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경제

사관학교 통합에 군대는 왜 아무 말도 못하나?

녹색세상 2009. 3. 19. 01:10
 

정부관계자 “교육시설은 3개 사관학교 중 결정”


정부가 이명박 대통령 임기 안에 육해공 3군 사관학교를 하나로 통합해 늦어도 2012년에는 첫 ‘통합 사관생도’를 선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방안이 시행될 경우 창군 이래 정규 직업장교 양성과정을 전담해 온 각 군 사관학교가 60년 안팎의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군의 전반적인 조직과 문화에도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17일 정부와 군 관계자들에 따르면 청와대와 정부는 현재 육해공군 사관학교에서 각기 따로 이뤄지는 초급장교 교육과정을 이 대통령 임기 안에 통합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할 방침이라고 한다.

 

▲ 건군 60주년 행사장에서 손가락으로 코를 후비는 이명박 대통령, 이런 사람을 군최고사령관으로 믿고 진심으로 따를 군인이 얼마나 있을지 의문이다. (MBC화면 캡쳐)


이와 관련해 각 군의 의견을 듣는 절차가 없었음은 물론이다. 정부의 한 핵심 관계자는 “육사와 해사, 공사는 이 대통령 임기 내에 통합 사관학교로 합치고 생도 선발 및 교육과정도 통합될 것”이라며 “통합 사관학교는 새로 건립하지 않고 교육시설과 지리적 여건 등을 고려해 현재 육해공군 사관학교 중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 지금까지 국민들의 세금으로 지어 놓은 사관학교는 그냥 폐기처분해도 된단 말인가?


이에 따라 늦어도 2012년에는 창군 이래 처음으로 통합 사관생도 1기가 선발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까지 육사는 65기, 해사는 63기, 공사는 57기까지 초급장교를 배출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 군이 미래 전장에서 입체전을 수행할 선진 정예군이 되려면 전력 증강이나 군 구조개편도 중요하지만 직업장교의 의식전환 등 조직문화의 쇄신이 필요하다”며 “특히 오랫동안 군내 화합과 소통을 저해한 출신 군별 파벌주의와 자군(自軍) 이기주의 등 군내 폐습은 반드시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특정 군 출신에 대한 위화감과 출신 군에 대한 차별 논란 등 창군 이래 군 조직의 결속과 단합을 저해한 구습을 극복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초급장교 교육과정의 큰 틀을 바꾸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육군이라도 출신 별로 갈등이 심한데 통합을 했을 경우 진통이 얼마나 심할지 고민은 하고 이런 말 하는지 모르겠다. 청와대와 정부는 이른 시일 안에 육해공군 사관학교의 통합 문제를 본격 제기해 군 당국, 학계 등과 함께 공동 검토 작업 및 군 안팎의 여론 수렴에 나서는 등 구체적인 추진 계획을 마련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이런 통합 계획이 노무현 정권 때 나왔더라도 군이 가만히 있을 것인지 의문이다. 현역은 그렇다 쳐도 예비역들이 가만히 있다는 게 더 이해할 수 없다. ‘경찰 마피아’로 불리며 경찰 내에 위화감을 조성하고 있는 경찰대 개편이나 폐지는 뒷전으로 한 채 3군 사관학교 통합을 들먹이는 것 자체가 거꾸로 가고 있다는 증거다. 최소한의 국방 인력만 필요한 상태라면 검토해 볼만 안이긴 하지만 갈수록 국방비가 늘어나는 추세인데 통합 했을 경우 단일 세력화된 군부의 막강한 힘을 제어할 장치가 없다는 것은 매우 심각한 문제다.


사관학교 출신으로도 채우지 못할 정도로 직업 군인의 선호도가 높은데 통합하다니 정신 있는 인간들인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국민의 피 땀으로 공부시키고 먹여 놓았더니 ‘국민의 생명과 재산보호’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없고 이명박 눈치만 보고 찍소리도 못하는 군대가 한심하기만 하다. 너무 열 받아 할 말 많지만 군수뇌부들 ‘밥값 좀 하라’는 말은 꼭 해야겠다. 그러니 ‘똥별들이 사료 값 못 한다’는 말이나 듣는다.