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경제

‘노무현 대통령이 지켜준 것 같다’는 한명숙 님에게

녹색세상 2010. 4. 11. 20:33

치졸한 이명박 정권과 사냥개인 정치 검찰


이명박 정권은 정말 치졸한 권력입니다. 사악한 권력이 기획한 참으로 험난한 엉터리 재판을 받느라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지친 심신부터 회복하시고 다시는 이런 정치 보복이 없는 세상이 오기를 간절히 빕니다. 이번 재판과정에서 정치검찰은 치졸한 권력의 사냥개 노릇을 하려고 안달이 나 있음을 그대로 보여주었습니다. 권력이 원하면 어떤 것이라도 만들어 갖다 바치는 ‘독재의 유전자’를 타고난 검찰에 대한 재건축이 우리에게 주어진 최우선 과제라는 생각을 다시 합니다.

 


법에 따라 수사를 해야 하는 검찰이 명확하지 않은 증거로, 그것도 법률로 금지하고 있는 피의사실 유포를 해 가면서 ‘한명숙 죽이기’를 노골적으로 했습니다. 체포영장 발부와 재판 과정에서 터무니없는 ‘검새들의 흠집 내기’는 마치 시체를 찾아 헤매는 하이에나와 전혀 다르지 않았습니다. 아니, 하이에나보다 더 못한 무리가 검찰임을 보여주었습니다. 짐승은 배가 차면 더 먹지 않지만 검찰은 배가 터지도록 물어뜯는 미친개임이 드러났습니다.



‘한명숙 선거 운동은 검찰이 다 해 준다’고 말할 정도로 보복과 흠집만 내려다 오히려 더 알려주는 꼴이 되고 말았습니다. 말할 수 없는 고생을 한 분에게 예의가 아닌 것 같습니다만 한명숙 님과 다른 길을 가는 저도 ‘검찰이 한명숙을 편애한다’는 우스갯소리를 하곤 합니다. 정치검찰은 치사하게도 선고 전 날 다른 일로 다시 한명숙을 죽이려고 파렴치하기 그지없는 짓을 해 상식을 가진 많은 민주시민들을 더욱 화나게 만들었습니다.


지금 검찰은 촛불시민들을 군화발로 마구 짓밟는 백골단보다 더 잔인한 폭력을 휘두르고 있습니다. 하기야 검찰총장이란 자가 취임 후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돈 봉투를 돌리고도 아무렇지도 않으니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겠습니까. 이명박 정권이 부활시킨 신공안정국은 공안검찰이 물 만난 고기처럼 설쳐대기 때문에 가능하지요. 검찰이 법과 원칙에 따라 본연의 임무만 수행한다면 한명숙 죽이기는 결코 발생하지 않았다는 것은 상식입니다.


집권 시절 잘못부터 고백하는 게 민주연합의 순서


힘든 1차 관문을 지나온 분에게 죄송하지만 정치인이니 다가오는 ‘6.2지방선거’에 대해 거론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민주당 내 경선과정을 거쳐야 하겠지만 가장 유력한 서울시장 후보란 사실을 부정하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 같습니다. ‘민주연합’을 통해 단일화만 하면 승리한다는 것은 중학생도 압니다. 정말 민주당이 민주연합을 하려면 가장 덩치 큰 자신을 양보하고, 소수 정당의 실체를 인정하는 것이 전제조건임에도 ‘너희는 따라오라’고 오만하게 굽니다.

 

▲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의 옥쇄파업을 폭력으로 진압하는 경찰의 잔인한 모습. 쌍용자동차는 노무현 정권 때 정세균 민주당 대표가 산자부장관으로 있을 때 ‘기술유출의 우려가 있다’는 반대에도 불구하고 상하이차에 매각했다.


노무현 정권 때 과오에 대해 먼저 고백하고, 잘못한 정책에 대해 사과하는 진솔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책임 정치의 기본입니다. 그럼에도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이 사생결단으로 옥쇄파업을 할 때 산자부 장관으로 쌍용차 매각에 개입했던 정세균 대표는 한 마디도 언급하지 않고 모르쇠로 일관했습니다. ‘주무 장관으로서 실책’이라는 말과 함께 노동자들에게는 ‘집단 살인’인 정리해고가 확대되지 않도록 노력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않았습니다.


