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과 생태

자연농업을 고집하는 우직한 농사꾼

녹색세상 2010. 4. 9. 13:32

 화학 비료와 맹독성 농약 살포로 토양 산성화 극심

 

농사나 사업이나 남들이 하지 않는 방식으로 해야 경쟁력이 있다는 것은 누구나 압니다. 그렇지만 막상 하려면 여간 힘이 들지 않는 게 사실입니다. 화학비료를 주고 병충해가 오면 바로 농약을 치는 농사가 ‘식량증산’이란 미명 하에 박정희 정권시절부터 이어져 왔습니다. 그 결과 갈수록 화학비료를 더 많이 줘야 하고, 내성이 생긴 해충을 잡기 위해 맹독성 농약을 치는 악순환이 되풀이 되고 있습니다. 농사지어 봐야 비료와 농약 값을 빼고 나면 별로 남는 게 없습니다.

 


토질이 산성화 되어 작물이 살 수 없는 지경에 왔지만 악순환은 되풀이 되고 있습니다. 이에 문제를 느낀 농민들이 유기농업에 눈을 떠 남들이 하는 않는 방식으로 농사를 짓기 시작했습니다. 일본에서 먼저 시작되었으니 퇴비를 발효시키는 효소와 기타 농자재를 의존하게 되었습니다. ‘그 땅에서 난 효소를 배양해야 한다’는 고민을 한 사람들이 토착미생물을 이용한 자연농업을 발전시켰습니다. 화학비료가 아닌 미생물로 작물의 기운을 돋우고, 퇴비로 땅의 산성화를 막는 방법입니다.

 

창조질서를 따르는 자연농업을 존중하자.


퇴비도 많이 주는 게 아니라 조금 부족하게 해서 작물이 튼튼하게 뿌리내리도록 합니다. 모든 게 풍족하면 약해지지만 적당히 부족하면 긴장을 해 건강해 집니다. 적당한 스트레스가 몸을 건강하게 만드는 것과 같은 이치지요. 벌레는 죽이는 게 아니라 쫓아 버려 오지 못하도록 해야 하니 이래저래 손이 많이 가기 마련입니다. 남들이 한가하게 시간을 보낼 때 효소를 만들 풀을 캐러 가고, 벌레를 쫓는 천연농약을 만들려면 일이 많으니 고생해야 하는 것은 물론입니다.


무농약 인증을 받고 자연농업 인증을 받아도 문제는 판로입니다. 유기농업도 대형화 되어 대형유통업체들의 손아귀에 넘어간 지 이미 오래입니다. 이제 그것을 뛰어 넘어 자연농업을 하는 세상이지만 소비자들이 인정해 주지 않으니 여간 고민이 아닙니다. 그래도 비용을 적게 들이고 농사지을 수 있다는 신념 하나로 남들이 하지 않는 길을 가는 농민들이 갈수록 늘어갑니다. 기존의 관행농법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기 때문입니다. 사람이 얼마나 이기적인지 ‘몸에 좋고 싼 것’을 찾습니다. 


자연농업으로 재배한 농산물은 당연히 값을 더 지불해야 하건만 인정하지 않으려 합니다. 대학의 생활협동조합 조차 원가 문제 때문에 합의를 끌어내기 어려워 사용하지 않습니다. 술 마시러 가서 쓰는 돈을 생각하면 아무 것도 아닌데 말이죠. 자연농업이야 말로 창세기에서 고백한 ‘창조질서에 맞는 농사’입니다. 다행히 건강한 먹을거리에 눈을 뜬 도시소비자들이 생활협동조합을 통해 사 먹긴 하지만 시장이 극히 제한되어 있습니다. 이처럼 땀 흘려 농사짓는 분들이 인정받는 날이 하루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덧 글: 사진은 자연농업으로 농사를 짓는 제 이웃인 박성수 씨가 각종 미생물을 배합해 양파밭에 주는 작업을 하는 모습입니다. 자두와 양파ㆍ벼농사까지 모두 자연농업으로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