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정치권에 ‘생계형’이라는 말이 유행이더군요. 노무현 전 대통령 가족의 비리에 대해서 ‘생계형 비리’라고 말하고, 가평군이 국정원 기자 등에 준 촌지를 ‘생계형 촌지’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엄밀히 말해 뇌물임에도 불구하고 ‘생계형’이라는 말이 남발하는 세상 꼬락서니가 너무 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습니다. 정동영 전 의원의 출마를 설명하면서 ‘생계형 출마’라고 했습니다. ‘생계형’을 ‘막장’으로 바꾸면 좀 더 강조가 되죠. ‘막장 촌지’ ‘막장 출마’에 이어 ‘막장 변호’를 최근 접했다는데 주인공은 신기남 전 의원입니다. 열린우리당 당의장까지 했던 그가 여신도를 성폭행한 죄로 재판을 받고 있던 JMS 교주 정명석의 변호인단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조준웅 전 삼성특검을 비롯해 부장판검사 출신들이 깔린 정명석 교주 호화 변호인단의 대미를 장식했습니다. 역시 돈이면 모든 게 통하는 천민자본주의 사회임을 그대로 보여주었습니다.
JMS 정명석 교주도 변호 받을 권리가 있으므로 그를 비난할 수는 없으나 저지른 범죄가 아주 파렴치한 짓이라 말하는 입을 가진 사람으로서 욕은 꼭 해야겠군요. 호화변호인단을 구성한 것은 지금까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긁어모은 돈으로 구성한 것이니 아무리 직업이지만 그런 인간을 변호한 사람들은 ‘돈에 혈안이 된 놈’이란 소리를 들을 수 밖에 없지요.
그러나 ‘천신정’으로 불리며 개혁파로 분류되었던, 열린우리당 당의장까지 했던 신기남 전 의원에 대해서는 비난할 필요가 있습니다. 신 전 의원 측도 부끄러워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시사IN> 신호철 기자가 까닭을 묻자, 신 전 의원의 측근은 “법무법인 대표로서 다른 변호사가 맡은 사건에 자동으로 이름이 올라갔을 뿐이다. 금전 거래도 없었고 실제 변호 활동을 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신호철 기자는 몇 년째 JMS 정명석 교주 관련 취재를 해오고 있습니다.) 이 변명을 듣고 한참을 생각해 보니 신기남 전 의원이 이 법무법인의 ‘바지사장’이라는 것인지, 정명석을 위해 무료로 이름을 빌려주었다는 것인지 해괴한 변명에 머리가 복잡해 집니다.
정치부기자를 하다보면 법조인 출신 정치인들을 많이 접하게 되는데, 일반의 기대와 반대로 이들은 대체로 ‘이에 민감하고 의에 둔감하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법조인이 정치인이 되기 위해서는 대략 세 종류의 길을 거치게 됩니다. 하나, 시민단체 활동을 통해서입니다. 민변 등 법률시민단체나 기타 시민사회단체 활동가 출신인데, 그래도 가장 양호한 경우입니다. 둘째, 방송활동을 통해서입니다. 신기남 오세훈 등이 대표적인 경우입니다. 이런 정치인들은 대부분 ‘이미지 정치’에 집착합니다. 셋째는 권력실세를 통한 경우입니다.
정치검찰들이 주로 이용하는 방식인데, 현직에 있을 때 정치적인 수사로 눈도장을 찍고, 나가서 1~2년 전관예우로 한몫 잡고, 권력 실세 뒤에서 법률 조언 좀 해주고 공천 받는 사례로 가장 보편적입니다. 법조인들은 이렇게 간편하게 정치를 하니 특권의식에 젖어 있지 않을 수 없고, 줄서기에 혈안이 되어 있는 것은 너무 당연한 것이죠. 기자를 하다보면 변호사들이 ‘악마의 대변자’라는 생각을 하는 경우가 자주 생각이 든다고 합니다. 가장 웃기는 경우는 ‘연예계 비리’로 인해 연예인이 받는 고통에 대해 인터뷰하는 변호사들이 정작 재판에서는 대부분 가해자 측인 대형기획사 변호를 맡는다는 사실입니다.
방송에서는 정의의 편이 되고 법정에서는 정의의 상대편이 되는 편리하기만 한 직업인 변호사들이 부럽습니다. 신기남 전 의원의 ‘막장 변호’를 보고 이 생각 저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끼니를 걱정할 정도로 살기 어려운 처지도 아닌데 굳이 정명석 같은 인간의 변호를 맡아야 하는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정치를 하고 싶지 않다면 모르겠으나 정치를 할 생각이 있으면 앞으로는 그런 변론은 그만 두는 게 신기남이란 사람 개인에게 좋다고 봅니다. 그래도 굳이 해야겠자면 ‘퇴출 정치인 명단’에 정동영과 함께 신기남의 이름을 넣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라 봅니다. (독설 닷컴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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