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경제

‘자살하라’는 김동길과 ‘저항하라’는 김대중 전 대통령?

녹색세상 2009. 6. 28. 16:50

 

 

 

위의 발언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지난 25일 6.15 공동선언 9주년 기념행사 준비위원 30여 명과 자택 부근의 한 식당에서 오찬을 하면서 한 말이다. 그날 참석자들에 따르면, 김 전 대통령은 감정에 북받쳐 울음 섞인 목소리로 말을 이어갔고, 참석자들은 이를 듣다가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고 한다. 이날 김 전 대통령의 격정에 찬 직설화법 전문 발언이 공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김 전 대통령은 이날 ‘반드시 지는 길’도 말해 주목을 끌었다. “탄압을 해도 ‘무섭다, 귀찮다, 내 일이 아니다’라고 생각해 행동하지 않으면 틀림없이 지고 망한다. 모든 사람이 나쁜 정치를 거부하면 나쁜 정치는 망한다. 보고만 있고 눈치만 살피면 악이 승리한다.” 고 국민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가 보다 중요함을 강조했다.


김 전 대통령은 특히 최근 정국과 관련 “꿈을 꾸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면서 “민주주의의 위기가 너무 급해졌다. 기가 막힌다”고 탄식한 뒤, 마하트마 간디와 마틴 루터 킹 목사의 비폭력 불복종 운동을 예시로 들었다. “폭력투쟁을 해서는 안 된다. 성공할 수 없다. 성공해도 결과가 나쁘다. 인도의 간디는 영국과 싸울 때 비폭력으로 했다. ‘비폭력 비투쟁’이 아니라, ‘비폭력 전력투쟁’으로 했다. 투쟁해야 하지만 폭력투쟁을 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투쟁을 안 하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작년 아르헨티나 민중들이 저항과 그리스 민중들의 치열한 저항을 폭력으로 봐야 하는지 의문이다. 사회 변혁의 과정에서 어쩔 수 없는 충돌마저 폭력으로 보는 인식의 한계를 드러내 보였다. 전직 대통령으로서 정치적 발언으로 이해해야 할지 의문이다.


“민주주의는 싸우는 자와 지키는 자의 것”


그는 이어 “모두가 어떤 형태든 자기 위치에서 행동해서 악에 저항하면 이긴다.”며“"많은 국민들을 동원하되 다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때리면 맞고 잡아가면 끌려가고, 여기저기서 그렇게 하는데 이명박 정부가 어떻게 하겠느냐”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또 현 시국 극복 방법에 대해 “모든 사람이 공개적으로 정부에 옳은 소리로 비판해야겠지만, 그렇게 못 하는 사람은 투표를 해서 나쁜 정당에 투표하지 않으면 된다.”며 “많은 사람들이 나쁜 신문을 보지 않고, 또 집회에 나가고 하면 힘이 커진다.”고 말해 조중동의 해악을 간접적으로 지적했다. 그는 또 “민주주의는 싸우는 자, 지키는 자의 것”이라면서 “싸우지도 않고 지키지도 않고 하늘에서 감이 떨어지길 기다려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최근 이명박 정부가 중도 실용과 서민 행보를 강조하는 것과 관련해서도, 김 전 대통령은 “민심이 심상치 않다고 생각해서 궁여지책으로 그런 것”이라며 “백성의 힘은 무한하고 진 일이 없다, 저항하지 않고 굴복만 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머지않아 남북관계는 대화가 시작될 것”이라며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으면서도 “정부와 여당 내에서 위험한 소리가 있는데 조상과 후손에 대해 죄를 짓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맞다,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이지 결코 가치중립적인 것은 세상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극소수 부자들의 입만 즐겁게 하는 이명박 정권에 설 것인지, 민중들의 편에 서서 싸울 것인지 선택만 있을 뿐이다.

 

 


‘자살하라고 하더니 자연사 하라’는 김동길은 제 정신?


이와 달리 김대중 전 대통령을 자살하라고 강요한 전 연세대 명예 교수 김동길이 네티즌 비난의 중심에 섰다. 한 때는 자살하라고 하더니 이젠 ‘기력이 떨어져 자연사’하라고 개소리를 늘어놓고 있다. 두 사람이 정치적 견해가 다른 것은 세상이 다 알고 있는 것이고 반론과 비난이 오고갈 수 있겠지만 한쪽이 상대를 향해서 자살하라고 강하게 비난하는 것은 유례가 없는 일이다. 김동길은 연세대학 명예 교수로 알려지고 있다. 친 누나가 이화대학 초장을 역임했던 것으로 봐서 대단한 기독교 신앙인으로 인식하고 있다. 이런 개인의 정신사적 배경을 접어두고 김대중 전 대통을 향해서 ‘자살하라’고 비난하는 것은 정신이 건전한 노인이라 할 수 없다.


기독교 신앙관이 자살하는 게 죄로 여긴다면 자살을 권유하는 것도 죄악이다. 지난번 노무현 대통령을 향해서도 김동길 씨는 같은 말을 했다. ‘책임을 지고 자살하라’ 했다. ‘뇌물사건에 책임지고 자살하라’는 거다. 막상 자살사건이 터지자 김동길 씨는 자살은 죄악이라고 논평을 했다. 결국 미운 사람을 지옥으로 보낸 셈이다. 여기까지는 노인의 정치적 견해 일 수 있다고 보고 들어 줄 수가 있지만 반복해서 정치적 견해가 다른 상대를 향해서 같은 말을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즉 그의 정신적인 건전성과 심리적인 정서가 정상적인지 아무도 모른다는 거다. 유신 시절 자신은 ‘자유 민주주의의 전도사’로 자처하면서 오직 ‘민주주의 하라’는 말로 장사를 하던 사람이 이젠 군복을 차려 입은 아직도 정신 덜 차린 재향군인회를 비롯한 극우보수반동들이 모인 자리에서 떠드는 걸로 노후를 보내고 있으니 꼴불견이 따로 없다. (사진:오마이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