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야기

여경까지 동원해 노동절 촛불을 짓밟아 버린 경찰 폭력

녹색세상 2009. 5. 3. 10:37
 

다시 등장한 경찰의 폭력 진압

 

 

 

촛불집회 1년’을 하루 앞두고 맞은 119돌 노동절인 1일, 정규직ㆍ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실업자, 해고자, 대학생 그리고 시민들과 함께 전국 곳곳에서 ‘노동절 범국민대회’를 열어 이명박 정부에 “경제위기로 고통을 겪는 노동자와 서민을 살리는 대책을 내놓을 것”을 촉구했다. 서울에선 대회를 마친 참가자들이 도심에서 거리행진을 하려다 이를 저지하는 경찰과 곳곳에서 충돌했다.

 

노동자·시민 등 3만여명(경찰 추산 1만5000명)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문화마당에서 ‘촛불정신 계승, 민생·민주주의 살리기, 엠비(MB) 정권 심판 범국민대회’에 참가했다. 이 대회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 지난해 촛불집회 뒤 종교ㆍ환경ㆍ학부모ㆍ여성단체 등 500여 시민ㆍ사회단체들로 꾸려진 ‘민생민주국민회의’ 등과 연대해 주최했다.

 

 

 

 

도심에서는 다시 ‘독재 타도’의 구호가 울려 퍼졌다. 이날 오후 6시 10분께, 1000여명의 노동자와 학생, 시민들은 종로 3가와 4가 사이 차도를 점거하고 200~300여명씩 산발적으로 시위를 벌였다. 이날 경찰은 진압을 시작하자마자 방패와 곤봉을 마구 휘두르는 등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기자들도 경찰 곤봉에 맞고 쓰러졌다. 또한 경찰이 참가자들을 마구잡이로 밀어붙이는 바람에 길에 넘어져 머리를 다친 여대생이나 휠체어에서 떨어져 실신한 장애여성이 병원에 후송되기도 했다.

 

차가 지나는 바로 옆으로 쓰러지는 아찔한 장면도 있었다. 이젠 여경까지 동원해 해산 위주가 아닌 체포 위주의 강경진압을 자행하고 있다. 동원된 여경들이 강경하게 진압하는 장면을 기자들이 취재하자 ‘기자 분들 오시니 모자 눌러쓰라’고 책임자가 아주 친절히 지도하기까지 했다니 여경들조차 막 나가는 꼴이 가히 가관이다. 경찰은 주로 깃발을 들거나 구호를 외치는 참가자들을 골라 연행해갔다. 시위 참가자들이 격렬하게 저항했지만 경찰은 팔로 목을 감거나 사지를 들어 제압하고 경찰차에 하나둘씩 태웠다.

 

 진압 시작하자마자 곤봉 휘두르며 강경진압

 

▲ 지하철 통로를 봉쇄하고 시민들의 이동조차 가로막아 놓고 진압봉을 휘두르는 전경부대 지휘관, 이 사람의 얼굴을 우리는 잊지 않는다.


결국 경찰은 이날 총 64명의 참가자를 연행했다. 한 참가자는 ‘경찰이 분사한 캡사이신 가루를 눈에 맞았다’면서 고통을 호소했다. 또한 여대생이 남자 경찰들에 의해 끌려가자 다른 참가자들이 “남자 경찰이 여성을 연행해도 되느냐?”고 항의했지만 경찰 지휘관은 이를 묵살해 버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임무 대신 권력의 주구임을 보여 주었다. 이를 지켜보던 시민들 대부분은 다함께 ‘풀어줘’를 외치거나 ‘연행까지 할 필요가 있느냐’고 시위대를 편들었다.

 

싸움을 말리던 시민들이 경찰 방패에 맞아 이마가 찢어지는 등의 부상을 입거나 실신해 응급차에 실려 가는 경우까지 생겼다. 시위대는 1시간 30분 가까이 경찰과 대치하다가 흩어져 밤 8시 20분께 명동 입구로 이동했다. 여기에서 집회를 마치고 해산할 예정이었지만, 경찰이 남아있는 참가자들을 연행하고 참가자들도 돌이나 살충제 등을 던지면서 오히려 몸싸움은 치열해졌다.

 

경찰의 폭력이 난무함에도 불구하고 ‘평화집회’를 더 이상 말할 어리석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경제 위기로 국가 부도를 맞은 아이슬란드 민중들이 일어나 정권이 바뀌었듯이 이제 대한민국도 최소한의 방어를 위한 투쟁의 수위를 높이는 저항이 불가피하게 되었다. 경찰 수뇌부는 이명박 정권 아래에서 일생을 마칠 작정을 하겠다고 착각을 한지는 모르나 권력은 영원하지 않음을 알아야 한다. (사진:한겨레, 오마이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