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과 민중

경찰 쌍용자동차공장에 압수수색영장 집행 예정

녹색세상 2009. 7. 8. 00:26

 

 

경기도 평택경찰서는 7일 노조원들의 점거농성 집결지인 쌍용자동차 평택공장에 대해 퇴거불응 등 혐의로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았다고 밝혔다. 경찰은 쌍용차 사측이 낸 출입금지 가처분 신청을 최근 법원이 받아들였는데도 노조원들이 퇴거에 불응하고 있어 수원지법 평택지원이 지난 6일 밤 평택공장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발부했다고 설명했다. 영장은 검찰의 요청에 의해 법원이 발부하는 것으로 공안검찰과 경찰이 노동자들을 사회 불순 세력으로 보고 있음을 보여준다. 검찰총장 내정자가 공안검사 출신임을 감안한다면 충분히 예측가능하다. 권력의 주구 노릇을 자청해 충성 경쟁을 하고 있음을 보여준 증거다.


영장에 기록된 압수수색 기한은 7월3일부터 8월3일까지 한 달 동안이다. 경찰 관계자는 “압수수색영장은 공권력 투입을 위한 최우선 조건”이라며 “준비절차 등으로 인해 당장 집행하기는 어렵지만 언제든지 공권력 투입이 가능한 법적 근거를 마련한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해 경찰력 투입할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지금 옥쇄 파업을 하고 있는 노동자들은 생사의 기로에 서 있다. 이래 죽으나 저래 죽으나 죽기는 마찬가지라는 각오로 싸움에 임하고 있다. 이런 위험천만한 일에 경찰이 법 집행이라며 섣불리 개입하는 것은 위험하기 그지없다. 노사가 대화로 풀어야 할 문제를 경찰이 나서서는 안 된다.

 

 

경찰이 해야 할 일인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 조치를 강구하지는 않고 노동자들을 자극하는 말을 흘리는 것이야 말로 저의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경찰의 기본 임무가 무엇이지 다시 한 번 묻는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한다.’는 것임을 모른다고 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데 쌍용자동차 회사 측이 부른 용역깡패들의 폭력은 눈감으면서 새총을 몇 번 쏜 노동자를 ‘살인미수’ 혐의로 체포하는 검토까지 하겠다는 말을 흘리는 것은 노동자들을 탄압하겠다는 것이 아니고 무엇인가? 경찰이 과도한 개입을 하려는 저의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 경찰의 저지로 공장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는 옥쇄파업 중인 노동자와 가족들이 철문 밖에서 손이라도 잡는 모습이 참으로 가슴 아프다. 최소한의 인륜조차 방해하는 게 경찰이 하는 짓이다.


더욱이 부상자들을 치료조차 받지 못하도록 하는 비인도적인 짓을 하는 경찰의 작태는 비난받아 마땅하다. 뿐만 아니라 회사 측이 펌프를 고장 내어 물이 끊겨 있음에도 불구하고 물 공급을 차단시켜 노동자들을 고사시키려는 것은 비인도적인 처사다. 최소한의 생존을 위한 조치도 마련하지 않고 영장 집행을 들먹이는 것이야 말로 비상식적인 짓이다. 서울경찰특공대가 용산철거민 진압과 똑 같은 상황을 재연한 것은 철거민들의 농성에 대한 진압 지침을 마련했다는 것과 마찬가지다. 옥쇄파업 중인 쌍용자동차 공장에 경찰특공대 투입을 고려하고 있다는 것을 내비치며 협박을 한 것이다.


국민의 세금으로 먹고 살아가는 집단이 국민을 향해 공갈 협박이나 해대는 아주 파렴치하고 몰상식한 짓은 머슴으로서 본연의 임무가 분명 아니다. 옥쇄 파업 중인 노동자들을 지금은 집행부가 자제 시키고 있지만 극한 상황에 내몰리면 흥분한 조합원들을 제어할 수 없게 된다. 인화물질이 가득 찬 도장 공장에 경찰병력을 투입할 경우 어떤 불상사가 벌어질지 아무도 모른다. 무리한 진압은 옥쇄파업 중인 노동자들뿐만 아니라 투입한 경찰병력 또한 마찬가지로 위험에 내몰릴 수 밖에 없다. 부하들을 사지로 내몬 지휘관을 믿을 멍청한 인간은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건널 수 없는 다리를 건너 멀리 간 경찰의 앞날이 걱정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