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야기

“삼성서울병원 의료사고 내고 유족 ‘살인혐의’로 고발”

녹색세상 2010. 2. 21. 01:02

‘배상금 줄이려 그랬다’…삼성그룹 이미지 먹칠


국내 굴지의 대학병원인 삼성서울병원이 의료사고의 배상금액을 줄이기 위해 환자 가족에게 ‘살인혐의’를 덮어 씌운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삼성전자의 원인모를 '냉장고 폭발' 사고와 의문의 '부사장 자살' 사건 등 잇단 악재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삼성그룹의 이미지 실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KBS는 19일 삼성서울병원이 의료사고로 환자를 숨지게 한 뒤 1심 판결에서 배상금이 크게 나왔다.

그러자 병원 측은 보호자들과 딜(협상)을 하기 위해 “환자 가족이 환자의 치료를 거부하고 의료장비에 임의로 손을 대 죽게 했다”고 주장하며 가족들을 살인혐의로 고소했다고 보도했다. KBS가 보도한 사건의 내막은 이렇다.  숨진 김모씨는 지난 2003년 삼성서울병원에서 뇌수술을 받다가 수술 중 세균감염에 의한 뇌손상으로 혼수상태에 빠졌다. 준 식물인간 상태에 빠진 김씨는 결국 4년 반 만에 세상을 떠났고 김씨 가족들은 1심 재판에서 3억8000만원의 배상판결을 받았다.

그런데 가족들은 얼마 후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소식을 접한다. 병원 측이 1심 판결에 불복, 항소와 함께 김씨의 어머니와 형을 살인혐의로 고발했다는 것이었다. “김씨 어머니가 평소에 아들의 치료를 거부했고 호흡이 멈춘 뒤에도 의료진을 부르지 않고 심전도 측정기 등 의료장비를 떼 환자를 죽게 한 혐의가 있다”는 것이 병원 측의 주장이었다. 삼성서울병원은 이 같은 살인혐의를 근거로 사망한 김씨의 배상금을 줄 수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족들은 발끈했다.

김씨의 형은 “병원이 오히려 환자가족에게 살인혐의를 둔다는 게 있을 수 있는 일이냐?”며 울분을 토했다. 김씨 가족들은 삼성병원의 고발로 경찰 수사까지 받게 됐지만 경찰은 두 달 만에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김씨 어머니가 김씨 사망 직후 이성을 잃고 일부 의료장비에 손을 덴 것은 사실이지만 모두 생명과 무관한 장비였다”는 것이다. 2심 재판부 역시 김씨 가족의 손을 들어주었다.  김 씨의 사망 원인은 의료사고 때문이지, 가족에겐 사망 책임이 없다고 판결한 것.

이에 대해 삼성서울병원측은 “김씨의 진료기록 검토 과정에서 의료장비를 떼는 등 윤리적인 문제가 드러나 법적판단을 받으려 했다”며 고발 이유를 해명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1심 판결액(3억8000만원)이 지나치게 커 협상용으로 고소를 했다는 것이 병원 관계자의 전언이어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익명의 병원 관계자는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애초 고소를 했던 이유는 1심 판결액이 지나치게 컸기 때문에 환자가족을 살인혐의로 고소한 사건을 가지고 환자 측과 딜(협상)을 하고자 했던 사안”이라고 폭로했다.

이번 사건과 관련, 삼성그룹측은 삼성병원에 대해 특별감사를 실시한 뒤 문제점이 확인되면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고 KBS는 전했다. 법원에서 실형을 선고 받은지  얼마 되지 않아 이명박 정권으로부터 ‘사면’을 받은 이건희 회장의 이유가 “평창 동계 올림픽 유치‘였다. 그러나 IOC는 이건희를 징계했다. 그런 이건희가 ‘모두가 정직했으면 좋겠다’는 어처구니없는 말을 뱉어 냈다. 그런 총수가 지배하는 분위기에서 얼마든지 벌어질 수 있는 사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