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경제

1억도 안 되는 정운찬 총리내정자의 모델료는?

녹색세상 2009. 9. 22. 10:56

 

 

요즘 청문회로 정국이 조용할 날이 없다. 이명박 정권이 들어선 후부터 시끄러웠으니 새로운 일이 아니라 사람들이 놀라지 않는다. 유명 국립대학 총장을 지내고 경제학자로 이름을 날린 정운찬 총리내정자가 인터넷 사교육업체인 ‘예스24’로부터 받은 고문료가 1억이 조금 못 된다. 문제 제기를 한 민주당의 의원은 ‘명백한 소득’이라며 ‘탈세를 했다’고 하지만 정운찬은 오리발 내밀기에 급급하다. 정말 명박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뿐만 아니라 언론에 오르내릴 정도로 말썽 많은 유명 모자 회사 회장으로부터 ‘1천만원’을 받았다고 한다.

 

 

 

이는 현행법상으로 ‘증여세’를 내지 않아 탈세이며, 대가성이 있다면 뇌물죄에 해당하며 파면감이다. ‘점심 한 그릇도 공짜가 없다’는 건 사회 생활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안다. 조폭들이 형사들에게 ‘형님’이라고 깍듯이 고개 숙이고 밥 사고 술 사는 것은 탈이 났을 때 ‘잘 봐 달라’는 것이지 돈이 남아돌아서 그런 게 아니다. 더욱 가관인 것은 ‘예스24가 어디에 있는지도 모른다’고 한다. 정말 대학교수가 맞는지 모르겠다. 그런 둔한 머리로 경제학 연구는 어떻게 했는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오리발 치고는 너무 유치하고 치사하기 그지없다.


궁금해서 누리집(홈페이지)을 찾아 접속을 했더니 민주노동당의 이정희 의원 지적처럼 ‘도서 판매와 동영상 교육 자료 판매업체’일 뿐만 아니라 화장품까지 취급하는 제법 큰 규모의 인터넷 쇼핑몰이다. 책을 파는 것도 장사란 것은 삼척동자도 안다. 그런데 동영상 교육자료를 파는 사교육업에다 화장품까지 취급하는 업체이니 전임 유명 국립대총장이란 명망을 판 것임에 분명하다. 어느 의원이 지적한 것 처럼 ‘모델료가 1억’인 셈이다. 국무총리 내정자의 모델료가 1억도 안 된다면 너무 값어치가 떨어지는 것 아닌지 당사자에게 묻지 않을 수 없다.

 

▲ 서울대 환경동아리 ‘씨알‘소속 학생들이 21일 오전 국회 앞에서 정운찬 총리 후보자에게학자와 교육자의 양심으로 4대강 정비 사업 재검토를 해줄 것을 요구하는 손팻말을 들고 있다. (사진:한겨레신문)

 

그것도 한 꺼번에 받은 게 아니라 고문료라는 이름으로 포장해 10개월에 나누어 받은 것이니 몸값이 너무 형편없어 매우 초라해 보인다. 고문이란 사람이 고문료라는 소득을 올렸으면 당연히 소득신고를 하고 세금을 내야한다. 각 정당으로부터 수시로 ‘러브콜’을 받았고 정치권에 문을 두드렸음에도, 주변 정리조차 하지 않았다니 머리가 둔한 건지 세상물정 모르는 것인지 갑갑하다. “충남 공주의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공부했다”고 총리내정자는 말한다. 그 시절 가난하지 않은 사람이 몇이나 있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사람을 평가하려면 예전에 어떻게 살았는가를 무시할 수 없지만 ‘지금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가’를 보는 게 더 중요하다. 병역 기피 의혹에다 소득보다 더 많은 지출을 한 국세청 자료를 보고 있는 국민들이 유명국립대 총장 출신의 내정자를 보는 눈이 어떨지 의문이다. 분명 감추어 놓은 다른 소득이 있다. 아니면 검찰총장에서 낙마한 천성관처럼 누군가 뒤에서 돈을 대주는 큰 손의 후원자가 있던지. 원해서 군대 간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병역기피에 수입보다 더 많이 쓴 사람이 서민들의 어려움을 알리 만무하다. ‘모델료 1억도 안 되는 정운찬은 떠나라’고 감히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