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 내린 김동길?…갑자기 DJ와 인연 강조하기도
김동길, 조갑제 등 김대중 전 대통령 생존 시 김 전 대통령을 비난하는데 앞장섰던 수구 논객들도 김 전 대통령 서거에 대해 한 마디 훈수를 두는 걸 잊지 않았다. 김대중 전 대통령 생존 시 ‘투신 자살 하라’는 막말을 해 물의를 빚었던 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는 19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는 우리 모두에게 착잡한 심정과 인생의 무상함을 절실히 느끼게 한다.”며 “더욱이 파란만장한 삶을 살고 이제 평화롭게 그 생이 막을 내렸으니 당장에 할 말을 찾기 어렵다”고 애도를 표했다.
▲ 6월 24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국민행동본부와 고엽제전우회 주최로 열린 ‘DJ 이적행위 규탄 국민총궐기대회’에서 서정갑 국민행동본부 본부장, 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 이상훈 전 국방장관과 참가한 보수단체 회원들이 ‘6.15선언 폐기’와 ‘친북좌파세력 척결’ 등을 요구하며 만세삼창을 하고 있다. (사진:오마이뉴스)
불과 얼마 전까지 김 전 대통령에게 ‘투신자살하라’고 극언했을 뿐 아니라 정ㆍ재계 인사들의 김 전 대통령 병문안조차도 불편해했던 것을 떠올릴 때 상당히 누그러진 태도다. 그는 더 나아가 김 전 대통령과 자신의 인연에 대해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김 전 대통령이 박정희 정권에 의해 피랍됐다가 극적으로 생환된 일과 관련해 “일본에 갔다가 괴한들에게 납치되어 배에 실려 망망대해를 헤 매이던 중에 바다에 던져져 고기밥이 될 뻔도 하였지만 천우신조로 살아서 동교동 자택에 돌아왔고 그 소식을 듣고 자택으로 달려가 서로 손을 잡고 기뻐했던 그 감격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그는 그런 과정에서 한국 민주화 운동의 대표 주자로 떠올랐을 뿐만 아니라 호남 사람들의 우상이 되어 한국 정계에서는 가장 유력한 정치적 지도자가 됐다”며 “그는 (대선) 사수 끝에 대한민국의 15대 대통령에 당선되는 영광을 누렸을 뿐 아니라 덤으로 노벨 평화상 수상자의 자리에 오르기도 했다. 저가 노무현 씨의 뒤를 이은 17대 대통령 자리를 민주당의 정동영 후보에게 주지 못하고 반대당인 이명박 후보에게 빼앗긴 것은 상심할 만한 가슴 아픈 일이었겠지만 험한 정치판에서 전투마다 몽땅 승리한다는 것은 좀처럼 있기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늘 김대중 전 대통령의 공적과 과실을 논하고 싶지 않다. 그것은 앞으로 세월이 많이 흐르고 난 뒤에 역사가들이 해야 할 일이라고 믿는다.”면서도 “어른이 가고 난 뒤에 그의 추종자들이 추태를 부리는 일만은 없기를 간절히 염원하는바”라는 헛소리를 빠트리지 않았다. 아니나 다를까 역시 ‘제 버릇 개 못 준다’는 속담이 맞음을 몸소 보여 주었다. 김 교수는 김 전 대통령 서거 이틀 전인 지난 16일에도 “정계 인물, 재계 인물들이 줄을 지어 김 전 대통령의 병실을 찾는 까닭을 나는 헤아리기가 좀 힘이 든다.”고 투정을 부렸다.
그는 “김 전 대통령은 요새 세브란스 병원의 특별 입원실로 자신을 찾아 병문안 하는 인사들이 누구인지 잘 모르고 있을 가능성이 많다. 환자 자신은 인사불성이라는데, 누구를 보려고 이 많은 지도급 인사들이 세브란스 병원을 찾아가느냐”며 “이희호 여사를 위로하기 위해서냐, 수백만 호남인들에게 ‘나도 다녀갑니다’라고 한 마디 해야 하기 때문이냐”고 반문했다. 사람이 사경을 헤맬 때 찾아가는 것은 정신이 맑아 알아봐야 하는가? 가족들을 위로하기 위해서라도 궂은 일에 찾아가는 게 우리네 정서임을 김동길 노인만 모르고 있다.
김 교수는 이명박 대통령이 병문안 자리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이 위대한 지도자였다”고 말한 것에 대해서도 맹비난했다. “그 말이 맞다면 기를 쓰고 정권교체를 해야 한다고 믿고 물불을 가리지 않은 1140여만의 유권자들은 안 해도 될 짓을 한 거냐”며 한국정치가 철학도, 이성도, 심지어 상식도 없다고 비난했다. ‘자살하라’며 막말을 퍼부어 댄 사람이 막상 세상을 떠나자 김동길이 말꼬리를 돌리긴 했지만 속내는 ‘잘 죽었다. 패거리들 설치지 마라’며 훈수에 여념이 없는 철부지다. 기본 예의부터 다시 배워 사람 구실하던지 조용히 살다 가는 게 김동길이 할 일이다.
조갑제 ‘DJ, 김정일 앞에서만 불굴의 용기 보여주지 않아’
조갑제 전 ‘월간조선’ 대표도 18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김 전 대통령 서거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조 전 대표는 전두환 신군부의 김 전 대통령 사형선고를 정당화하는 등 사후에도 김 전 대통령을 폄훼했다. 그는 “그는 박정희에 의한 유신선포 직후 일본에서 망명생활을 하면서 북한 정권의 조종을 받는 재일인사들과 손잡고 반국가단체인 한민통을 만들었다”며 “그가 사형선고를 받은 이유는 이 때문이었다.”고 주장했다. 80년 5월 신군부가 김 전 대통령을 내란음모 혐의로 사형 선고한 것이 정당했다는 주장이다.
그는 또 “고 김대중 씨는 박정희·전두환 정권에 맨주먹으로 맞섰던 사람이다. 박정희 정권에 의하여 납치ㆍ투옥되었다. 전두환 정권에 의해 사형선고를 받고 연금도 당했다.”며 “그러나 고 김대중 씨는 그런 불굴의 용기를 희대의 학살자 김정일 앞에서는 보여주지 못했다”고 밝혀 국민들의 정서조차 헤아리지 못할 정도로 판단력이 흐려진 노망이 단단히 들었음을 보여주었다. 그는 “내가 만난 한 전직 미국 고관은 국제사회에서 김대중 씨의 영향력을 능가할 사람은 이승만ㆍ박정희뿐일 것이라 평했다”고 강조해 독재자를 미화하고 찬양하기에 바빴다. ‘인간 안 될 것들과 상종하지 마라’는 속담이 이런 놈들보고 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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