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경제

정운찬 국무총리 인준 야당 전원 퇴장에 가결

녹색세상 2009. 9. 28. 17:11

 

국회는 28일 오후 본회의를 열고 정운찬 국무총리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을 통과시켰다. 임명동의안은 재적의원 290명 가운데 177명만이 참석한 무기명 비밀투표에서 찬성 164표, 반대 9표, 기권 3표, 무효 1표로 가결됐다. 정 총리 후보자는 이에 따라 이명박 정부의 두 번째 총리로 공식 취임하게 됐다. 지난 3일 정 총리를 지명한지 25일 만에 이뤄진 표결에서 한나라당은 당론으로 찬성표결에 임했으며, 인준 반대를 밝힌 민주당과 자유선진당, 민주노동당 의원들은 신상발언을 통해 인준 강행에 항의한 뒤 표결에 불참했다.

 

 ▲ 정운찬 총리 후보자가 국회 청문회에서 의원들에 질의에 고개를 숙이고 곤혹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 프레시안)

 

표결에 앞서 이뤄진 의사진행 발언은 정 후보자의 적격성을 둘러싼 논쟁의 연장선상으로, 정 후보자 검증에 나섰던 여야 청문특위 위원들이 주로 찬반 토론에 나섰다. 민주당 강운태 의원은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의혹을 제시하며 “가장 큰 문제는 후보자 본인의 도덕적 불감증”이라며 “역사를 후퇴시킬 것인지, 발전시킬 것인지 조금 후에 결판난다.”며 반대표를 호소했다. 같은 당 최재성 의원은 “정 후보자에 대한 착시현상이 위험 지경”이라며 “법률을 위반하고 도덕적 금도를 넘은 정 후보자를 대한민국 공무원이 어떻게 믿고 따르겠느냐”고 가세했다.


표결에는 한나라당과 친박연대ㆍ무소속 의원만이 참석했으며, 지역구가 충청권인 민주당과 자유선진당 의원들은 투표함을 막으며 투표행위를 방해했으나 별다른 충돌은 없었다. 우여곡절 끝에 총리 임명동의안은 무난히 통과됐지만 향후 여야가 정면충돌 양상을 빚으면서 정국이 경색국면으로 빠져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여야 대립은 다음달 5일부터 실시되는 국정감사와 10월 재보선과 맞물려 정국주도권 다툼으로 비화될 것으로 보여 자칫 대치정국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충남 공주 출신인 정 총리는 고학을 통해 경기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마이애미대와 프린스턴 대학에서 각각 석박사 학위를 받은 뒤 30여년 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와 총장을 역임했다. 특히 정 총리는 국민의 정부 출범 직후인 지난 1998년 한국은행 총재직을 맡아달라는 청와대 요청을 고사했다. 개각 때마다 경제부처의 수장이나 청와대 경제수석으로 하마평에 올랐다. 그러나 ‘겉만 번지러 할 뿐 속은 엉망’이란 정찬용 전 청와대 인사수석의 말이 나올 정도로 비리 종합선물세트임이 청문회 과정에서 고스란히 증명되었다. 


한나라당 김정훈 원내수석부대표는 총리 인준이 끝난 뒤 “한나라당이 똘똘 뭉쳐서 임명동의안을 통과시킴으로써 이명박 정부의 제2의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며 “향후 당정간 협조를 통해 이명박 정부를 잘 뒷받침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민주당 우제창 원내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임명동의안이 강행 처리됐지만 정 총리에 대한 검증작업은 끝났지 않았다.”며 “국감과 대정부 질문을 통해 정운찬 국감과 정운찬 대정부질문‘은 계속 될 것”이라고 밝혔다.


자유선진당 박선영 대변인도 구두논평을 통해 “도저히 총리가 돼서는 안 되는 분이 총리가 됐다는 점에서 비감하다”면서 “나라가 어디로 갈지 걱정”이라고 했다. 충청권 의원을 중심으로 한 야당 의원 39명은 정운찬 총리 종합소득세 신고를 하지 않아 세금을 탈루하고 뇌물을 받았다며 28일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유명 모자 회사 회장으로부터 받은 뇌물 1천만원을 ‘궁핍하게 살지 말라고 준 용돈’이라고 해  정운찬 어록이 나올 정도다. 탈세에다 병역 비리, 아들의 미국 국적에 대한 거짓말 등 정운찬이 갈 곳은 국무총리실이 아니라 교도소다. (사진:한겨레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