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치주의의 근간을 뒤흔든 이건희의 삼성왕국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 2007년 10월 김용철 변호사와 천주교 정의구현 사제단이 ‘삼성재벌 50억 비자금’ 폭로 기자회견 이후 2008년 1월 조준웅 특검팀이 출범하고, 그해 4월에 배임, 조세포탈 등 3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됩니다. 같은 해 4월 이 회장은 책임을 지고 경영 일선에서 퇴진하였고, 이후 2009년 8월 조세 포탈 혐의 등으로 대법원에서 유죄 확정 판결을 받았습니다.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최소한 자숙하는 모양새라도 취하건만 이건희는 안하무인이었습니다.
아이돌 가수도 음주운전을 하면 몇 달은 골방에 틀어박혀 소속사 사장에게 잔소리를 듣습니다. 개인 사생활을 담은 동영상이 유포된 연예인이나 양다리(?)를 걸친 사실이 알려진 여성연예인들에게도 ‘자숙’을 강요하는 무시무시한 도덕적 잣대를 가진 세상입니다. 연인과 사랑을 나누는 건 쳐 죽일 일이고, 삼성과 정치권ㆍ검찰이 사랑을 나누는 건 괜찮나봅니다. 정말 × 같은 법치주의의 근간을 뒤흔드는 상식 이하의 짓임에 분명합니다.
▲ 2월5일 서울 호암아트홀에서 열린 삼성그룹 창업주 고 이병철 회장 탄생 100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이건희 전 삼성회장과 부인 홍라희 씨,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 이학수 전 부회장. (사진: 한겨레신문)
아무튼 낯짝도 두꺼운 삼성과 이건희
이에 대해 노회찬 서울시장 후보는 “경영퇴진과 복귀 모두가 3류 코미디 수준이다.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있는 상황에서도 삼성 냉장고 제품의 리콜을 지시하는가 하면, 지난해 말 삼성그룹의 인사 역시 사실상 이건희 체제를 강화하는 인사였다. 이런 비정상적인 일이 연이어 벌어진 배경에는 이명박 대통령의 부도덕한 재벌총수 비호와 이건희만을 위한 원포인트 사면 강행이 있다. 참으로 개탄스럽다”고 밝혔습니다.
심상정 경기도지사 후보 역시 “이건희 전 삼성회장이 MB정권에서 화려하게 부활했다. 이건희 전 회장의 삼성전자 회장 복귀는 이건희 회장 부활을 위한 치밀한 각본에 의한 것이다. 정말 걱정된다. 이건희 회장이 ‘지금이 위기’라고 했는데, 법 위에 군림하는 이건희 회장의 복귀야말로 삼성의 새로운 위기의 시작이자 대한민국의 위기다. 참으로 걱정된다”라고 비판했습니다. 아무튼 이명박 정권이 장로라서 그런지 사라져 버린 것을 살리는 부활의 명수임에 분명합니다.
반면 재계에서는 반기는 분위기입니다. 전경련은 24일 “이건희 회장의 이번 복귀 결정은 삼성전자가 세계적인 초우량 기업으로 입지를 확고히 하기 위한 전략적 측면에서 바람직하다”며 “우리나라 경제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본다”고 논평하였습니다. 대한상공회의소도 “이 회장은 한국 경제가 앞으로 10년간 먹고살 새로운 성장 동력을 개발하는 데 중추적 역할을 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시했죠.
경총 역시 빠지지 않습니다. “이건희 회장이 지금까지 보여준 리더십과 지혜를 십분 발휘해 경제 회복과 선진 한국으로의 도약에 견인차 구실을 해주기 바란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들 말을 들어보면 마치 이건희 없으면 나라 망할 것 같은 분위기입니다. 출근조차 하지 않는 있으나 마나한 이건희가 회장에 부임해야만 우리나라 경제가 도약한다는 말에는 그저 어안이 벙벙할 뿐입니다. 이건희 회장의 삼성으로 귀가, 여러분들은 어떻게 보십니까. 적절합니까? (찬로그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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