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야기

황석영의 변신에 대한 진중권의 독설

녹색세상 2009. 5. 15. 09:21
 

진중권 중앙대 겸임교수가 MB정권을 ‘중도정권’으로 규정하고 큰 틀에서 동참하겠다고 밝힌 소설가 황석영 씨를 향해 독설을 퍼부었다. 진 교수는 14일 진보신당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제가 아는 '황석영'이라는 분은, 지난 대선을 앞두고 이명박의 집권을 막기 위해 시민단체들 끌어 모아 비장하게 비상시국선언까지 했던 분”이라며 “그때는 이명박 씨를 부패연대세력이라 부르며, 이명박의 집권을 막기 위해 반MB 전선을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었다. 제 기억에 그 움직임은 결국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에게 가하는 사퇴의 압박이었던 것 같다.”고 얘기를 꺼냈다.

 

▲ 이명박 대통령의 중앙아시아 순방에 특별수행원으로 동행한 소설가 황석영 씨가 우즈베키스탄의 사마르칸트 유적을 이 대통령과 살펴보고 있다.

 

그는 “뉴스를 보니, 자신을 황석영이라 부르는 또 한 분이 나서서 이명박 정권이 실용적인 중도정권이라며, 그 정권을 적극 돕겠다고 한다.”면서 “부패한 세력이 집권 1년 만에 자연 치유되어 싱싱해졌다는 얘긴가. 아니면 이명박이 '부패'한 세력인 줄 알았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치즈나 요구르트처럼 ‘발효한 세력’이었다는 얘긴가?”라고 말했다. “더 황당한 것은 아직도 진보세력이 ‘독재 타도’나 외치고 있다는 그의 비판”이라며 “2007년 대선 때 철지난 독재타도 외치던 사람은 바로 황석영 씨였다. 그때 ‘비상시국회의’라는 단체의 결성식에서 황석영씨는 ‘척박한 독재의 동토에서 민주화를 위해 분투한 초심의 열정으로 다시 돌아가겠다’고 했었다. 그런데 이제 와서 사돈 남 말 하고 계시니 참으로 걱정”라면서 황씨를 비판했다.


진중권은 “기억력이 2초라는 금붕어도 아니고, 세상에 명색이 호모 사피엔스가 어떻게 바로 얼마 전에 자신이 했던 언행을 까맣게 잊어버릴 수 있을까?”라고 물으면서 “욕도 웬만해야 하는 거지, 이 정도의 극적인 변신이라면 욕할 가치도 없다. 그러니 그냥 웃고 넘어간다”라고 말했다. 앞서 이명박 대통령의 중앙아시아 순방을 특별수행하고 있는 황씨는 13일(현지 시간) 카자흐스탄에서 “현 정부에 큰 틀에서 동참해 가도록 노력하겠다”며 “진보 측으로부터 욕먹을 각오가 돼 있다”고 말해 이명박 정권에 줄을 서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이날 카자흐 수도인 아스타나에서 청와대 출입기자들과 만나 “일각에서 현 정권을 보수우익이라고 규정하고 있으나 스스로는 중도실용 정권이라고 한다”며 “이 대통령이 중도적 생각을 뚜렷하게 갖고 있는 것으로 나는 봤다.”고 말했다.


황씨는 그 이유에 대해 “파이를 키워 하부에 나눠 주자는 게 보수고, 진보는 (상부가) 더 내놓으라는 식이었지만 현재 구미 좌파들은 많이 달라졌다”며 “전 세계가 비정규직과 청년 실업문제에 직면해 있고 생산관계도 바뀌어 고전적 이론 틀로는 안 된다. 아래서부터 파이를 키우자는 식으로 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황씨는 “민주노동당도 비정규직 문제나 외국인 근로자 문제까지는 못 나가고 그저 노조 정도에서 멈춰 있다”며 “좌파는 자유로워야 하는데 권위주의 정권 시절에 억압당했던 관행이 남아 있는 것 같다”면서 진보진영에 훈수를 두는 것을 잊지 않았다.


대한민국 3대 구라 중의 한 사람이라는 이른바 ‘황구라’의 화려한 변신이 본격적으로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황석영의 변신에 대해 남이 왈가왈부 할 것은 아니지만 혼자 하면 누가 뭐라 하지 않으나 글 줄이나 읽었답시고 온갖 미사 여구를 동원해 변명과 핑계를 해대는 꼴은 분명 가관이다. “척박한 독재의 동토에서 민주화를 위해 분투한 초심의 열정으로 다시 돌아가겠다.”고 한 황석영과 전과 14범 이명박 정권을 실용정권이라고 하니 너무 웃겨 할 말이 없다. 분명 말하건대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은 ‘독재의 유전자를 타고난 집단’으로 수구골통이지 보수 축에도 끼지 못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노망든 노친네 하나 더 생겨 헛소리 해대는 꼴을 보고 있으려니 속이 너무 거북하다. 정권에 줄 서는 핑계를 이렇게 하는 사람이 있다니 놀라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