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이야기

앞산에서 느끼는 소통의 기운과 고집

녹색세상 2009. 10. 2. 01:30

 

 

요가를 하면 명상과 함께 복식호흡을 시킵니다. 인도의 수행자들이 하는 수련 방법 중의 하나라고 들었습니다. 몸 풀기와 같은데 호흡을 하지 않고 무리한 몸동작을 시키는 것은 사이비 요가라고 보면 됩니다. 명상 음악을 틀어 놓고 가부좌를 틀고 복식호흡을 하다보면 얼마 안가 다리에 쥐가 나서 견디기 힘든 경험을 누구나 하죠. 쥐가 나니 바로 다리를 풀면 제대로 복식 호흡을 할 수 없음은 물론이려니와 명상 근처도 못 갑니다. 쥐가 나서 견디지 못할 것 같지만 참고 견디다 보면 저절로 시원해지는 경험을 합니다.


기체조를 하거나 요가를 하는 사람들은 ‘막힌 기의 소통이 된다는 증거’라고 합니다. 몇 개월 하다보면 저절로 익숙해져 쥐가 나는 불편함은 없어지지만 간혹 가부좌를 틀고 앉자마자 생기기 시작한 쥐가 오래도록 풀리지 않는 경우도 더러 있습니다. 그렇지만 조금만 참고 호흡을 하다보면 저절로 소통이 되어 시원해지고, 깊은 명상도 할 수 있습니다. 자연 속에서 복식호흡을 하면 효과는 더 좋기 마련이죠. 숲 속의 좋은 기운이 몸에 들어오니 도심에서 하는 것 보다 더 편하고 좋죠. 그래서 자연을 찾아 가는 게 사람들의 공통적인 심리인 것 같습니다.

 


우리네 삶도 이와 마찬가지라 믿습니다. 서로의 생각과 철학이 달라 소통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지요.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있는 그대로 털어 놓으면 편하고 좋으련만 악착같이 고집을 부리는 사람이 많은 게 사실입니다. 그래서 ‘햇빛은 최고의 살균제’라고 하고, ‘가장 완벽한 알리바이는 정직’임을 알면서도 감추니 소통이 될리 만무하죠. 그냥 가만히 앉아 있어도 쥐가 나는데 가부좌를 틀고 앉아 있으면 쥐가 나는 게 당연하지만 적절한 자세를 취하고 호흡이라는 노력을 더하면 막힌 곳이 뚫려 소통이 됩니다.


소통이 되지 않을 때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노력으로 문제가 풀리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소통이 되지 않는 이유가 분명히 있으니 그 원인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죠. 서로가 조금만 마음 문을 여는 노력을 한다면 소통이 되지 않을리 없건만, 속내를 숨기고 상대에게 자신의 요구를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것은 폭력임에 분명합니다. 소통(疏通)이란 말을 국립국어원에서 발간한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찾아보니 “1.막히지 아니하고 잘 통함, 2.뜻이 서로 통하여 오해가 없음.”이라고 나옵니다. 살아가면서 소통이 되지 않는 것은 2에 해당하는 것 같습니다.


자신의 처지와 한계를 인정하고 솔직하게 털어 놓으면 소통이 되지 않을 이유가 없습니다. 같이 소중한 일을 하다가도 시간이 흐르면 서로의 견해 차이가 드러나기 마련입니다. 그럴 때 솔직하게 말하면 될 것을 온갖 미사여구를 동원해 포장을 해대는 사람을 봅니다. 자신의 생각만 관철시키려는 억지에 불과하죠. 거기에는 상대에 대한 배려가 자리 잡을 곳이 없습니다. 생명 대신 자신의 고집만 부리는 딱한 사람들이죠. “모든 이론은 회색빛이요, 오직 영원한 것은 푸른 나무의 생명력”이란 철학의 기본 명제를 안다면 그러지 못할 것이라 믿습니다.


추 신: 앞산을 지키려는 마음을 모아 달비골에서 농성을 시작한지 700일이 가까워 옵니다. 밀린 싸움이지만 자리를 지키는 것은 생명만큼 소중한 것이 없고, 그냥 빼앗길 수 없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