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야기

한강 인공섬은 오세훈의 어이없는 삽질

녹색세상 2010. 2. 6. 09:09

 

국내에선 처음으로 선보이는 인공섬인 플로팅 아일랜드 3개 섬 중 제 2섬인 ‘비바(Viva)’를 6일 한강에 띄웠다. ‘강을 흐르게 하라’는 지극히 평범한 사실조차 모르는 전형적인 삽질 행정이다. 오세훈 시장이 야심차게 밀어 붙이는 ‘한강 르네상스’ 중 하나임은 물론이다. 자신의 임기 동안 치적을 남겨 다가오는 지방 선거에 사진 한 장 찍으려는 정신 나간 짓일 뿐 이 추운 날 난방비 아끼려고 보일러도 방 하나만 돌리는 서민들의 삶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

 


시공업체의 배만 불리는 그야말로 멍청한 짓이다. 뭔가 뒷거래가 있을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잘 생긴 외모의 오세훈 시장이 해대는 꼴이 이명박과 판에 짓이라 수도 서울의 지방단체장이 맞는지 자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해 9월 동작대교 남단 둔치에서 조립에 들어갔던 ‘비바’는 가로 12m, 세로 3m, 높이 3m의 철제블록 134개를 원형의 부체 위에 이어 붙였다. 축구장 절반 정도 크기인 면적 3271㎡의 부체와 상부기둥 축조로 만들어져 그 무게만도 2500t에 달한다.

 

‘비바’의 진수(進水)는 국내 하천에서 진행되는 최초의 진수작업이다. 전례가 없는 만큼 성공적인 운반을 위해 신중을 기할 예정이다. 진수는 고무튜브에 공기를 넣은 원형의 공기 기둥으로 마찰을 최소화해 무거운 부체를 옮기는 에어백공법으로 부체에 연결된 와이어로프를 천천히 당기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무게가 무게니 만큼 강까지 옮기는데 만 5시간 가까이 소요될 전망이다. 동작대교 남단에서 띄워진 ‘비바’는 강을 따라 1.2㎞ 하류로 이동해 반포대교 남단에 위치하게 된다.


특히 서울시는 한강 위에 띄어지는 인공섬인 만큼 홍수가 발생할 경우 떠내려가거나 만에 하나 발생할 수 있는 모든 문제를 분석해 안전설계를 진행했다고 한다. 홍수 시 팔당댐 초당 방류량이 3만7000t에 이르면 섬 구조체가 16.11m까지 상승하는 계류시스템을 통해 안전을 확보했다는데 물 난리에 성한 곳이 없다는 사실을 조금이라도 안 다면 함부로 할 수 없는 무식한 짓이다. 각 섬에는 4개씩 50t 규모의 윈치가 설치해 바람 등으로 인한 움직임으로부터 섬을 단단히 고정한다지만 천재지변에 안전을 완벽히 보장할 수 없다.


또 GPS시스템을 활용해 인공섬이 당초의 위치에서 1m 이상 벗어나지 않도록 조정하는 최첨단 시스템도 적용된다. 뼈대만 갖춘 ‘비바’에 대한 세부공정은 물 위에서 진행한다니 공사비용이 엄청나게 들어감은 불문가지다. 이 돈이 오세훈 개인이 것이 아니라 시민들의 세금이라는 게 문제다. 서울시는 5월까지 ‘젊음과 축제’를 테마로 한 예술 공간과 문화체험공간, 식당 등을 짓는 작업을 마무리 할 예정이라고 한다. 기존의 시설이 충분한데 이런 곳에 돈을 퍼 붓는 오세훈의 머리에는 도대체 뭐가 들어 있을지 정말 궁금하다.


인공섬을 지켜본 시민들은 인공섬에서 나오는 생활폐수 때문에 한강이 오염될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인근 주민은 “멀쩡한 자연에 왜 손을 대는지 이해할 수 없다”면서 “사람 욕심에 따라 인공물을 설치하다보면 결국 환경 파괴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레스토랑 등이 들어서면 아무리 정화작업을 거친다 해도 생활폐수가 한강으로 흘러들어가는 것은 뻔하다. 환경운동연합 등 환경단체들도 이번 인공섬을 시작으로 한강변에 다른 인공구조물이 우후죽순 들어설 가능성이 있어 결국 한강의 자연이 훼손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공연이나 전시 공간은 교통 접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많은 사람들이 몰릴 경우 지상의 건축물과 달라 사고의 위험성을 배제할 수 없다. 무엇보다 갈수록 극심해 지는 기상이변으로 갑자기 폭우가 쏟아지고 강풍이 불면 대피할 곳이 없는데 왜 이런 무리한 눈요기 꺼리만 만들어 대는지 모를 일이다. 보여주기 행정이 아니라 시민들의 삶을 고민하는 행정을 펴는 게 시장이 할 일이다. 이번 지방 선거에 오세훈 시장이 재선된다는 보장이 없다. ‘삽질은 곧 무덤’임을 명심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