명색이 제일 야당의 대표란 분이 그렇게 무책임해도 되는지 의문입니다. 뿐만 아니라 민주당은 벼랑 끝에 내몰린 비정규직노동자 문제와, 한미FTA협상에 대해 사과부터 하고 용서를 빌어야 합니다. 헌법기관인 국회의원들 조차 접근하지 못하게 봉쇄한 상태에서 협상해 국제적인 망신을 산 상식 이하의 짓을 저질러 놓고 ‘이명박이 급하니 그냥 넘어가자’는 것은 남의 불륜은 들먹이면서 자신이 바람피운 것은 덮어 버리는 것과 마찬가지 아닌가요?



총리로서 국민을 상대로 한 군사작전부터 사과하라.


더구나 한명숙 님은 국무총리로서 내각의 수반이었으니 대통령 다음으로 국정 책임자였습니다. 평화의 땅 평택 대추리에 전시나 비상계엄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군 특수부대 병력을 투입해 국민들을 상대로 ‘여명의 황새울’ 작전을 한 것에 대해 한 마디도 언급하지 않는 것은 최소한의 예의가 아닙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한반도 남녘이 미국의 전쟁 기지가 되는 것은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일입니다. 향후 50년 넘게 주둔할 기지를 만드는데 그렇게 하는 것은 주권국가라 할 수 없습니다.

 

 

▲ 2006년 5월 5일 비상계엄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미군기지 확장 반대를 하는 민간인들을 상대로 특공부대 병력을 동원해 진압작전을 하는 모습. 군사독재 정권도 조심했던 성직자에 대한 강제연행이 군대에 의해 자행되었다. 1980년 광주항쟁 이후 최초의 민간인 상대 군사작전을 노무현 정권이 저질렀다. (아래는 정의구현사제단의 대표인 문규현 신부가 끌려가는 장면)


한미 관계의 역학 관계 때문에 어쩔 수 없다면 협상의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해서라도 ‘반대 여론이 너무 심하다’며 버티는 게 노무현의 정신 아닌가요? 여당의원 몇 명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찬성하거나 묵묵부답으로 일관한 것과, 불법 군사작전에 엄중한 책임을 묻지 않았습니다. ‘여명의 황새울’은 이랜드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평화적인 파업에 경찰 특공대병력을 투입해 끌어 낸 것 보다 더 나쁘고, 머슴 주제에 주인의 허락도 없이 나라의 자존심을 팔아먹은 파렴치한 짓입니다.


자신이 유리하면 밀어 붙이고, 불리하면 빠지는 게 외교의 기본입니다. 북한이 이런 방식으로 미국을 비롯한 강대국을 상대로 협상을 가장 잘해 콜린 파월 전 미국무장관 조차 칭찬을 아끼지 않는 것을 보았습니다. 민주주의와 개혁이 자신들의 전유물인 것처럼 떠든 정권이 왜 그렇게 하지 못했는지 묻는다면 때 늦은 소리인가요? 갈 길이 바쁜데 지난 일을 들먹이느냐고 하겠지만 과거에 대한 반성없는 역사는 결코 발전하지 않기에 하는 말입니다.


부동의 1위를 기록하는 부끄러운 사십대 사망률 1위, 하루 평균 자살자 35명은 이명박 정권 때문이 아니라 지난 10년 민주정부 시기에 심해졌습니다. 급증한 산재환자의 자살 역시 노무현 정권이 저지른 만행 아닌가요? 빈부격차를 가장 심하게 만든 당사자입니다. 민주주의자들의 배고픈 민주주의는 필요 없습니다. 주린 배를 움켜쥐어야 하는 껍데기 민주주의는 사기입니다. 총리를 역임한 책임자로서 지금이 뜨거운 박수를 받는 아름다운 퇴장을 하는 가장 좋은 시기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