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과 민중

경찰헬기 최루액 살포…쌍용차파업 공장 ‘아비규환’

녹색세상 2009. 7. 22. 02:06

 

▲ 최루액을 헬기로 살포하면서 파업 중인 노동자들을 자극하는 경찰의 잔인한 진압 장면은 군사독재 정권 시절을 방불케 한다. 최루탄 사용이 시작되었음을 보여주는 분명한 증거다.

 

경찰진입 이틀째인 21일 노조원들의 새총사격과 화염병에 맞서 경찰이 헬기로 최루액을 뿌리며 대응하는 등 쌍용차 평택공장은 하루 종일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도장공장으로 밀려난 노조원들은 이날 오전 옥상에서 도장공장으로 거리를 좁혀오는 경찰을 향해 다연발 사제총과 새총으로 볼트와 너트를 발사하며 격렬하게 맞섰다. 경찰은 “노조의 폭력시위에 진압대원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며 오전 11시와 오후 4시 헬기로 도장공장 옥상에 다량의 최루액을 살포해 파업 중인 노동자들을 더욱 자극했다. 경찰은 헬기 3대를 이용해 공장 옥상 100여m 상공에서 3천200리터의 최루액을 물폭탄 식으로 뿌렸으나 바람에 날려 버리자 봉지에 담긴 최루액 50여개를 투척했다.

 


이후 파업 중인 노동자들을 무력화 시킨 후 경찰 특공대 병력을 투입해 진압하려는 작전임에 분명하다. 최소한의 인도적인 조치도 마저 거부한 채 자본의 앞잡이 노릇을 하는 독재의 유전자를 타고난 경찰이 하는 짓을 우린 두 눈으로 똑똑히 봐야 할 것이다. 위험하기 그지없는 인화 물질이 가득한 도장공장은 고무장화를 신고 다닌다고 할 정도로 신중을 기해야 하는 곳임에도 불구하고, 제2의 용산학살을 자행 하려는 이명박 정권과 민중의 지팡이가 아닌 정권의 사냥개 노릇을 하는 경찰의 살인책동을 결코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킨다’는 경찰의 기본 임무조차 지키지 않는 경찰은 국민들로부터 버림받는 것 말고는 다른 길이 없다. 

 

 

▲ 용역깡패와 경찰의 장비가 뒤섞인 사진은 용역과 경찰이 옥쇄파업 중인 노동자들 진압에 서로 작전을 짜고 손발을 맞추었다는 증거다. (사진:쌍용차노동조합)


노조는 경찰의 최루액 살포 직후 “공장 불바다 될 수 있다. 가족대책위는 당분간 공장 앞에 나오지 말라”고 방송했고, 방송을 들은 가족들이 천막과 건물 뒤로 대피하기도 했다. 이어 도장공장 옥상 노조원들이 화염병을 던졌고, 공장과 굴뚝 주변 등에서 수차례 화재가 발생해 소방차와 경찰 살수차가 사이렌을 울리며 들어가 진압을 하는 등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아수라장이 되었다. 이날 노조원들이 쏜 볼트 새총에 맞아 진압에 동원된 전경과 사측 직원 1명이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다. 옥쇄 파업 중인 노동자들이 발사한 볼트와 너트는 공장 정문에 몰려있는 취재진의 머리위로 날아다녔고, 입간판과 벽 컨테이너 등을 때리며 굉음을 냈다.


정문 바깥 30여m 떨어진 문화일보 취재기자의 승용차 운전석 유리가 날아온 볼트에 맞아 산산조각이 났다. 주민은 “노조와 경찰의 폭력대응 수위가 도를 넘어선 것 같다”며 “이러다 정말 누구 하나 죽는 게 아닌지 걱정”이라고 말할 상황이다. 이런 지경임에도 불구하고 최루탄 발사보다 오히려 더 지독한 최루액을 살포해가면서 강경진압 일변도로 나가는 것은 정리해고라는 ‘집단 살인’의 벼랑 끝에 내 몰린 노동자들을 더욱 자극하는 것이다. 이는 대화와 타협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기본조차 지키지 않는 무식의 극치를 달리는 짓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