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과 생태

앞산 달비골의 비가 온 다음 날 새벽에

녹색세상 2009. 7. 4. 11:23

 

 

몇 일 비가 오고 난 뒤 앞산 달비골 월곡지에는 물이 넘쳐흐르고 있습니다. 작은 못이라 물이 얼마차지 않는데 물이 없는 겨울에 준설 작업이라도 해 놓으면 좋으련만 대구시 관료들의 머리에는 그런 게 들어갈 틈이 없는 가 봅니다. 1급수에 사는 물고기들이 서식할 정도로 물이 맑아 아이들의 자연학습장으로도 딱 좋은데 그냥 방치해 둡니다. 오직 길 내고 화려한 건물 짓는데 만 혈안이 되어 있을 뿐이죠. 대구시에는 건설방재국장이 국장들 중 서열 1위라니 대구의 행정 방향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바로 알 수 있습니다.

 


비가 와 지반이 약하니 새벽잠을 깨워 가면서 굉음을 울리던 덤프트퍽 소리는 잠시 멈추었습니다. 24톤 초대형 트럭에 실고 나가니 과적으로 인해 도로가 훼손될 우려도 매우 높습니다. 돈 벌이만 된다면 환경 파괴는 물론이려니와 용역깡패까지 동원하는 별 희한한 짓도 마다하지 않는 게 건설자본입니다. 공사현장에는 장마에 토사가 떠내려가 배수가 막힐까 노심초하 하고 있을 겁니다. 인근에 아파트 단지가 있어 장비를 투입하는데 한계는 있고 폭우에 대비는 해야 되고 머리가 터질 지경일 겁니다. 더구나 국지성 폭우가 쏟아지니 산골에 비가 얼마나 어떻게 퍼부어댈지 예측이 불가능하지 더 힘들지요.


자연을 그냥 가만히 두면 가장 좋은데 땡빚 내가며 저런 짓을 해대는 꼴이 가히 가관입니다. 꼴불견 중의 꼴불견이죠. 달비골 초입의 계곡이 하나 둘 파괴되어 가는 것을 보노라면 속이 상하지만 두 눈 부릅뜨고 지켜봅니다. 그러지 않으면 ‘개발’이란 말로 포장해 다른 곳을 또 파헤치고 말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의 애환이 서려있는 지리산에 케이블카를 설치하려고 난리를 치고 있습니다. 여론의 방향이 어디를 향하는 가 눈치 보다 어느 날 기습적으로 명산을 파괴하고 말 것입니다. 머리에 든 것이라고는 삽질뿐인 토건공화국 관료들과 건설자본의 눈에는 사람과 자연이 보일리 만무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