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야기

유인촌 문화 계엄사령관 한국예술종합학교 ‘차기 총장에 전권’

녹색세상 2009. 6. 4. 21:17

 

6월 2일은 한예종 사태에서 또 한 번의 ‘전환점’이기도 했다. 이날 한예종 교수와 학생은 문화부 유인촌 장관과 신재민 차관으로부터 각각 의견을 전달받았다. 유인촌 장관은 이날 오전과 오후, 각각 한예종 소속 6개원 원장과 학생비상대책위를 만났다. 이 자리에서 유 장관은 이론학과 축소를 재고하고 서사창작과 폐지 등 감사에서 문제로 제기됐던 내용도 조율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또 유 장관은 차기 총장 선출을 언급하며 “학교와 교수에게 모든 것을 일임하겠다.”고 했으며 “한예종 구조 개편은 차기 총장이 임명된 후에 학교 내에서 논의가 되어야 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황지우 총장의 교수직 박탈을 두고서는 “황지우 전 총장의 교수직 복직에 관해 학교에서 재임용 절차를 거치면 된다.”고 덧붙였다. 이를 두고 학생비상대책위는 “유 장관은 전반적으로 유화적인 태도였지만 입장에 있어 종전과 큰 차이는 보이지 않았다.”며 “통섭 교육을 반대했으며 ‘너희들이 자꾸 이런 식으로 나오면 정말 이론과 폐지할 수 있다’는 식의 발언도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같은 시간, 신재민 문화부 1차관이 한예종 서초동 캠퍼스를 찾아와 음악원장 및 기획처장을 비롯한 몇몇 교수를 만나 ‘다른 이야기’를 전했다. 신재민 차관은 “황지우 총장이 현 정권을 지지하지 않는 것은 사실이지 않은가”, “유럽에서는 좌파 정부가 집권하면 총장도 좌파에서 나오고, 우파가 집권하면 우파에서 총장이 나와 정부와 협력적인 관계를 갖는다.”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한예종 교수협의회는 ‘실로 충격적’이라며 “그의 발언은 결국 현 정권과 코드가 어울리는 사람이 차기 총장이어야 한다는 저의를 드러낸 것이나 다름없다.”고 밝혔다. 교수협의회는 3일 신 차관에게 보내는 공개질의서를 통해 “비지성적인 이면 행태, 표적 감사 그리고 총장 사퇴로 인해 본교가 엄청난 고통과 아픔을 겪고 있는 매우 민감한 이 시기에 특히 신재민 차관의 발언은 주무 차관으로서 본교를 보호하기는커녕 본교의 모든 구성원들을 정치적으로 압박하고 분열시키려는 몰상식한 처신이 아닐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신 차관은 차기 총장 선임에 대비하여 미리 선거에 개입하려는 의도를 즉각 거두고 본교 교수들에게 정중히 사과하고 자중할 것을 촉구한다.”며 “아울러 사태의 원만한 해결을 위해 본교 업무를 총괄하는 차관을 교체할 것을 문화체육관광부에 공개적으로 요구한다.”고 밝혔다.


유인촌 문화계엄사령관의 문화 진압작전이 노골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장관이란 자가 기껏 한다는 게 국립오페라단 합창단 해체에 이어 대학 운영에 대해 털어 내기 감사를 해 시시콜콜 간섭이나 해대는 꼴이 가히 가관이다. 이명박 정권의 문화정책이 어디까지인가를 보여주는 단적인 증거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양촌리로 돌아가서 농사나 지으면 될 인간이 나서서 온갖 짓을 저질러 대니 이래저래 피해자만 늘어난다. 학과축소와 폐지에 대한 반대 1인 시위하는 학생들을 향해 반말 지껄이나 해대고 영상으로 찍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래 찍어’라고 거품 무는 꼴이 정말 꼴불견이다. 문화부장관의 품격이 저 정도 밖에 안 되는지 모르겠다. (사진:오마이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