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과 민중

화물연대 총파업 시위…경찰의 초강경 폭력진압

녹색세상 2009. 5. 20. 21:10
 

 

단 하루 457명 연행이라는 경찰의 초강수를 낳은 지난 16일 대전정부청사에서 열린 전국노동자민중대회. 화물연대의 총파업 선언에 정부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 대응 하겠다’고 나서 검거와 체포 등 파국을 낳고 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연맹 등은 전면적 ‘대정부 투쟁’을 선포해 노동계와 이명박 정권과의 갈등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날 경찰과 노동자의 충돌이 지도부의 계획이 아니라 그간 이명박 정부가 행한 일련의 노동탄압 정책에 대한 노동자들의 쌓인 분노가 폭발한 것으로 진정국면을 맞는데 어려움이 있어 보인다.


5월 16일 대전정부청사 앞 집회를 마무리하고 행진하는 과정에서 대한통운 골목 곳곳에서 노동자들을 막아서는 전경을 향해 집회참가자들은 박종태 열사를 목 놓아 부르며 항의했고, 지도부가 경찰과의 충돌을 자제시키려 했지만 집회참가자들의 끓어 오른 분노는 스스로 경찰과 대치했다. 이날 경찰은 수차례의 충돌과 연행 끝에 집회를 마무리하고 해산하는 참가자를 향해 공권력을 휘둘렀다. 전국노동자민중대회에 참여한 최항렬 운수노조 화물연대 광주지부 대한통운택배분회 조합원은 “행진 끝내고 해산하는데 ‘무조건 잡아’하면서 막무가내로 연행했다. 광주 내려가는 금호타이어 조합원들의 버스는 아예 통째로 연행됐고, 멀쩡했던 방송차량 13대도 유리가 깨지고 완전 엉망이 됐더라. 이건 경찰이 아니다.”며 경찰의 과잉진압을 규탄했다.

 

 


“노동자 요구에 폭력 진압으로 일관한 정부대응이 문제”


민주노총은 성명을 내고 16일 사태를 ‘함정 연행’이라고 규정했다. 애초 경찰은 대한통운 앞까지 집회신고를 불허한데다, 집회현장에서의 협의과정에서 ‘대한통운 앞까지 행진과 마무리 집회 두 해산’을 수용하고도 해산하는 참가자들을 뒤에서 갑자기 연행했다는 것이다. 이승철 민주노총 대변인은 “16일 발생한 대규모 연행사태를 기점으로 노동문제를 넘어섰다. 이번 사태는 이번 화물연대 파업을 불러온 정부와 대한통운의 민주노조 탄압을 감추기 위한 의도된 폭력이자 민주주의 압살행위”라고 말했다. 민주노총은 성명을 내고 “이번 대규모 폭력연행 사태에 대해 경찰청장 사퇴와 대통령 직접 사과를 강력히 촉구한다. 이와 같은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더욱 강력한 대정부 투쟁을 펼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귀제 공공운수연맹 교선실장도 “금호자본에 대한 노동자들의 항의를 정부는 공권력으로만 대응했다. 화물연대의 노동기본권 쟁취와 원직복직을 위해 집행부 구속된다하더라고 이 요구 관철될 때까지 공공운수연맹도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경찰의 반응은 강경 일변도다. 유태열 대전지방경찰청장은 17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민주노총이 주최한 불법 폭력시위로 대량 유혈사태가 발생한 데 대해 책임을 묻고 민주노총이 주최하는 모든 집회는 전면 금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날 입건한 457명에 대해 채증자료 분석 등을 통해 폭력시위에 가담한 조합원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민주노총 핵심간부에 대해서는 체포영장 발부받아 검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16일 폭력 강경진압으로 더욱 꼬이는 이명박 정권과의 관계


집단해고 문제로 불거진 택배노동자들의 투쟁이 대한통운의 강고한 입장과 공권력의 탄압으로 박종태 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노동자 전체의 투쟁으로 확장, 더해 16일 전국노동자민중대회에 대한 또 한 번의 강경진압으로 ‘대정부 투쟁’이 됐다. 운수노동자들의 ‘대정부 투쟁’의 핵심은 ‘특수고용노동자의 노동권 인정’이다. 지난 16일 화물연대본부는 △계약 해지된 대한통운 택배기사들의 원직복직 △운송료 삭감 철회 △화물연대 노조 인정 등의 요구를 걸고 총파업을 선언했다. 이보다 앞서 건설노조도 ‘5월 27일 총파업’을 예고했다.

 

▲ 고인이 된 화물운수노동자 박종태 씨의 부인 하수진 씨, 남편 잃은 슬픔을 뒤로 하고 ‘끝까지 투쟁하는 것이 남편의 뜻’이라며 노동자들을 격려하고 있다.


화물연대와 건설노조의 총파업은 지난 3월 노동부가 ‘덤프, 화물, 레미콘 차주는 노동자가 아니라며 건설과 운수노조 등에서 이들을 배제할 것’을 통보하는 자율시정명령을 내리면서부터 예고된 수순이었다. 정부가 이들을 노동조합으로 인정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국토해양부는 16일 보도 자료를 내고 “택배기사들의 사업장 미 복귀는 대한통운이 당초 계약한 협력차주들 간 협의사항이지 화물연대가 관여할 사항이 아니며 택배기사들 역시 노동자가 아니므로 화물연대의 ‘해고자 복직’은 잘못된 표현”이라고 지적하며 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자체를 인정할 수 없다는 정부의 입장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아울러 “화물연대는 노조가 아니므로 파업이 아니라 집단운송거부”라고 말하며 지난 16일에 열린 화물연대 총파업 결정을 전면 부인해 일하지 않을 자유마저 없는 사회임을 보여주었다. 이런 가운데 김달식 운수노조 화물연대 본부장은 “체포나 구속에 아랑곳 않고 열사투쟁 승리로 만들 것”이라고 주장했고 건설노조도 화물연대 투쟁에 적극적인 연대를 밝혔다. 여기에 더해 16일 전국노동자민중대회 강경진압으로 민주노총 역시 예고한 6월 투쟁을 앞당기기로 해 5월말 6월초 노동계 전반이 일어나는 총파업을 목전에 두고 있어 대화를 통한 협상을 하지 않는 한 충돌은 피할 수 없다.


총파업의 물꼬가 된 택배분회의 조합원은 “박종태 열사가 돌아가신 후로 상황은 그 전과 완전 다르다. 우리 때문에 죽은 열사 명예도 회복시켜야 하고, 화물연대도 지켜야 한다. 경찰서에서 연락이 오기를 원직복직만 가지고 이야기해보자고 하더라. 한 사람이 죽었는데 우리는 양보할 수가 없다.”고 밝혀 투쟁의 의지가 강고함을 보여주었다. 현실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경찰이 강경진압 일변도로 나간다면 충돌은 불가피하다. 사람이 죽었다는 것을 모르고 폭력진압을 한다면 더 큰 사태로 번지는 것은 불가피하다. 외신에까지 보도 된 경찰의 폭력진압은 자본과 권력이 거품  는 ‘국가 신인도’에 악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음을 알아야 한다. (사진기사: 참세상 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