망신인데 어떻게 할 것인지 모를 일이다.

 

덧 글: 지구상의 유일한 분단국가지만 평화협정을 체결해 휴전 상태를 하루 빨리 끝내고, 동족의 가슴에 서로 총부리를 겨누는 비극이 사라지질 간절히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