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에서 편안히 자고 8시 무렵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언덕길이 있긴 하나 그리 가파르지 않아 수월하게 갔습니다. 어느 새 평택을 지나 12시 가까이 되어 천안에 들어섰습니다. 초행길이다 보이 안내를 해주는데도 어디가 어딘지 도무지 알 수 없더군요. 신나게 페달을 밟다보니 천안터미널을 알리는 이정표가 보여 전화를 해 충남지역을 도는데 수고를 아끼지 않은 충남도당 사무실에 도착했습니다. 반가운 얼굴들의 환대를 받으며 점심도 맛있게 얻어먹었습니다.
가보려던 북면 골프장 반대싸움 현장에 가려니 시간이 너무 걸려 충남지역사회단체 활동가들이 모여 활동 방향에 대해 서로 이야기 하는 곳에 같이 갔습니다. 서산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할 때 봤던 분들이 많아 그리 낯설지 않게 여겨지더군요. 졸지에 객이 남아서 끝까지 버티고야 말았습니다. 끝나고 술을 마시다 보니 천안 시내로 가기기도 힘들고 해 같이 잤습니다. 아무리 빡빡하고 힘든 자전거 일정 중에서도 반드시 씻어야 하고, 면도하지 않으면 안 되는 별종이 이 날은 그냥 넘어가고 말았습니다.
‘자전거로 전국을 다닌다’는 프리미엄이 엄청나게 작용하더군요. ‘윤희용이가 하면 아무나 할 수 있다’는 말로 하다보면 된다는 말로 얼버무리곤 합니다. 특히 안병일 충남도당위원장님은 주말이면 나무로 집 짓는데 가서 직접 일도 하면서 배워야 하는 일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챙겨주셔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겠습니다. 대구까지 무사히 완주하는 게 빚 갈이 하는 것이라 생각해고 부지런히 달리도록 하겠습니다. 불청객을 반갑게 받아주신 충남지역 사회단체 활동가들에게 고맙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추 신: 늦도록 술 먹다 보니 잠자리에 든 것은 기억나는데 나머지는 생각이 안 나네요. 그렇다고 녹화중단 사고까지 난 것은 아닙니다. ^^ (2009. 11. 27일 자전거 일주 36일째 천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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