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철의 음식을 먹는 게 자연의 순리를 따르는 것
제 철에 난 채소나 과일을 먹는 게 몸에 이롭다는 건 누구나 안다. 참외나 수박을 3~4월에 먹은 지 이미 오래되어 어색하지 않지만 자연의 질서에 어긋난 것은 분명하다. 더운 여름에는 가을걷이를 한 후 뿌려 겨우 내 모진 추위와 눈보라에도 살아남은 보리밥을 먹는다. 시원한 기운이 있기 때문에 더위를 쫓는데 좋다. 쌀은 봄에 모내기를 해 무더위와 장마를 지나 낙엽이 질 무렵 추수를 한다. 다 자연의 질서에 따른 것이다. 이를 거역하면 탈이 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 파프리카나 오이와 같은 특수 농작물을 재배하는 비닐온실. 전기를 비롯한 에너지 소비가 엄청난 공장이나 마찬가지다. 정부지원금을 둘러싼 비리도 엄청나다.
고추과 작물인 파프리카 농장에 가 보았다. 농장이 아니라 공장이라 부르는 게 더 정확하다. 추운 겨울에도 죽지 않고 자라도록 몇 겹의 비닐을 덮는지 모른다. 아예 유리온실로 만들기도 한다. 전부 자동화라 전기를 엄청나게 사용함은 물론이다. 겨울에 얼지 않도록 난방 파이프 배관을 골골이 해 놓았고, 밤새 20도 가까이 난방을 한다. 한 겨울에도 봄옷을 입고 작업해야 할 정도니 짐작이 갈 것이다. 최고 상품은 일본으로 수출하고 조금 못한 것은 서울로 보낸다고 한다.
제 철에 키우면 전기를 비롯한 난방을 전혀 할 필요가 없다. 돈 욕심에 계절을 거슬러 농사를 짓는다. 파프리카와 같은 특수작물은 수경 재배 방식으로 하기 때문에 농업이 아닌 공업화 되어 있다. 내부에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 환풍기는 계속 돌아간다. 소음으로 귀가 멍멍할 지경이다. 농약을 수시로 치는 것은 물론이다. 돈 많은 도시의 소비자들은 뿌듯한 자부심으로 ‘남들이 못 먹는 걸 먹는다’고 뻐길지 모른다. 아니, ‘난 너희와 다르다’는 착각을 할 것이다.
비닐온실 농사는 화학비료와 농약투성이 농사
계절에 맞게 농사를 지으면 조금만 부지런 하면 농약을 적게 사용해도 된다. 퇴비를 만들면 토양을 산성화 시키는 화학비료를 적게 쓰는 게 아니라 사용하지 않고도 농사지을 수 있다. 그렇지만 계절을 거스르는 농사는 일부 작물을 제외하고는 거의 불가능하다. 엄청난 돈을 들여 설치한 공장에서 재배하는 작물은 유기농이 없다고 보는 게 맞다. 창조질서를 거역하는 전형적인 수탈농업이다. 그렇게 키운 작물이 몸에 좋을리 만무하다.
▲ 5일 마다 열리는 시골장날에 나온 묘목. 꽃샘추위가 늦도록 애를 먹여 아직 묘목을 심지 않은 곳이 많다. (경북 의성군 비안장에서)
돈 만지는 재미가 붙은 농민들도 거부할 수 없는 건 당연하다. 예전처럼 철따라 농사지을 경우 빚 안지면 다행인 게 우리 농촌현실이다. 도시의 소비자들도 익숙해진지 이미 오래다. 이런 농사로 인해 돈 버는 건 비닐온실을 만드는데 들어가는 농자재업자들이다. 아차하면 실패할 수 있기 때문에 단 하루도 농장을 비울 수 없고 지켜야 할 정도로 힘들다. 아니, 하루만 비닐을 벗기거나 덮지 않으면 농작물이 죽어 그 해 농사는 망친다.
지구촌의 기후 온난화로 인한 극심한 기상이변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아직도 곳곳에 남아 있는 꽃샘추위가 증명하고 있다. 전지전능하고 무한할 것이라고 착각하는 핵연료인 우라늄조차 25~30년 밖에 남아 있지 않아 이대로 가다가는 인류의 미래는 사라질지 모른다. 말로만 창조질서를 말 했을 뿐 ‘작은 집에서, 적게 사용하는 노력’을 거의하지 않고 살아왔다. 아니, 축복이란 입에 발린 소리가 솔깃해 펑펑 소비하는 생활에 푹 젖어 있다.
적게 소비하고 육식을 줄이는 게 창조질서에 대한 순응
그럼 교회나 절을 비롯한 종교 집단은 다른가? 서로가 큰 건물 짓기 경쟁을 하며 하느님이 아닌 콘크리트 덩어리에 신자들의 피 땀을 인정사정없이 퍼부어 댄다. ‘가난한 이웃을 돌보라. 홀로 된 여성과 고아를 외면하지 마라’는 명령은 저 구석으로 차 버린 지 이미 오래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제 철에 난 음식을 먹고 조금 불편하더라도 대중교통이나 자전거를 타는 습관을 들이자. 승용차를 멀리하지 않으면 건강한 생활은 결코 내 옆에 오지 않는다.
▲ 소비자참여농사로 주말 농사를 짓는 사람들이 파종할 씨앗을 심고 있다. 회비를 내고 먹을 것을 같이 심고, 연 5회 이상 농사에 참여해야 되는 의무가 있다.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농약도 사용하지 않는 자연농업으로 재배한다.
제3세계의 가난한 민중들은 먹지 못해 피골이 상첩해 있음에도 옥수수를 비롯한 각종 음식을 사료로 먹인 소나 돼지고기가 없으면 하루도 못 산다. 엄밀히 말해 짐승의 시체인 고기를 먹고도 뿌듯해 하고, 그러다 병이 나면 병원가서 제약회사와 결탁한 의사들이 처방해 준 약물로 치료하는 생활의 연속이다. 전에는 없던 병이 생기고, 약을 조금만 먹어도 낫던 병이 바뀐 육식위주의 식생활과 약물 내성으로 잘 낫지도 않는다.
제 철에 난 채소나 과일을 먹어야 건강하다. 아는 대로 생활하면 된다. 자연의 질서를 거역하면 바로 인간에게 되돌아온다는 것을 지난 겨울 뼈저리게 느꼈음에도 ‘난 창조물을 파괴하지 않았다’며 우기려는가? 계절을 거스르는 농사는 ‘수탈농사’이며, 소비자 역시 자연 수탈에 동참해 창조주의 질서를 거역해 왔다. 전혀 안 먹고 살 순 없지만 가능하면 적게 먹어야 천연자원을 비롯한 에너지 소비를 줄일 수 있다. 신앙인들은 말로만 하느님을 찾지 말고 살아계심을 생활 속에서 증거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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