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랑스러운 연세인 서정갑’을 따라하는 고려대학교의 뻘짓
김우룡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고려대학교 문과대교우회에서 선정하는 ‘2010 자랑스러운 문과대학인상’ 수상자로 뽑혀 논란이 일고 있다. 연세대에서 서정갑을 ‘자랑스러운 연세인’으로 뽑더니 고려대마저 별 걸 다 따라 한다.고려대 문과대교우회는 지난 15일 “각 학과 교우회에서 추천받은 후보 중 1960년대 교우를 대상으로 세 차례에 걸쳐 심사한 결과 김 이사장과 김진호 전 토지개발공사 사장, 박준구 우신컴텍(주) 대표이사를 자랑스러운 문과대학인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그야 말로 정신 나간 뻘짓을 해대고 있다. 이명박 정권의 꼭두각시 노릇을 하며 MBC엄기영 사장을 밀어낸 김우룡이 그렇게도 자랑스러운지 고려대에 묻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일부 고려대 재학생들과 동문들은 교우회의 시상 이유에 대해 ‘납득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김 이사장은 MBC 임원 인사에서 사장과 협의해 정하던 관례를 깨고 제작본부장, 보도본부장 등 주요 임원에 대한 인사를 직접 강행했고, 이에 반발한 엄 전 사장은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다”며 사퇴를 했다.
MBC 노동조합은 “언론 자유가 침해됐다”며 이 일을 계기로 현재 97퍼센트가 넘는 조합원이 참여해 공영방송 사수를 위한 총파업을 결의한 상태다. 고려대 문과대 재학생인 김지원 씨는 “언론 자유를 해친 인물이 자랑스러운 문과대학인상을 받는 것이 이상하다”며 “왜 자랑스럽다고 하는 건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문과대를 졸업한 고려대 대학원생 허원영 씨도 “김 이사장이 한 일이 ‘자유ㆍ정의ㆍ진리’에 부합하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너무 어이없는 짓에 어안이 벙벙할 따름이다.
교우회가 동문들의 의견을 제대로 반영한 것인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됐다. 졸업생 김상윤 씨는 “교우회 결정을 보면 과연 고대의 정신은 어디 갔는지 의심이 많이 간다”며 “실제 동문들의 의견이 반영된 것인지도 궁금하다”고 말했다. 고려대 학생 커뮤니티인 ‘고파스’에서 활동하는 누리꾼 ‘딸기크림♡’은 “전에 이건희 전 삼성회장에게 명예 철학박사 학위 줬던 것도 이번에 비하면 별로 놀랍지가 않다”고 비판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고려대 출신이라 그런지 고려대는 마치 물 만난 고기처럼 정권에 장단 맞추어 날뛰는 꼴이다.
최소한 납득할 수 있는 선에서 결정해야 하건만 상식을 저 멀리 차 버렸다. 세종시 문제로 한나라당 내부에서 이미 권력 싸움이 벌어져 정권 말기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을 보고도 저러는지 의문이다. 일제에 알아서 기면서 자신의 재산을 챙긴 부일 행위자 김성수의 후손들이 장악하고 있는 학교다운 짓을 해댄다. 이건희에게 학위 장사하는 걸 항의한 학생들을 출교시켜 몇 년이나 고생 시키더니 이젠 방송점령군 사령관 김우룡을 ‘자랑스러운 동문’으로 뽑다니 갈 때까지 간 것임에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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