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호 ‘역사적 현장 기록 주장은 가관…역사 아닌 개인 기록’
지난 1일 공성진 한나라당 최고위원이 일행 10여명과 함께 고 한주호 준위의 빈소에서 근조화환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어 논란을 빚은 것과 관련해, 공 의원이 이번에는 “추모 의식을 역사에 기록으로 남기기 위한 것”이라는 주장을 해 빈축을 사고 있다. 이 정도면 막말의 극치를 달린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구나 뇌물수수 혐의로 재판 중인 국회의원이 반성의 빛을 보여도 시원찮을 판에 이런 행동을 해도 되는지 의문이다.
공성진 의원은 빈소 기념촬영에 대한 비난 여론이 커지자 지난 3일 자신의 누리집에 공지를 띄워 ‘악의적인 보도’라며 반박했다. 공 의원은 “저의 충정은 온데 간데 없이 빈소를 배경삼아 웃고 떠들며 기념촬영을 했다는 식의 일부 언론의 악의적 보도에 참담한 심정”이라며 “그런 논리대로라면 빈소에서 취재활동이나 카메라 촬영도 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야 말로 억지 중의 억지를 갖다 붙이는데 탁월한 솜씨를 가진 인물이다.
특히 공 의원은 자신이 중국 뤼순감옥 내 안중근 추모관 추모식장에서 기념 촬영했던 것을 언급하며 “추모의식을 역사에 기록으로 남겨 후세에도 그 숭고한 뜻이 잊혀지지 않도록 하려는 것처럼, 빈소 주변의 사진촬영도 이와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우상호 민주당 대변인은 4일 논평을 내 “역사적 현장을 기록하기 위해 사진을 찍었다는 주장은 가관”이라며 “그것은 역사의 기록이 아닌 정치인 자신의 기록을 위해 찍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누리꾼들 역시 포털 사이트 등에 “빈소 기념촬영과 추모관 기념촬영도 구분하지 못하는 황당한 주장”이라고 비판 글을 쏟아냈다. 솔직히 ‘신중하지 못한 실수’라고 바로 풀릴 일을 끝까지 온갖 핑계를 갖다 붙이는 공성진에게 오만방자한 권력 실세의 모습이 그대로 보인다. 이런 솜씨로 무슨 정치를 한다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건설현장에서 밥값도 못하는 인간들에게 ‘사료 값도 못 한다’고 하는데 공성진이 이런 비난을 받아 마땅하다.
김태영 국방부 장관의 발언도 도마에 올랐다. 김 장관은 지난 2일 국회 긴급 현안질의에서 미흡한 구조작업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자 “마음 같아서야 수색 대원 전 인원을 바다에 다 처박아 넣고 싶지만, 그렇게 할 수 없어 저도 굉장히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김 장관은 ‘실종자 주검 4구를 발견했다’는 보도가 오보라고 지적하며 “우리도 찾았으면 얼마나 기뻤겠나”고 말해 기적을 바라던 실종자 가족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말은 ‘마음의 표현’이라고 했다. 평소 갖고 있는 생각과 몸에 배인 습관이 부지불식간에 튀어 나오기 마련이다. 김태영 국방장관은 다른 자리도 아닌 국회 대정부 질의 답변을 하는 자리에서 이런 막말을 쏟아낸 것이라 더욱 비난 받아 마땅하다. 평소 어떤 생각을 갖고 있으며, 아래 사람들을 어떻게 대하는 가를 그대로 보여준 것이다. 흑인 비하에 이어 두 번이나 막말이 언론에 오르내릴 정도면 평소의 인격을 가늠하고도 남는다. ‘세치 혀를 조심하라’는 말을 명심하라. (한겨레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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